정 부회장은 신세계 이마트가 대형 이미지를 탈피한 소규모 슈퍼슈퍼마켓(이하 SSM·Super Super Market)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예정이었으나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발목을 잡힐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지난 16일 지식경제부와 한나라당이 추진 중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따르면 대규모 점포(3000m2)에만 적용되는 개설 등록제를 ‘대규모 점포 및 대규모 점포의 직영점’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개정안이 추진 중이다. 즉 개정안이 통과되면 그 동안 영업신고만으로 슈퍼를 개점했던 유통업체들은 대형할인점과 마찬가지로 등록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때문일까. 최근 오너로서 입지를 강화하는 정 부회장에겐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만난 격이란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유업업계 일각에선 정 부회장이 SSM사업에 상당한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포화국면이 뻔한 상황에서 이마트가 대형할인점 사업에만 매달리지 않을 것이란 설명이다.
이미 3년 전에 오프한 이마트 김포점과 광명점 역시 개점 당시 매장 규모가 300~500평에 불가해 SSM진출의 전초전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특히 그동안 정 부회장의 행보를 보면 그가 SSM사업에 적지 않은 관심을 두고 있었다는 것에 힘이 실리고 있다.
지난 4월 JP 모건 주최로 열린 ‘한국 CEO 컨퍼런스’에 참석한 정 부회장은 “수익성 없는 외형 확장은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등 수익성에 기반한 효율 경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4월에 실린 그룹 사보 ‘만나고 싶었습니다’ 코너에도 정 부회장은 “현재 이마트 점포가 120호점이 넘게 있는데 점포가 더 많이 늘어나야 한다”며 “고객들이 이마트까지 오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최대한 줄일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어 “이를 위해 곳곳에 이마트가 들어서야 하는데 사이즈를 줄여서 집 밖으로 한발짝만 나가면 이마트가 있는 시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정 부회장은 이마트는 신규 출점을 하지 않으면 현재에서 도태 돼 지금까지는 매장 형태에 맞는 부지가 있으면 들어갔지만 앞으로는 땅에 맞춰 매장을 변화시킬 것을 주문한 것이다.
게다가 최근 신세계 유통산업연구소가 내놓은 ‘2009 유통업전망 및 키워드 보고서’도 정 부회장의 SSM사업에 구심점 역할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성장률은 지난해 10.4%에서 올해는 6.1%로 크게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슈퍼마켓은 지난해 8.5%에서 올해 11.8%로 성장률이 뛸 것으로 예상됐다.
신세계는 이런 정 부회장의 발표에 대해 향후 신세계 이마트 컨셉은 성장 가능성 있는 부지에 맞춰 매장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신세계는 관계자는 “현재 입장을 말할 단계는 아니지만 향후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신세계는 기본적으로 입지에 맞게 차별화된 이마트 매장을 연다는 것이 경영방침”이라며 “마트 또는 슈퍼로 업태를 단순화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것으로 특히 기존 소형 이마트 사업을 확대하는 차원으로 신규사업 진출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서울 및 수도권은 대형점포를 열 수 있는 유휴부지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점포 면적에 상관 없이 소형 점포라 하더라도 상권 효율성을 감안해 추가 출점할 계획”이라며 “이 같은 점포들은 상권 특성에 맞게 차별화된 MD 구성을 하는 것이 기본 원칙이며 기존 이마트 MD가 압축적인 형태로 운영”고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공식적인 입장은 없는 상태이고 국회의 결정을 기다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 “등록제가 시행될 경우 계획했던 출점이 늦춰지는 것은 물론 오픈 자체가 무산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6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