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약환급금 초과 약관대출 도입도 바람직”
[뉴스핌=신상건 기자]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자산유동화 수단을 확대를 위해 정산거래의 투명성 확보와 ‘해약환급금초과 약관대출’과 같은 대안 거래의 도입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산거래란 보험계약자가 제3자에게 보험증권을 판매해 보험사가 제시하는 해약환급금보다 많은 금액을 받을 수 있는 거래를 말한다.
보험연구원 김해식 연구위원은 21일 ‘미국 생명보험 정산거래의 현황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김 연구위원은 “미국의 생명보험 정산거래를 살펴봤을 때 국내 시장에 정산거래를 도입하려면 대안 거래를 포함해서 폭 넓게 논의돼야 한다”며 “그 부작용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 미국, 고령층 보유자산 유동화 수단으로 활용
미국에서 정산거래는 주택연금(역모기지)과 함께 고령층이 보유자산을 유동화(현금화)하는 주요 수단으로서 1990년대 후반 거래당사자 보호와 거래 투명성을 높이는 각종 제도가 마련되면서 2000년대에 급성장하고 있다.
정산거래에서는 보험계약자(피보험자)의 사망 시기에 따라 보험증권을 매입한 제3자의 투자수익률이 달라지므로 보험과 투자관련 사기의 개연성이 매우 높다.
미국 1개 주에서만 3000여명의 투자자가 부실 정산거래에서 1억 달러에 달하는 사기를 당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으며 계약자가 투자자와 담합해 처음부터 정산거래를 목적으로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미국 정산시장은 개인정보 보호, 최소정산비율 설정, 공시 강화 등의 인프라 구축을 통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들어설 수 있었다.
김 연구위원은 “최근 일본에서도 정산거래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법원에 의해 무산된 바 있고, 보험환경이 비슷한 국내에서도 일본과 유사한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따라서 정산거래의 도입을 위해서는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산거래는 그 대상이 주로 65세 이상 노인인구의 생명보험증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 보험계약자가 정산거래를 활용하는 데는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
보험증권을 현금화하려는 보험계약자와 높은 수익률을 찾는 자본시장 투자자가 만나는 정산시장에서 계약자(피보험자)의 기대여명이 많이 남아 있거나 보험가입금액이 적으면 해당 증권의 기대수익률은 낮을 수밖에 없다.
김 연구위원은 “정산거래가 보편화되기 전까지 저소득층 일반계약자의 보험증권이 정산시장에서 유통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계약해지나 정산거래의 대안으로서 해약환급금초과 약관대출(ECL: extra-contract loan)에 대한 검토도 병행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해약환급금 초과 약관 대출로 거래 비용 축소
보험사의 현행 약관대출은 보험계약자가 납입한 보험료적립금(환급금) 규모 이내에서만 대출이 가능하지만 해약환급금초과 약관대출은 사망보험금을 담보하므로 환급금을 초과해 정산거래와 유사한 수준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또한 현행 약관대출은 보험사가 정산거래의 투자자처럼 보험료를 대납하며 계약을 유지하다가 계약자(피보험자)가 사망하면 대출 원리금에 해당하는 사망보험금의 일부 또는 전부를 회수한다.
하지만 해약환급금초과 약관대출에서는 주택연금과 유사하게 계약자가 중도에 대출을 변제하고 원래 조건으로 계약을 복원할 수 있는 선택권도 가질 수 있으며 보험사가 투자자를 대신하므로 거래비용도 줄어들 수 있다.
이에 따라 김 연구위원은 “고령인구의 자산유동화 수단을 확대한다는 관점에서 해약환급금초과 약관대출을 정산거래의 도입과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