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B는 30일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한국경제는 다른 나라보다 경제나 금융 펀더멘털이 더 좋은 데도 불구하고 최근 금융불안은 다른 아시아 국가들에 비해 더욱 심각했다"면서, "이는 한국의 경우 자본자유화 수준이 무척 높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보고서는 먼저 "그 심각성이 절정에 달했던 지난해 10월에 원화 가치가 폭락하고 증시도 1/3이 날아갈 정도여서 금융 위기가 재발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까지 낳았다"면서,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그리고 외환보유액 등 거시경제의 펀더멘털이 비교적 강하고, 금융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양호한 상황에서 발생한 이 같은 위기는 쉽게 이해하기 힘들었다"고 술회했다.동일한 상황에서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경우 금융위기로부터 받은 타격이 덜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한국이 금융위기로부터 더욱 심각한 타격을 받았던 것은 자본계정 자유화 수준이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라면서, "외국인들은 한국 주식을 매매하는데 거의 제한이 없으며, 국내 금융기업들의 외화차입도 자유로운 상태"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들에 따르면 한국 증시 내 외국인 투자 비율은 39.0%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 중 세 번째로 높았으며,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헤지펀드들과 다른 외국인들이 한국 증시에서 투자자금을 철수해 본국으로 송환하는 등 2008년 한해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규모는 43조원을 초과했다. 이것이 지난 1년간 증시를 폭락시키고 원화 가치를 추락시킨 주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ADB는 이어 "단기 외채에 대한 한국 은행권의 과도한 노출은 한국 조선업체들의 환 헤지에 따른 영향이 컸는데, 글로벌 금융경색과 이에 따른 상환 압력 그리고 원화 가치 급락까지 가세하면서 이들에 대한 차환율(Rollover rate)이 급격히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다행히 2008년말부터 2009년초까지 이어진 미국이나 일본 등과의 통화스왑 계약 등 정부의 위기타개 노력들이 환율시장 안정화에 기여했으나, 올해 2월말부터 3월초까지 원화 가치는 다시 급락하기 시작하는 등 여전히 불안정한 상태라는 점도 환기했다.
결론적으로 ADB는 "한국의 이 같은 상황들은 자본계정 자유화 도입을 원하는 개발도상국들에 조심스럽고 점진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라는 교훈을 준다"고 강조했다.
해외자본에 대해 개방적인 국가들은 외국인 거주자들이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금을 회수할 경우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고, 또 이런 리스크는 국내 은행들의 단기채무 노출도가 높을 경우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ADB는 자본 자유화가 해외의 저축을 쉽게 끌어다 쓸 수 있는 등 상당한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에 쉽게 전염될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면서, 글로벌 금융혼란이 최고조에 달할 경우 이런 위험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