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역시 미국의 씨티은행 국유화 및 4/4분기 GDP의 26년래 최악 사태, 그에 따른 다우지수의 12년래 최저치 급락 등으로 국내 외환금융 및 주식 시장이 다시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또 국내외 주가 약세를 배경으로 외국인들이 주식시장에서 14일째 순매도를 지속하고 있고, 외환시장에서도 역외세력들의 달러 매수세가 적극화되고 있어 환율의 상승쏠림 현상 역시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우리나라의 1월 경상수지가 4개월만에 적자를 보인 데다 미국의 금융시장이 씨티그룹의 국유화 속에서 다우지수가 7000선 초반대로 급락하며 12년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미국의 4/4분기 GDP 성장률 역시 전분기 -6% 이상 급락, 1982년 이래 26년만에 최악의 기록을 보여주는 등 미국발 금융위기와 경기침체가 세계 금융시장을 극도의 혼란으로 몰아넣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금요일 국내 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1534.00원으로 전날보다 16.50원 급등하며 마감, 지난 1998년 3월 12일 1546.00원 이래 약 1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1525원의 전고점이 뚫리면서 장후반 폭등 양상까지 빚어졌다.
이후 역외시장인 뉴욕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짜리 선물환율이 미국의 주가 급락돠 더불어 장중 1547.00원까지 급등했다가 1536/1541원에 마감, 이번주초 국내 주가 하락과 더불어 환율 상승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주가가 1000선대 지지력을 확인받고는 있지만, 수급 면에서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가 14일째 지속된 바 있고, 외환시장에서 역외세력들의 매수 강도가 세지고 있다는 점에서 코스피지수의 낙폭과는 무관하게 외환시장 내 환율 상승 심리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정부 외환당국, 외환시장에 소극 대처, 경상수지 개선 강조
이런 가운데 환율 상승을 두고 정부, 수출 및 외환당국의 태도에 미묘한 차이가 있어 주목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외환당국은 국내외 금융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주가 급락이 지속되는 와중에 있어 외환시장 개입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견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내외 외환금융시장이 불안하고 국내 달러유동성이 심각하게 부족한 상황에서 섣불리 외환보유액을 쏟아 붓는 달러 매도개입을 하는 것은, 아무리 한미, 한중일+아세안 등 통화스왑 협약을 체결했다고 하더라도, 달러기근과 더불어 외채상환 스케줄 악화, 역외 투기세력의 가공할 만한 공격에 노출됨에 따라 금융시스템 악화 뿐만 아니라 국가리스크(Country Risk)가 더욱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정부와 한국은행의 2월 무역 및 경상수지 전망에 따르면, 2월에는 수입 급감 등으로 1월과는 달리 무역 및 경상수지가 대폭적인 흑자로 전환, 외환수급 면에서 크게 개선될 것으로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수급 우려감이 크게 개선될 소지도 있어 좀더 지켜볼 필요도 있다.
최근 지식경제부는 2월중 무역흑자를 30억달러 내외로 보고 있다고 밝혔으며, 지난 27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이를 근거로 추정한 결과 경상수지는 1월 13억6000만달러 적자에서, 30억달러(재정부) 수준이나 이보다 훨씬 많은 35억달러 이상(한은)으로 대폭 흑자 전환할 전망이라고 밝힌 바 있다.
2월 경상수지는 통관기준인 2월 무역수지를 바탕으로 상품 인도 등 소유권 이전 상황을 고려하고 서비스 수지를 포함해 3월말 발표되므로 한달을 기다려야 한다. 그렇지만 일단 2월 수출입 및 무역수지가 오는 2일 발표될 예정이어서, 기초적인 외환수급에 대한 정부 당국의 전망에 대한 신뢰 여부가 하루면 바로 확인될 수 있다.
무엇보다 2월 무역수지가 크게 흑자를 기록하게 된다면, 외환수급에 대한 시장의 우려감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무역수지가 상품 수출입에 따라 1차적으로 외환의 대내 유입과 유출을 결정하는 핵심요인이기 때문이다.
서비스 수지의 경우도 2월까지는 겨울방학 등으로 계절적 유출시기이지만, 환율 급등으로 해외여행이 크게 급감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더욱 그렇다.
◆ 2월 경상수지 개선에 대한 시각 차이, 환율은 안정될 것인가?
여하튼 수출이 수입보다 많아 수출대금이 들어오는 것은 국내 달러기근 사태를 개선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아직 안심할 상황은 되지 못한다. 왜냐 하면 2월 수출입의 경우 수출도 감소하고 있으나 수입이 더욱 크게 감소한 데 따라 무역수지가 흑자를 보였다는 점 때문이다.
또 외환시장에서는 이미 2월 무역수지는 시장에 다 반영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대기업을 포함한 수출업체들이 달러를 쉽게 외환시장에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을 포함해, 이미 이같은 무역수지 개선이 2월중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환율은 상승 또는 급등했기 때문이다.
국내외 외환금융시장 불안 상황에서 수출기업들도 벌어들인 달러를 단기 및 중기 외환계좌에 두고 향후 환율상승과 원자재 등 수입결제에 대비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역수지 개선에도 불구하고, 외환시장 내 수급을 개선시킬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여기에 국내 기업이나 은행들의 외채 상황 스케줄이 쭉 잡혀 있는 상황에서 비록 달러가 유입됐다고 하더라도 해외로 아직은 더 상환돼야 하고, 비록 정부가 국채 매입을 할 경우 외국인들에 대한 이자소득세를 면제하는 방안을 내세웠지만, 단기 차익거래 외에 외국인들의 국내 주식 등 중장기 자본시장에 대한 기본 생각이 당분간 바뀌기는 쉽지 않다는 점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기획재정부 윤증현 장관을 비롯한 경제2팀이 외환시장에 대한 개입을 자제하고 있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있기는 하지만, ‘고(高) 환율’에 대한 시장심리나 경제주체들의 판단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좀더 신중을 기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특히 고환율(원화가치 약세)이 수출 유지 또는 현 상황에서는 수출 감소를 크게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크게 부각했다가는 시장 불안과 외환위기 우려감을 더욱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유의하고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기획재정부는 2월 경상수지가 30억달러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하면서, 2월에는 1월중 설날 연휴에 따른 조업일수 감소가 해소돼 수출감소폭이 줄어들고 지난 10월 이래 환율상승에 따른 가격효과와 여행수지 개선, 유가 등 국제 원자재가 하락과 소비부진에 따른 수입감소를 주요요인으로 꼽았다.
그렇지만 설날 요인이나 소비 부진, 여행수지 개선 등에 대해서는 대체로 비슷하지만, 재정부 분석에서는 2월중 선박수출이 대폭 늘어났다는 점, 수출용 수입이 크게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 빠졌으며, 오히려 지난 10월 이후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가격 인하효과와 해외여행 감소효과가 매우 크게 강조되고 있다는 점이다.
원/달러 환율, 원/엔 환율이 급등하면서, 해외여행이 크게 급감하고 있고 이런 점은 1월중 여행수지가 소폭이나마 흑자로 전환된 데서 바로 알 수 있다. 개인이나 가계의 부차적 소비나, 기업들의 불요불급한 소비는 곧바로 반영되므로 작년 이래 금융위기 속에서 여행 수요가 급감한 것은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환율이 급등하면서 일부 가격효과가 있지만, 수출 증가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는 점이다. 더욱이 환율 상승이 수출에 도움이 되므로, 외환시장에서 환율 상승을 방치하겠다는 태도로 연결되는 것은, 외환정책과 수출정책간 연결고리를 잘못 잡음으로써 취약한 외환시장을 더욱 크게 변동시킬 수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 환율상승=고환율, 수출증가 및 경상수지 개선 효가 큰가?
최근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한국의 교역구조와 경상수지 변동요인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교역구조 면에서 흑자 산업과 적자 산업이 고착화되고 있으며, 외환위기 이후 경상수지와 상품수지가 탈동조화되는 현상이 관찰되고 있다고 보고했다.
글로벌 경쟁력에 차이가 있어 자동차 조선 등의 흑자 산업과 적자 산업이 뚜렷해지고 있으며, 이전과 달리 수출입에 따른 상품수지가 흑자가 되더라도 경상수지가 흑자가 되지 않는다는 실증 분석이다.
특히 우리나라 경상수지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은 해외경기와 국제유가인 것으로 분석했다. 원유의 수입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또 해외수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 상품수출의 소득탄성치가 여타 OECD국가들보다 높아 세계경기가 둔화되는 상황에서 여타 국가들보다 경기침체에 따라 수출이 더 위축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렇지만 환율이 상승하더라도 경상수지가 개선되는 효과는 크지 않다는 결과가 도출됐다. 이전처럼 환율이 상승하면 수출입이 탄력적으로 반응, 수출이 증가함에 따라 무역 및 경상수지가 개선됐으나, 이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즉 환율 상승을 용인하거나 방치해 수출을 촉진하고자 하는 정책은 과거에 비해 크게 유효성이 떨어지며, 고환율로 경상수지 역시 개선되는 효과도 적기 때문에 향후 외환정책을 수립할 때 수출촉진이나 경상수지 개선과 연관 짓는 것에 대해 더욱 신중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출 확대나 경상수지 개선은 환율보다는 해외경기 영향이 크기 때문에, 경상수지 개선방안으로는 ▲ 교역구조의 체질개선과 외부적 충격으로부터의 완화장치 마련 ▲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에 대한 경계와 DDA 협상 ▲ G-20 등 국제무대에서의 선도적 역할 ▲ 사회문화적 인프라 구축을 통한 여행 및 교육 등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이 필요하다는 게 연구원의 제언이다.
지식경제부 역시 2월중 무역수지가 30억달러로 크게 흑자를 보일 전망이라면서, 수출보다 수입 감소가 크고, 수출의 경우는 해외수요가 아직 급감하지 않은 곳들이 있고, 대만이나 일본 홍콩 중국 등보다는 주요 주력 수출품에 대한 수출다변화가 이뤄진 데서 그 요인을 꼽고 있다는 점도 맥을 같이한다.
물론 환율 상승이 해외 수출품의 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있어 구매를 쉽게 하고 수출 증가 또는 감소를 줄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또 당장 해외여행을 크게 줄이는 효과도 크다.
그렇지만 자칫 환율 상승효과에 과도하게 집착할 경우 국내 외환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이 급격히 커지고 국가리스크에 적신호를 줄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환율 상승을 방치하거나 또는 환율상승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는 인상을 주지 않는, 이른바 ‘과유불급’(過猶不及)의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점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외환시장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외인 채권 매수 등 외환규제 완화책을 발표했으나 다음날 시장이 전고점을 돌파하며 1530원대로 급등한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며 “정부가 2월 무역 및 경상수지 개선을 얘기하고 있으나 현재의 불안 상황에서 기조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정부가 환율 급등을 방치하지 않겠다는 말을 간헐적으로 비치고는 있으나 소극적이라는 점을 부인키는 어려워 보인다”며 “여러가지 복합적인 면이 있지만 시장 존중이나 국내외 외화유동성 여건을 주의깊게 보는 것은 좋지만, 혹여 고환율을 통한 수출효과를 보기 위해 그렇게 한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오히려 소탐대실(小貪大失)을 부를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