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삼성경제연구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신용경색 완화를 위한 긴급제언' 보고서를 발표하고 현재 신용시장이 단기 유동성의 홍수 속에 '돈 가뭄' 현상이 지속되고 있어 선제적 대응으로 시스템의 위기 및 장기 불황 가능성을 차단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연구소에 따르면 신용공급 상황의 바로미터인 통화유통속도(경상GDP/M2)가 지난해 1분기 0.716에서 3분기 0.703으로 낮아졌으며 지난 2007년 3분기 26.8이었던 요구불예금회전율(총지급액/평균잔액)도 지난해 3분기 35.2로 치솟는 등 시중의 돈맥경화와 기업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소는 이어 한국은행이 지난해 9월 이후 21조60000억원이라는 자금을 시장에 공급했으며 정책금리도 사상 최저인 2%로 인하했음에도 은행권의 대출 기피로 실물 부문으로의 자금 흐름이 차단됐다고 진단했다.
신용경색의 원인으로는 자금 공급자인 은행 대출 태도의 급격한 보수화, 자금 수요자인 기업의 신용리스크 증가 및 은행의 대출 행태에 영향을 미치는 정부의 건전성 규제 등을 지목했다.
연구소는 "현재의 신용경색을 방치하면 실물부실(가계 포함)->금융부실->실물부실의 악순환으로 경제 시스템의 위기 발생이 우려된다"며 "시스템 위기와 장기 불황에 대한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상식을 초월하는 수준의 선제적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특히 돈맥경화 해소를 위해 가계와 기업이 소비와 생산 활동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는 충분한 유동성이 필요하고 현재 경기국면이 '유동성 함정'에 근접한 상황이므로 기존의 유동성 공급정책을 뛰어넘는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연구소는 그 방법으로 정부 주도의 은행 자기자본 확충을 제시했다. 정부가 보통주 매입권리를 지닌 은행 우선주를 매입하고 정부 지원 이후에도 은행이 신용공급을 소홀히 하면 보통주를 매입, 은행 경영에 직접 개입하는 방식이다.
연구소 측은 "우리 은행들의 부실이 외국만큼 심각하지는 않지만 신용공급에 대한 은행의 보수적 태도는 정부가 나서서 견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자본확충뿐 아니라 은행 보유 부실자산도 일부 매입해주고 BIS 자기자본규제비율도 완화해주는 등 은행의 신용공급 의지를 자극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국은행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기업의 재무건전성이 취약해져 신용리스크가 잔존하는 상황에서 은행이 중장기적으로 자금을 운영하기가 쉽지 않다"며 "돈이 돌지 않는 모든 책임을 은행이 져야 하는 것은 억울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소는 "개인의 여유자금을 모아 기업에 장기투자자금을 제공하는 금융 본연의 역할이 절실한 시점"이라며 경기가 나빠질 때 금융의 신용공급이 지나치게 위축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동태적 대손충당금제' 도입을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