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채권시장은 이성태 총재 발언에 대한 실망감과 다음주에 있을 국고채 3년물 입찰에 대한 부담감으로 약세로 거래를 마쳤다.
3년만기(8-6호)국채수익률은 전일대비 0.18%포인트 상승, 5년만기(8-4호)국채수익률은 0.16%포인트 상승한 4.07%에 마감됐다.
국채선물 3월물은 전일대비 38틱 급락한 112.32에 마무리됐다.
이 총재는 이날 서울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서울 이코노미스트클럽' 조찬모임에서 "금융불안 시에는 시장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금리조정을 통한 정책수행의 효과를 기대하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총재의 이 같은 발언이 전해지면서 채권시장은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의 인하폭이 예상보다 작거나 아예 금리를 내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우려감으로 약세 분위기를 나타냈다.
이날 이 총재가 올해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도 있다고 직접적으로 언급함에도 불구, 채권시장의 약세 분위기는 쉽게 반전되지 못했다. 경기가 점차 더 악화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는 만큼 금리조정이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는 점에 더 관심을 뒀기 때문이다.
더욱이 채권시장의 방향성이 애매했던 상황에서 시장을 뒷받침했던 강세재료가 '경기침체' 외에는 없었던 만큼 이날 이 총재의 발언이 조정의 빌미로 작용하기에는 충분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다음주 월요일에 예정된 국고채 3년물 입찰과 통안증권 입찰에 대한 수급부담도 약세 심리를 부추겼다. 시장의 약세심리가 지배적인 상황에서 이들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컸다.
이날 통계청에서 발표된 작년 12월 광공업생산이 시장의 약세폭을 줄이는 데 기여하긴 했지만 그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한은 총재가 이미 올해 마이너스 성장에 대해 언급한 만큼 산생재료가 강세모멘텀으로 작용하기에는 동력이 부족해보였다.
물론 이 틈을 타 외국인, 은행권 등이 국채선물을 담기도 했지만 증권이 국채선물을 3000계약 가까이 순매도하면서 장 막판에 가격이 더 밀린 채 마무리됐다. 이들 매도물량은 다음주 국고채 입찰에 따른 헤지 물량도 가세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국계은행의 한 채권 매니저는 "한은 총재의 발언으로 시장이 밀리긴 했지만 시장이 전반적으로 조정되는 국면에서 이런 발언이 조정의 빌미로 작용한 것 같다"면서 "더욱이 체력이 많이 저하된 가운데 다음주부터 이어질 국고채 입찰 등 수급부담도 시장에 부담을 줬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매니저는 "미국금리가 큰 폭으로 오른 데다 기술적으로도 밀릴 만한 상황이었는데 한은 총재의 발언이 더해지면서 장이 더욱 흔들렸다"면서 "2월 금통위까지는 영업일이 어느 정도 남아있는 상황에서 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장이 지지되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현재 약세장은 기술적 조정으로 볼 수 있다"면서 "경기침체를 말해주는 향후 지표에 대한 기대감이 소멸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롱텀으로 볼 때 분위기가 완전히 전환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