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지위에 있는 삼성전자가 작년 4분기 9천400여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00년 분기실적을 발표한 이래로 적자기록은 처음이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한창 잘 나갈때는 월평균 1조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점을 감안하면 지금의 경제여건이 어느 정도로 나쁜지를 알 수 있다.
삼성전자의 급격한 경영악화는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한 시장불안과 경기침체에 기인한다. 국제금융시장을 장악했던 뉴욕 월가의 금융기관이 구제금융을 받는가 하면 인수합병의 수모를 당할 만큼 세계경제는 불확실성에 휩싸여 있는 상황이다. 세계 자동차업계를 주름잡던 GM, 포드 클라이슬러사가 조업중단과 대규모 감원, 그리고 긴급자금지원을 요청하는 긴급사태도 경제여건이 얼마나 악화해 있는지 보여 준다.
삼성전자의 예상밖의 영업실적도 이같은 경제환경의 급격한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결과이다.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손실은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심각한 수준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 족집게 처럼 기업실적을 예측했던 전문가들의 예상치 보다 2배이상 적자규모가 크다. 캐시카우이던 반도체. 가전. 휴대폰 등의 매출이 부진했던 까닭이다.
이 제품들은 연말을 앞두고 성수기인 전통이 깨고 수요가 오히려 줄었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고용불안과 소득감소로 인해 지갑을 열지 않은 영향이 크다. 문제는 앞으로의 영업전망이 결코 밝지 않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영업부진은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 지속되고 하반기 이후에 회복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꿈’을 먹고 사는 시장에는 실망이 클 수 밖에 없다.
최근의 시장불확실성이 워낙 심한 탓에 경기침체의 장기화를 예측하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전처럼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선다 해도 ‘V'자형이 아닌 ’U'자형의 완만한 추세를 보일 것으로 보는 의견이 대세이다. 시장불안과 경기침체가 전세계적인 현상이어서 경기회복의 돌파구를 찾기가 쉽지 않은 까닭이다.
하지만 우리경제는 언제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단기간내 선진국 대열에 낀 저력을 발휘해 왔다. 며칠전 삼성전자가 대규모 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해 ‘효율의 삼성’을 추구하고 나선 것은 바로 위기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기 위한 경영전략으로 여겨진다. 현장위주의 경영, 스피드 경영, 조직의 활성화를 통한 신속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급격한 환경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려는 바람직한 조치로 보인다.
영업부진은 삼성전자만의 일이 아니고 전체 기업의 공통현상이다. 어느 업종을 막론하고 경기전망이 밝지 않은 것도 마찬가지이다. 요즘 기업들이 다투어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나서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경제는 경영환경이 나쁠때면 노사정이 합심해 허리띠를 졸라매고 위기극복에 매진했다. 그 결과 외환위기 같은 국난수준의 어려움도 단기간내 이겨냈다. 지금의 경기침체도 개발시대의 정신을 발휘한다면 무난히 극복해 낼 수 있다고 본다. 한강의 기적으로 대변되는 우리경제는 ‘무에서 유’를 창조한 저력을 갖고 있지 않은가.
[편집인 김남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