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ADB에 대한 출자 지분이 중국 등과 함께 5%를 넘기 때문에 만약 3배로 증자하게되면 대량의 달러 자금이 소요될 수 있다.
특히 국제기구 출연자금은 외환보유액을 활용해서 납부하게 돼 있어 한국의 외환사정을 압박하는 재료로 인식될 수 있다.
물론 국제기구 출연금의 경우 보통 수년간에 걸쳐 분할 납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무리하게 진행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다.
그렇지만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외환사정이 악화된 상황이고 아직 해소되지 못했다는 점에서, 더욱이 한국의 대외위상 강화로 국제기구 출연 규모가 커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외환보유액 관리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 니혼게이자이(日經), ADB 자본금 10조엔 증자 보도
지난 14일 니혼게이자이신문(日本經濟新聞)은 출처를 밝히지 않은 기사를 통해 "ADB가 자본금을 현행 5조 엔(550억 달러) 수준에서 15조 엔 정도로 사상 최대 수준의 증자 방침을 굳혔다는 정보를 입수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금융 위기로 지역 경제에 대한 외국인 투자 감소, 역내 자본 유출 등 신흥국이 자본을 조달하기 힘들어질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향후 인프라 투자 등에 필요한 자금 수요가 증가할 때를 대비해 대출 여력을 늘리는 것이 금융 안전망을 강화해 역내 경제성장을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정보에 따르면 ADB는 최대 지분을 가진 미국 일본 양국과 이달 초에 접촉했다. 하지만 미국과는 오바마 차기 정부가 들어서는 시점까지 기대렸다가 최종적인 의견 조율해아 한다는 입장이다.
만약 최대 지분국가들과 의견 조율이 원만하다면, 이 증자안에 대해 여타 출자국 등 관련국의 협의를 거쳐 5월초 인도네시아에서 열리는 총회 이전까지 확정할 예정이다.
마침 ADB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5월 4일부터 5일 사이 이틀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제42차 연례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참고로 니혼게이자이는 현재 미국과 일본이 각각 ADB의 지분을 15.6% 보유하고 있으며, 자본금 증액이 확정되면 각각 1.5조 엔 정도를 출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정부도 ADB 증자 공감, 외환보유액 영향은
한편 한국도 ADB 지분이 5%가 넘기 때문에, 대규모 증자안이 확정된다면 상당히 큰 금액이 외환보유액에서 출자되어야 한다. 2007년말 현재 현재 560억 달러에 이르는 ADB의 수권 자본 중에서 한국이 출자한 금액은 35억 달러 가량 된다.
ADB 증자 방안에 대해 정부도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한중일 합의사항이라는 점도 밝히고 있다.
기획재정부의 윤태식 국제기구과장은 "자본확충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고 있다"면서 또 "이는 한중일 3국간의 합의 사항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다만 윤태식 과장은 "자본 확충 문제는 현재 논의 중인 사안이기는 하지만 해외 언론에서 나온 것은 공식 입장인지 확실치 않다"면서, "어떤 구체적인 안이 제기된다면 우리도 적극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한편 최근 재정부가 ADB와 협의해 아시아개발기금(ADF)에 1억 5000만 달러를 출연하기로 한 것은 출자 지분과는 관련이 없는 별도 자금이다.
ADF 출연 자금은 오는 7월부터 분할 납부되는데, 기금의 성격상 필요한 곳에서 이 기금을 요청해서 찾아 가야 하기 때문에 보통 4~5년 정도에서 더 길게 분할 납부되는 것이 보통이라고 한다.
현행 법률상 ADB와 같은 국제금융기구에 대한 출자 및 출연 자금은 기획재정부 장관이 요청하면 한국은행이 외환보유액 등을 사용해 납입하도록 되어 있다.
최근에는 국제 기구에 대한 출자 및 출연 자금이 우리 경제의 위상 강화에 따라 과거와 달리 규모가 커졌다. 또 단기적으로 납입되는 자금규모는 크지 않다 하더라도, 언제든지 국제기구가 요청 가능(callable)한 상태이다.
특히 이럴 경우 민감한 외환보유액에 변동이 생기는 만큼, 앞으로는 정부 예산에 반영하고 국회의 동의 및 승인 절차를 밟아야 한다는 의견도 대두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