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원의 증자 배경이 무엇이지요?, 내년 기업은행의 중소기업 정책은 어떻게 변하나요?"
자동차 감산으로 어려움에 빠진 차 부품업체들을 어떻게 지원하는 게 좋을지 생생한 아이디어를 얻으러 지난 16일 울산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윤용로 기업은행장(아래 사진 오른쪽). 정작 '타운미팅' 현장에서 울산 중소기업인들을 안심시키는데 주력해야 했다.
당장의 어려움을 호소하기 보단 내년도 경제 및 금융상황 악화로 기업은행이 자칫 대출을 줄일까봐 걱정하고 있었던 것이다.
윤 행장은 "정부가 기업은행에 1조원을 출자하는 것은 내년에도 중소기업에 대출을 해주라는 의미"라고 차근히 설명했다.
이어 "1조 자본금이 늘어나면 12조원의 대출을 순증가시킬 수 있다"며 내년 대출 축소로 인해 중소기업이 어려워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누차 강조했다.
"오히려 12조원을 늘려야 하는데 내년 2~3% 경제성장률을 감안하면 자금 수요가 줄어들텐데 심하게 말하면 이걸 어디다 (대출)할지 고민"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1인당 지역내총생산이 4000만원을 넘어서는 이른바 '부자동네'여서 그런지 수도권 지역 등 다른 지역들 보다는 의연한 모습들이었다. 당장 자금문제에 대한 호소는 많지 않았던 것이다.
'타운미팅'에서 현대차 감산 등으로 차부품업체들이 어려움을 해소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그 어느 때 보다 질문들이 적게 나와 오히려 행장 일행을 당혹케 했다.
그러나 "아직은 괜찮다. 그동안 벌어놓은 게 있어서"라고 말하는 이런 울산 중소기업인들마저 "그런데 내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는 이야기들을 하고 있다.
실제 아직까지는 감내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 문제는 내년이라는 것이 이들 중소기업인들의 질문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울산지역 자동차부품업체 한 CEO는 "현재까지 울산은 괜찮다"면서도 "11월, 12월은 지난 10월까지 현대차 생산이 많아 매출을 올린 것들이 있어서 살 수 있지만 문제는 내년 1월부터"라고 털어놨다.
현대차 30% 감산이 본격화되면서 당장 내년부터 돌아오는 어음들을 어떻게 막을지가 걱정이라는 것이다.
이윤희 기업은행 부산울산지역본부장은 "울산지역에 점포가 6개 있고 여신이 1조2000억원인데 울산지역 연체율은 평균 이하로 아주 낮은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엔 점점 어려워질텐데 이게 얼마나 길어질지가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어진 업체방문에서 류주영 중앙공업(자동차 부품) 대표이사(위 사진 왼쪽)는 "상용차 업체가 30%를 감산하면 부품업체들의 전체 경영에 미치는 영향은 50% 위축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그나마 현대 소형차에 들어가는 부품을 생산하는 중앙공업은 이같은 어려움과는 조금 벗어나 있다. 주로 중대형차는 감산하지만 아반떼 베르나 등의 소형차는 내년에 오히려 생산을 늘리기 때문이라고.
류 대표는 "감산을 하더라도 차종에 따라서 희비가 갈린다"며 "소형차쪽은 괜찮고 아닌 곳들은 곧바로 매출 하락으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또 수도권 근처의 자동차 업체와 비교해 울산지역 업체들이 비교적 괜찮은 것은 수도권의 경우 아예 라인이 스톱된 GM대우, 60% 이상 감산한 쌍용차, 역시 생산이 줄어든 기아차 등의 협력업체들이라는 설명이다.
전반적인 자동차회사들의 감산으로 기업은행과 거래하는 2800개 자동차 부품업체 지원을 위해 기업은행은 보증기관과 함께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울산 지역의 경우 아직까진 어려움이 덜 하지만 선제적으로 지원이 이뤄진다면 경기회복에 결정적 전기를 마련할 호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윤 행장의 울산 현장 방문은 뜻 깊었다.
윤 행장은 "지난 11월 광주, 부천에 갔을 때보다 말씀들이 없으신 것을 보니 상대적으로 울산은 괜찮은 편으로 생각된다"면서도 "다른 지역 차부품업체들은 이미 어려움이 가시화됐고 또 내년도 걱정이 큰 만큼 지원책을 선제적으로 내놔 숨통을 트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말도 남겼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