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는 하루짜리로 끝내지만 올해는 이틀로 연장할 것이라고 이번 주 목요일 발표했다. 내달 회의는 15일부터 시작해서 16일 오후에 성명서를 발표하게 된다.
이미 1%까지 급격히 인하해 사실상 물가를 감안하면 마이너스 금리인 연방기금금리를 더 내릴 필요가 있는지, 또 정책의 중심을 금리조절에서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로 이동시켜야 하는지 여부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금융시장에서 불거지고 있는 '디플레이션' 공포에 대해 어떤 식의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연준 정책 관계자들의 발언과 그 편차 혹은 동일한 울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디플레 위험엔 공세적 대응: 금리 실탄 아끼지 않는다?
도널드 콘(Donald Kohn) 연방준비제도이사회 부의장은 이번 주 카토연구소가 주최한 컨퍼런스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남겼다.
그는 "미국 경제가 디플레이션에 빠질 위험이 존재하기는 해도 아직 위험은 매우 작은 정도에 불과하다"며, 앞으로 경제 전망에 대해서 "국내총생산(GDP)이 몇 분기 정도 위축되고 물가가 둔화되는 정도이며 이는 디플레이션 상황과는 거리가 멀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일각에서는 금리 조절시 탄환을 아껴야 한다고 말하지만 디플레 위험이 등장하게 되면 가능한 한 가장 공세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콘 부의장의 발언을 계기로 금융시장은 다음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이상 인하할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연준은 내년 미국 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을 내놓았다. 연준 이사 및 지역 연방은행 총재들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 중심 경향(컨센서스)는 -0.2%~+1.1%로 제출되어 7월 전망치(+2.05~+2.8%)에 비해 대폭 하향수정됐다.
또한 이번 의사록은 금융위기가 실물경제 악화로 파급되면서 내년 실업률이 최대 7.6% 상승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제출하기도 했다. FOMC 컨센서스는 7.1%~7.6%로 지난 7월 전망인 5.3%~5.8%보다 크게 수정됐다.
한편 근원PCE물가지수 상승률 전망치는 1.5%~2.0%로 연준이 생각하는 물가안정 판단범위로 둔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역시 7월 전망치인 2.0~2.2%보다 낮아진 것이다.
이번 분기 전망에는 2010년과 2011년 전망치까지 제출되었는데. 미국 경제가 내년 일시 침체한 뒤 2010년에는 2.3%~3.2%, 2011년에는 2.8%~3.6% 성장해 점차 잠재성장률을 회복한다는 예상이다.
◆ 금리조절에서 양적완화로 중심 이동?
연준이 금리 조절에서 양적 완화로 이동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쟁점이 발생하고 있다.
당장 금리 조절의 한계가 있는 상황이고,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경우 주택 모기지 상환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런 양상이 발생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일은 긴요하다.
앞서 콘 부의장은 연준이 이미 일종의 "양적 완화(quantitative easing)"을 실시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이 같은 정책의 효과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그는 "컨틴전시플랜(contingency plan)이 필요할 가능성은 낮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높은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금리조절 정책을 다른 것에게 양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 당장은 양적완화 정책으로 정책을 전환할 생각은 아직 없다는 것을 시사했다.
일단 양적 완화 정책이 제기되는 가장 큰 배경은 바로 '디플레이션 가능성에 대한 대처 필요성' 때문이다.
이번 주 목요일 제임스 블라드(James Bullard) 세이트루이스 연방은행 총재는 "명목 금리가 이미 너무 낮고 디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파괴적인 충격이 예상되기 때문에 결국 '양적 완화' 정책이 필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아예 "최소한 단기적으로는 단기 명목 금리조절로 정의되는 통화정책은 종료될 수밖에 없다" 면서 추가 금리인하가 필요한 지 여부에 대한 답변을 대신했다.
블라드 총재는 "핵심적인 통화량들에 대한 명시적 목표를 정해서 이를 유지함으로써 연준은 인플레이션 및 기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동시에 디플레이션이나 고도의 인플레이션으로 전개를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런 점이 앞으로 연준의 정책 결정에서 중요한 쟁점이며 또한 앞으로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과의 의사소통에서도 풀어야 할 숙제라고 그는 강조했다.
◆ 디플레이션보다 인플레이션이 더 걱정?
연준 내의 목소리는 매우 다양하다. 경제전문가들은 지금 경기침체가 자동적으로 물가압력을 떨어뜨려 줄 것이라거나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라는 식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제프리 래커(Jeffrey Lacker) 리치몬드 연방은행 총재가 21일(현지시간) 지적했다.
래커 총재는 미국 경제가 어렵기는 하지만 고용시장의 불안이 해소되고 주택시장의 조정이 완만해지면 소비가 다시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는 식으로 다소 낙관적인 경기 전망을 제시했다.
이 때문에 그는 "연준이 너무 오랫동안 저금리를 고수하면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되살아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래커 총재만큼 강경론자로 알려진 찰스 플로서(Charles Plosser) 필라델피아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경제 전망과 관련해 2009년까지 경제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으나 자신은 지속적인 물가 하락, 즉 '디플레이션'은 별로 염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찰스 에반스(Charles Evans)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단기금리가 역사적으로 볼 때 매우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미국 통화정책이 아직 그렇게 수용적인 상태는 아니"라면서, "실업률이 급등하는 것은 부양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해 서로 다른 인식을 드러냈다.
◆ 양적 완화 정책이란?
양적 완화 정책이란 '제로금리정책'으로도 불린다
지난 2001년 일본이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해 도입한 것으로 통상적인 금리조절 정책을 포기하고,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것 이상으로 국채나 유동화증권 혹은 상업어음을 매입함으로써 금융시스템의 본원통화 수준을 조절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준은 이미 지난해 9월 이래 연방기금금리를 5.25%에서 1%까지 인하했으며, 일부 정책결정자들은 더이상 금리인하가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놓는 중이다.
이와 관련해 글렌 루드부시(Glenn Rudebusch) 샌프란시스코 연방은행 조삭국장은 이번 주 월보에 게재한 글을 통해 "연준이 금리조절에서 양적완화로 초점을 이동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성명서에서 본원통화 목표수준을 조절하는 내용을 담는 식으로 변화가 필요할 수 있다"고 예상하면서, "금리를 더 인하할 수 없다고 해서 연준이 손을 놓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이미 연준은 다른 대안적인 대책을 도입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금융시스템 내의 본원통화 수준을 높여 은행들이 더 대출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는 연준의 대차대조표(자산 및 부채) 규모를 공세적으로 확대하는 정책은 이미 9월부터 시작된 상태다. 이에 대해서는 콘 부의장도 인정했다.
루드부시 국장은 금리조절 정책을 포기하는 것보다는 초점의 이동 혹은 동시 진행으로 보면서, "연준이 재무증권을 팔고 상업어음을 매입하는 식으로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식의 전술을 구사하는 것도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또 "제로금리에 가까운 정책 금리를 당분간 계속 이 수준으로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신뢰성 있는 방식으로 약속하는 방식"도 전략 전환의 요점들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했다.
루드부시는 일본은행(BOJ)이 소비자물가지수(CPI)가 하락하는 한 제로금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약속함으로써 일본국채(JGB) 10년물 금리를 1% 아래로 끌어내리는 것이 가능했다는 점과 현재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목은 일본은행의 양적 완화 정책이 현대판 '유동성 함정'을 유발했다는 점에 대한 보완대책이다.
실제로 일본은행 외에 연준 역시 2003년부터 '상당한 기간동안(considerable period)'란 용어를 정책 성명서에 포함, 당분간 낮은 금리를 고수할 것이라고 약속함으로써 이 같은 유동성 함정을 억제하고자 한 바 있다.
당시에도 연방금리는 1%까지 떨어졌고, 미국 경제에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가 존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