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이 발행하는 산금채가 전일 종가보다 30bp 낮은 금리로 일부 발행되기는 했지만 일반 시중은행이 발행하는 은행채는 거래가 거의 없었다.
한은의 은행채 매입 기대감으로 매도가 별로 없었던 반면, 사려는 곳도 없었다는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 기사는 28일 오전 7시11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한은 매수발표 불구 은행채 썰렁.. 실제로 사야 반응 올듯
한은이 시장이 바라는 대로 은행채 매입을 선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은행채가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은 이유는 뭘까?
한은의 사겠다고 밝힌 것만으로는 얼어붙은 은행채를 녹이기 어렵고 실제로 은행채를 사야만 조금씩 녹을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그만큼 은행채시장의 경색이 심하다는 것이다.
한국은행은 내달 7일부터 은행채를 RP거래 대상채권에 포함시킬 예정이다. 준비하는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때가 되면 한은은 두가지 방식으로 은행채에 유동성을 공급하게 된다.
◆ 한은의 은행채 매수는 두가지 방식.. RP매입 & 직매입
첫째는 은행채를 일정기간후에 되파는 조건으로 사들이는 RP거래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지금은 국공채나 통안증권을 가진 곳만 한국은행으로부터 RP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지만 내달 7일부터는 은행채나 토지채 중진공채 등을 맡기고도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게 된다.
RP는 통상 한달이내의 단기자금을 지원받는데 주로 사용된다. 따라서 장기자금을 확보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기는 어렵다.
하지만 한은이 기준금리를 4.25%로 대폭 낮췄기 때문에 은행채를 담보로 RP자금을 지원받을 경우 금리 면에서 상당히 이익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예를 들어 1년만기 은행채를 보유한 금융기관은 7%대 후반의 은행채로 4.25%의 낮은 금리로 필요한 자금을 빌려 쓸 수 있게된다. 자금이 필요해 보유중인 1년만기 은행채를 7%대 후반에 팔 경우 상당한 매각손실을 볼 수 있는데 은행채 시장이 풀릴 때까지 매도를 미루고 한은과의 RP거래를 통해 4.25%의 낮은 금리로 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셈이다.
두번째는 한은은 금융기관이 보유하고 있는 은행채를 직매입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RP매입을 통한 자금지원을 우선적으로 하되 필요할 경우 은행채를 직매입할 수도 있다는 게 한은 관계자의 설명이다.
RP거래 대상채권으로 지정된다는 의미는 RP거래와 직매입이 모두 가능하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한은이 은행채를 환매조건부로 사든, 직매입을 하든 은행채의 거래가 조금씩 풀릴 가능성이 있다.
◆ 은행채 해빙의 두 고비.. 11월7일이후 한은의 매수강도와 연말결산
은행채 시장이 풀리는 강도는 한국은행이 은행채를 얼마나 사주느냐에 달려 있다.
시장이 필요로 하는 만큼 충분히 사줄 경우 은행채시장의 해빙속도는 빨라질 수 있고 생색내기에 그칠 경우 해빙속도가 더딜 가능성이 있다.
이성태 한은총재는 27일 기자회견에서 5-10조원어치의 은행채를 RP방식으로 매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정도로 은행채의 경색이 완전히 풀릴지는 의문이다. 필요하다면 직매입을 할수도 있기 때문에 한은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은행채 시장이 제대로 풀리려면 금융기관의 연말결산이 끝나는 올해말은 지나고 내년초는 돼야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모든 금융기관들이 연말에는 각종 유동성 및 자기자본비율을 맞추기 위해 현금확보에 주력하지 않을 수 없을 거라는 게 그 이유다. 유동성이나 자기자본지표를 맞추지 못할 경우 생존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경험을 과거 외환위기에서 경험했기 때문에 적어도 연말까지는 현금확보가 최대과제가 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 수혜기관은 발행기관인 은행과 보유기관인 증권사
가장 큰 수혜를 보는 기관은 증권사와 은행이다. 증권사들은 이미 은행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CMA나 RP상품으로 들어온 돈으로 주로 은행채를 매수했다. 은행채 금리가 많이 오르는 바람에 평가손을 크게 떠안고 있었는데, 이번조치로 평가손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가 형성되고 있다.
또한 은행들도 은행채 발행금리가 낮아질 경우 조달비용을 줄일 수 있고 원하는 자금을 은행채를 통해 조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수혜를 볼 수 있다.
CD금리가 27일 전일보다 14bp 반락한 것은 가계의 이자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에서 가계에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증권사와 은행의 모럴해저드에 대한 책임은 물어야 하는게 아니냐는 반론도 만만치 않게 제기되고 있다.
증권사는 단기로 자금을 끌어모은 후 중장기 은행채를 사는 미스매치 운용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하고 은행들은 과도한 시장조달로 몸집을 키우는데만 급급한 경영행태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는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은행과 증권사의 자금조달 및 운용, 그리고 경영방식을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