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는 믿기지 않게 1000선이 붕괴되며 3년5개월 최저치로 떨어졌고, 코스닥지수는 300선이 붕괴되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두 시장 모두 극도의 공황상태에 빠졌다.
해외시장에서 한국의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CDS(신용디폴트스왑) 프리미엄이 급등세를 지속하고 환율이 1400원대로 폭등하는 상황에서 정부가 '환율이 비정상적'이라는 입장을 밝힐 만큼 시장 심리가 불안감으로 가득찼다.
이런 가운데 뚜렷한 매수세력이 사라진 상황에서 'IMF의 한국 유동성 지원 가능설' 등 미확인 보도가 월스트리트저널에 나는 등의 혼란이 가중되자 외국인들은 전방위 매도공세로 증시 폭락을 주도하는 등 수급 악화가 수직낙하(Free-fall) 상황으로 치닫게 했다.
정부를 대변해 금융위원회가 나서서 주가가 저평가돼 매수할 시점이라고 말하고 있고, 자산운용사나 증권사 운용담당 임원들도 '과도 저평가'를 얘기하면서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할 것이라고 의견을 냈지만, 실제 수급에는 많이 안팔 뿐이지 사자는 데는 주저한다는 점에서 큰 도움은 되지 못하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지선 설정 등 주가 전망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고, 아울러 거래자 입장에서도 시장 대응이 어려운 만큼 일단은 관망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보수적 태도를 주문했다. 미래를 기다릴 뿐, 그 밖에 달리 무엇을 할 수 있겠느냐는 심정이고 토로이다.
◆ 국내증시 10% 대폭락..양시장 1000선-300선 붕괴
24일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110.96포인트 폭락한 938.75를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32.27포인트 폭락한 276.68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는 1000선이 붕괴되며 하락률에서 연중 최대, 역대 3번째를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도 300선이 붕괴되며 역대 최저치를 연일 갈아치웠다.
코스닥지수의 이날 하락률은 역대 연중최대이며 역대 4번째 기록이다.
이같은 양 시장에서의 폭락으로 시가총액은 전일대비 61조 1481억원 감소한 519조 8321억원을 기록했다.
한편 이날 코스닥시장에서는 이틀 연속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되며 사상 4번째 서킷브레이커를 기록했고 코스피시장에서도 사이드카가 사흘 연속 발동되며 사상 11번째를 기록했다.
수급에서는 외국인이 2800억원 가까이 순매도하며 지수폭락을 주도했고 개인도 800억원 가까이 팔아치우며 매도세에 동참했다.
반면 기금이 3600억원 가까이 투입되며 기관은 3500억원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과 증권업종이 14% 이상 폭락했고 전기전자, 건설업, 찰강금속, 운수장비가 12%~13%대 급락했다.
◆ 국내 신용위기문제 부각..외인 증시폭락 주도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되면서 증시가 하염없이 추락하고 있다. 월간 기준으로 보게 되면 IMF보다 월간 낙폭이 커진 상황이다.
금융위기 문제의 발단이 선진국이었다면 이제는 개도국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국고채 CDS프리미엄이 급등하면서 국내 신용위기 문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의 우영무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국내 국고채 CDS프리미엄이 급등하면서 620bp까지 치솟았다"며 "외부 변수 뿐 아니라 국내 신용문제 위협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외국이들의 대규모 공격적인 매도세를 지속하면서 국내증시 폭락을 주도하고 있다.
외국인 매도세를 막아줄 주체가 없어 수급불안이 장기화되면서 증시 급락세는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증권의 김성주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의 매도세를 보면 국내 투자자들이 느끼는 것보다 심각하게 느끼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이러한 두려움은 단순히 주식시장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한 위험으로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시장에서는 정부의 금융위기 안정대책이 전혀 약발이 서진 않는 상황이지만 추가적인 안정대책 등 정부역할이 중요하다는 평가다.
토러스투자증권의 김승현 리서치센터장은 "정부역할을 기대할 수밖에 없다"며 "심리문제나 펀더멘털을 돌이킬 수 있는 가장 강한 주체가 정부"라고 말했다.
◆ 전문가들 향후전망 '주저'..관망세가 최선
이 같은 패닉장세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향후 증시전망에 대해 증시 전문가 어느 누구도 의미있는 예상치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미 펀더멘털상으로 제시된 지지선이 속절없이 무너졌고 상상을 벗어난 폭락세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증시가 분명 가격메리트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주식시장 환경하에서 선뜻 지지선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의 김성주 팀장은 "지수에 대한 지지선을 어디로 할지는 쉽지가 않다"며 "PBR이 0.8배인 920선, 지난 2004년초 고점인 940선, 200월봉선인 890선 등을 제시할 수도 있으나 이 또한 선뜻 확신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따라서 일단은 패닉이 진정될 때까지 관망세를 보이는 것이 최선의 전략이라는 입장정도를 피력하고 있다.
토러스의 김승현 센터장은 "당분간 변동성이 클 것이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며 "현재 시장에서 불확실성을 느낀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매에 동참하기 보다는 1000이상에서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국내증시의 반등시 이를 이용한 비중축소화 현금화 확대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푸르덴셜의 우영무 센터장은 "현재 미국에서 제 2의 금융위기 변수가 부각될 가능성도 남아 있어 국내증시가 잠시 기술적 반등을 하더라도 저점은 더 내려갈 것으로 보인다"며 "반등이 나올 경우 포지션을 줄이고 현금비중을 늘리라"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