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금융위기로 꽊 막혔던 달러자금의 흐름이 13일부터 단기물을 중심으로 풀리기 시작해 해빙모드가 기일물로 조금씩 확산되고 있다.
아직은 은행간의 거래다. 우리나라 은행이 다른 나라 은행에서 달러를 빌려오는게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얘기다.
달러를 하루짜리로 빌려쓰기가 어려웠던 것에 비해서는 나아진 것만은 분명하다. 자금시장은 물론 외환시장에서 수급상 호재다. 이를 반영하듯 단기물 달러차입금리가 급락했고 중기물 차입금리도 큰폭으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은 나흘째 급락하며 14일 1208원으로 마감했다. 장중한때 1500원을 위협하던 것과 비교하면 300원 가까이 폭락한 것이다.
(이 기사는 15일 오전 7시26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 달러 유동성경색 일부 완화.. 신용경색은 아직
유동성 경색은 각국의 중앙은행이 힘을 합쳐서 돈을 풀면 결국 풀릴 수 밖에 없다. 지금은 은행들끼리도 믿지 못하고 돈을 빌려주지 않았던 최악의 국면은 벗어나고 있는 셈이다. 유동성경색은 앞으로도 차츰 풀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금융시장이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다.
신용경색은 아직 풀릴 기미가 별로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미국의 실물경기가 금융위기의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으면서 침체국면에 진입하고 있어 우리니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의 경기후퇴가 얼마나 진행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신용경색이 풀린다고 보려면 은행채는 기본이고 회사채로도 돈이 돌아야 한다. 그런데 은행채 금리는 여전히 꿈쩍도 않고 고공행진을 보이고 있다. 회사채의 경우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조달이 필요없을 정도로 현금을 많이 보유한 초우량 몇몇 기업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발행이 안되고 있다. 여전히 마비상태인 것이다.
신용경색이 풀리기 위해서는 유동성경색이 완전히 풀려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중앙은행이 더 적극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안전자산인 국고채금리를 낮출 필요가 있다. 국고채금리와의 스프레드가 누가봐도 과도하게 벌어졌다고 생각해야만 은행채와 회사채를 살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유동성확대와 추가금리인하를 강력하 시사하고 있어 이르면 11월에 추가금리인하 기대감이 크다. 신용경색이 오래가면 실물경제에 큰 충격을 준다. 경제에 있어서 돈의 흐름은 몸으로 비교하면 혈관과 같기 때문이다.
정부도 건설업체의 자금난을 풀기위한 대책을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설업체 자금난은 우리 경제의 발목을 잡는 아킬레스건이었다. 미분양아파트를 우선 2조원어치 매입하는 걸 포함해 단계적으로 8조원어치 사주는 방안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건설업체에 돈이 돌 수 있는 계기가 일부 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 환율, 차츰 1100원축 하향안정.. 주가는 유동성장 기대vs경기침체 후폭풍 우려
달러 유동성 경색이 풀리고 있고 정부와 한국은행이 정책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동성 경색은 어느정도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신용경색은 풀리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고 실물경제 침체의 후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은 금융시장을 장미빛으로 볼 수만 없게 만든다.
원/달러 환율은 어느정도 하향안정세를 이어가다가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체로 1100원 안팎에서 박스권을 형성하지 않겠느냐는 견해에 힘이 실리는 듯하다.
채권금리는 국고채를 중심으로 하락하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한두차례 더 내리면 CD금리나 은행채금리도 안정을 찾고 그다음에 회사채에도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시에는 양극화가 더 심해져 회사채 시장에서 양극화가 해소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증시는 유동성경색이 완화되고 원달러 환율이 반락한 점은 긍정적이다. 내년초에 유동성장세가 올 수 있다는 기대도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가능성이란 복병이 도사리고 있다. 주가가 여기서 급하게 오르면 한차례 더 충격을 받을 수 있다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유동성 경색이 좀 풀리고는 있지만 전세계 금융기관들의 연말 결산을 앞두고 다시 자금확보에 나설지도 모른다. 실물경기침체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잖게 나온다.
금융시장이 최악은 벗어났고 부분적으로 개선되는 측면도 분명히 있지만 아직은 긴장을 늦출 수 없을 것 같다. 각 분야별로 적절한 해법과 대응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