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강한 증시 반응의 배경
7일 국내 증시는 전일 미국 증시 폭락에도 불구하고 반등에 성공했다. 장중 원/달러 환율이 전일 대비 70원이나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KOSPI는 반등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다소 예상을 벗어나는 결과를 보였다. 특히, 국내 증시뿐만 아니라 아시아 시장 전반이 장중 낙폭을 상당부분 회복하는 흐름을 보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변화이다.
국내 증시가 상대적인 안정세를 보였던 이유는 다음과 같은 요인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전세계적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FRB가 FOMC 회의 전 조기에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호주가 기준금리를 시장의 예상을 깨고 100bp나 인하한 것이 결정적인 호재로 작용했다. 미국의 공적자금 투입에 이어 전세계적인 동반 금리인하의 신호탄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럴 경우 환율에 대한 부담으로 금리인하를 단행하지 못했던 한국은행도 금리인하 대열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둘째, 각국 정부의 추가적인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FRB는 금융기관간 자금 경색이 기업의 자금조달까지 영향을 미침에 따라 금융기관 유동성 공급에 더해 무보증 CP의 매입을 결정했다. 은행이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 역할을 하지 못함에 따라 직접적으로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의미이다. 보다 혁신적이고 적극적인 형태의 개입으로 7일 국내 증시 장중에는 확정 소식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장 마감 후 FRB는 확정 발표했다. 유럽도 금융 안정을 위해 예금보장 한도를 늘리고 있는 상황이고 국내에서도 증시 안정을 위해 장기적인 펀드투자에 대한 세금 혜택이 거론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커질수록 이에 대처하는 정부의 대책도 그 강도가 더해지고 있다.
셋째,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른 부정적 영향에만 민감했던 투자자들이 긍정적인 영향에도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것이 IT와 자동차 업종인데 특히, 원/엔 환율이 저점 대비 74%나 상승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경기에 민감한 업종이기 때문에 글로벌 경기 침체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일본 업체와 직접적인 경쟁을 하는 업종이기도 하기 때문에 원/엔 환율 상승으로 인한 상대적인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이 호재가 됐다. IT, 자동차 업종의 본격적인 상승 전환을 기대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하방 경직성은 확보할 수 있는 재료이다.
시장이 두려워하는 것은…
결론적으로 7일 국내 증시의 반등은 조기 금리인하 기대감과 정부정책에 대한 기대, 그리고, 원/엔 환율 급등에 따른 수혜주의 부각이 이끌었다. 그러나,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인 신용경색과 달러 유동성 부족 현상은 아직까지 완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반등 그 이상으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판단이다.
현재 시장이 가장 두려워하는 부분은 달러 유동성 경색으로 글로벌 자산 디플레이션이 촉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디플레이션 가능성은 한국의 시중은행들에게 외화자산을 매각해 최대한 외화 유동성을 확보하라는 자구책을 주문한 것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부분이다. 현재 달러 유동성이 부족한 국가가 한국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세계 각국의 금융기관이 비슷한 처지에 처해 있기 때문에 이들도 해외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려 할 것이고, 그 것은 필연적으로 세계적인 자산가격(주식, 부동산, 원자재, 채권 등) 하락을 불러올 수 밖에 없다. 또, 자금 회수 과정에서 일부 신흥국가의 외환 위기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다. 만약 자산 디플레이션 현상이 고착된다면 경기 침체 또한 장기화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달러 유동성 부족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한 주식시장은 당분간 불규칙한 행태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이러한 가능성에 대해 이미 시장이 인지를 하고 있고, 이를 막기 위한 리플레이션 정책이 다각도로 진행되고 있어 우려하는 것처럼 디플레이션이 중장기적으로 심화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최후의 수단인 공적자금 투입까지 결정하면서 부실채권 정리를 시작한 마당에 금융기관간 단기 자금 융통의 중단으로 인해 극심한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되도록 놓아두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고비는 공적자금이 실제 시장에 투입되기까지의 기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실채권 매입이 이루어지면서 폐쇄되거나 인수합병될 금융기관과 살아남을 금융기관, 그리고 자금 투입으로 회생할 금융기관이 결정될 것이다. 거래상대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된다면 금융기관간 자금 경색은 숨통을 트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에 공적자금의 시장 투입은 달러 유동성 개선에 중요한 이벤트가 될 전망이다.
금통위와 옵션만기, 그리고 실적 발표
7일 국내 증시는 예상을 뒤엎고 반등 마감했지만, 영국 정부의 은행에 대한 자금 투입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아직까지 불확실성은 여전하기 때문에 높은 변동성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강도 높은 악재에 대해 더욱 강력한 처방이 잇따르고 있어 긍정적인 모멘텀이 계속 나오고 있지만, 당장 눈앞에 닥친 불확실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부담스럽다. 여기에 금통위 금리결정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고, 큰 부담은 없다고 하지만 옵션만기도 예정돼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는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변동성 높은 장세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은 경기방어주나 배당주에 대한 비중을 높게 가져가는 전략은 계속해서 유지한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원/엔 환율 급등의 상대적 수혜를 기대할 수 있게 된, 일본과의 경합도가 높은 일부 수출주에 대한 관심도 단기적으로는 유효할 전망이다.
물론,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은 3분기 실적 발표인데, 이미 시장의 기대치가 낮아진 가운데 신용경색으로 주가는 충분히 하락해 있는 만큼 저조한 실적 발표가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종목 선별인데, 양호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4분기에도 긍정적인 실적이 유지될 수 있는 종목이 해답이 될 것이다 (“ 3분기 실적 미리 보기: 놀라운 실적보다는 꾸준한 실적이 중요” , 김한솔, 오늘자 데일리 테마브리핑 참조). 실적발표와 함께 향후 실적 전망에 대한 컨센서스 체크가 필요한 이유이다.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 김성봉 애널리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