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방계 3세 구본호씨에서 촉발된 재벌가 검찰 수사가 탄력을 받으며 재계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무더위를 맞아 너나없이 여름휴가를 떠나고 있지만 이번 수사에 연루된 돈 많은 재벌가의 여름은 여느 때보다 길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LG그룹의 상장사에 대한 주식투자 행보가 계속되고 있어 세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뉴스핌 조사결과, LG그룹의 상장사 지분투자 공시 이전 인수대상 기업의 주가 급등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드러났다. 그룹 내부의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불공정거래 가능성이 의심되는 대목이다.
최근 LG家에서 3자배정 유상증자 참여 등을 통해 지분투자에 나선 상장된 주요 중소형 기업은 아바코, 티엘아이, GⅡR가 대표적이다.
문제는 이들 기업에 대한 투자 공시시점 이전 수십일간 상당 부분 주가가 튀겨진 가운데 공시 이후 반짝 상승 뒤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 LG家 유증 참여 공시 뒤 주가 빠지는 사례
우선 티엘아이를 살펴보자.
이 회사 주가는 올초 1월 10일 8320원을 저점으로 꾸준히 올라 공시 직전인 지난 5월 13일 1만 7400원까지 치솟았다. 4개월새 2배 이상 급등한 것.
당시 코스닥지수가 713.36(1월10일)에서 655.44(5월13일)로 폭락한 것을 감안하면 티엘아이의 강세는 한층 주목된다.
급등 이유가 알져지지 않은 상황에서 5월 13일 장마감 직후 LG그룹 주요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는 전략적 제휴 차원에서 티엘아이의 3자 배정 유증에 참여한다고 공시했다. 신주로 발행되는 티엘아이 주식 100만 8875주를 141억원에 매입한다는 재료였다.
하지만 1만 7400원이던 티엘아이는 호재성 공시에도 불구하고 며칠 뒤 1만 9500원까지 소폭 오르다 급락세로 전환됐다.
최근 주가는 1만 400원으로 6개월 전 주가 수준인 지난 2월로 돌아갔다. 당시 공시를 보고 투자한 투자자들은 상투에 들어가 손실을 떠안을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는 재벌그룹의 코스닥 지분참여가 증권가에서 상당한 호재임에도 불구하고 나타난 현상이다.
왜 이같은 기이한 현상이 나타날까.
증권가에서 10여년 이상 스몰캡을 커버하고 있는 중견 애널리스트의 말을 들어보자.
"보통 M&A나 지분 인수건은 짧아도 6개월, 길면 1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며 가격 네고 등 막판 단계는 3개월쯤 걸린다. 티엘아이 차트를 보면 LG그룹 핵심 관계자들이 관련 사실을 사전에 인지했을 것이고 이를 활용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물론 중간에서 활약한 M&A실무자들의 캐피탈 게인(Capital Gain)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현재까지 증권가에 주식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LG家 2~3세 구본호씨와 구본현씨 등 외에도 수많은 그룹 일가들이 선취매해 공시 전후로 팔았을 개연성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다.
아바코나 GⅡR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위 차트에서 보듯이 아바코는 지난 1월 22일 1845원을 저점으로 5월6일 공시시점(3830원)까지 3개월 남짓되는 기간에 2배 이상 급등했다.
이후 3000원대에서 7000원까지 오가는 급등락을 반복하던 주가는 최근 5000원대에서 숨을 고르는 모습이다.

GⅡR도 지난 7월 8일 7020원을 저점으로 꾸준히 주가를 높여오다 28일 장 시작 직후 3자 배정 유증에 LG그룹의 지분참여 공시에 이틀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다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물론 GⅡR 주가 또한 지난 7월 8일 7020원을 저점으로 25일까지 상승세를 보이며 15% 가량 오른 바 있다.
◆ 재벌테마주 유의: 불공정거래 입증 어려워, 투자자 유의, 검찰 수사 기대
사실 미공개정보를 이용한 주식 불공정거래의 사실관계를 입증해내는 것은 상당히 어렵다.
주식매집과 호재성 공시 사이의 인과관계를 밝혀야 하는데 물증이 확보되지 않고 당사자들이 부인할 경우 무혐의로 처리될 여지가 높다는 것이 증권가의 일반적 시각이다.
대기업의 중소형기업 인수에 대한 시너지 여부도 사실상 가늠이 어렵다.
증권업계의 한 M&A 전문가는 "대기업의 중소형기업 인수에 시너지가 날 것으로 보고 무조건적으로 호재로 보는 것은 섣부른 판단"이라며 "오히려 관련 정보가 사전에 유출돼 주가가 이유 없이 오르다 재료 발표 후 잠시 변동성을 겪은 후 반토막 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대표적인 예로 업계에선 지난해 SK컴즈의 엠파스 인수사례를 꼽는다. 지난해 6월 엠파스를 통해 우회상장을 발표한 SK컴즈 주가는 발표 전후로 1만 4000원대 부근에서 4만 5700원까지 급등했으나 다시 예전 수준인 1만원대로 1/3토막이 난 상황이다.
최근 재벌가 주가조작 이슈로 불철주야 열심히 수사 중인 검찰에 대해 증권가에선 이같은 점을 당부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조금만 확대해석을 해보면 코스닥에 이같은 유사행위들이 많지만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왔다"며 "이번 검찰의 재벌가 지분투자 및 시세조작 수사를 기회로 코스닥 등 주식시장을 교란하는 재벌 테마가 소멸되길 바란다"고 전해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러 테마주들 중에는 분명 주도세력이 있고 이를 교묘하게 이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의 테마들이 비슷한 논리로 접근하는 현실임을 감안할 때 시장에 돌고 있는 테마주를 척결할 순 없겠지만 시세분출 뒤 다시 제자리오는 과정에서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는 점차 쌓여가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면 이번 수사는 명명백백하게 이뤄져야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때마침 정치권에서도 이에 대한 수사 강도를 높여야 한다는 발언이 쏟아지는 만큼 검찰수사는 삼복 무더위를 이겨내리만큼 한층 더 강하게 고삐가 당겨져야 할 시점인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