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현대차그룹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들 계열사들의 2/4분기 실적으로만 따지면 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가 더 낫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평가는 기아차에 더 긍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는 2/4분기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대치에 못미쳤고, 현대모비스는 3/4분기에 공급될 물량을 2/4분기로 앞당겨 하반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기 때문이다.
반면 기아차는 최근 2년간의 적자 기조에서 벗어나 스스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춰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는 얘기다.

◆ "현대차, 사상최대지만 기대에 못미쳐"
현대차의 2/4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12.8%, 6.4% 증가한 9조1068억원, 6626억원이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이며, 영업이익률 또한 7.27%로 나쁘지 않았다.
다만 영업이익이 시장의 기대치에 못미친 게 문제였다. 당초 시장에서는 영업이익이 7000억원 이상 또는 6900억원 정도를 예상했다.
이에 증권사들은 잇따라 목표주가를 낮췄으며 일부에서는 '어닝 쇼크'이라고 평가하기도했다.
신영증권은 현대차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0만원으로, 한화증권은 8만8000원에서 8만2000원으로, 현대증권은 8만9000원으로 각각 낮췄다.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8만6000원으로 유지했으나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시장수익률 상회'로 하향 조정했다.
용대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판매 증가와 원화 약세가 이익개선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2/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한 반면 세전이익 22.9% 감소라는 점은 시장 일각의 실적 모멘텀 기대와는 반대로 '어닝 쇼크'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철판 가격이 추가 인상되는 3/4분기 이후에도 실적 모멘텀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 "현대모비스, 어닝서프라이즈 불구 하반기 우려"
현대모비스는 2/4분기에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거뒀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전기동기대비 17.5%와 57.6% 증가한 2조5980억원과 3491억원을 기록했다.
시장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12만원으로 올리고, 자동차업종 최선호주(Top-pick)으로 꼽았다.
신영증권도 연간 이익 전망을 상향 조정하며 목표주가를 13만7000원으로 기존에 비해 5.4% 높였다. 하나대투증권은 역시 목표주가를 12만7000원에서 14만원으로 조정했다.
걸림돌은 2/4분기를 꼭지점으로 하반기 실적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교보증권은 3/4분기 현대모비스의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9.5% 증가한 2조1329억원으로 성장이 지속되겠지만, 영업이익은 전년과 비슷한 2034억원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송상훈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고유가 지속에 따른 차량운행 감소로 보수용 내수 매출이 감소하고, 3분기 현대차그룹의 조업일수 감소, 부분파업 등에 따른 생산 축소 등으로 영업이익률은 전년동기대비 1.0%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며 "하반기 실적전망은 흐린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중국 반조립제품의 수출이 올림픽을 앞두고 2/4분기에 앞당겨 반영되면서 3/4분기에는 물량이 감소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 "기아차, 화려하지 않지만 기대 충분"
기아차의 실적은 이들에 비해 그리 화려하지 않다. 매출액은 4조1949억원으로 1.4% 증가에 그쳤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부진했던 탓에 216.1% 급증한 1169억원이었다.
그렇지만 평가는 화려했다. 무엇보다도 기아차가 안정적으로 영업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점에 시장은 주목했다. 2년연속 적자, 해외재고 문제 등을 이유로 부정적이던 시각이 턴어라운드가 가능하다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
한화증권은 4년만에 기아차에 대해 '매수' 투자의견을 내놓았으며, 교보증권도 기아차에 대한 분석을 시작하며 단기매수(Trading Buy) 의견과 목표주가 1만4000원을 제시했다.
이기정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판매대수가 6.0% 감소하고, 원자재 가격이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환율효과와 원가절감 효과로 매출원가율이 전년동기대비 5.9%포인트나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용대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2/4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기아차가 3% 수준의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으며 향후 영업이익률을 점진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출시한 뉴모닝과 로체 이노베이션이 성공적인 데다 하반기 출시 예정인 포르테와 쏘울 등이 신차 효과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디자인 변화가 신차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 "실적발표 후 주가도 기아차 선호"
이같은 시장의 평가는 주가 움직임에서도 입증됐다.
기아차 주가는 실적을 발표한 25일과 다음날인 28일 이틀간 5.46% 상승했다. 발표당일인 25일엔 코스피지수가 28포인트 하락하는 탓에 소폭 하락했지만 28일 7.26% 급등했다. 이틀간 코스피지수는 1.71% 하락했다.
현대모비스는 실적 발표일과 다음날 3.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1.29% 하락했음에도 꿋꿋한 상승세를 지켰다.
반면 현대차 주가는 실적을 발표한 24일과 다음날인 25일 이틀 동안 코스피지수가 0.39% 상승했음에도 1.24% 하락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