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기 일시에 몰려 유동성 위기 지적
수신을 못하는 것만 빼면 가장 자유로운 영업을 할 수 있는 캐피탈사(할부금융 및 리스사)들의 회사채발행이 폭주 양상을 띠면서 우려를 낳고 있다.
불과 1~2년새 50배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과거 부실의 어려움을 털고 체력을 회복한데다, 때마침 자동차리스, 신용대출, 모기지론 등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자금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업계가 ‘박리다매(薄利多賣)’식의 마진은 낮추고 매출을 크게 늘리는 형태의 영업을 하면서 회사채발행을 부채질하고 있다.
반면 캐피탈사의 회사채를 사줘야 할 시장에서는 정작 인기가 많은 편이 아니다.
올 들어 신용스프레드가 급등락을 거듭하면서, 채권유통시장에서 캐피탈채에 대한 소외가 계속돼 물량이 누적되고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제조업이나 은행계열의 캐피탈사는 나은 편이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면서 “만기가 일시에 몰려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도 있다”고 조언한다.
◆자금장기조달·자산성장으로 회사채 선호 가속화
4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올 1월부터 6월까지 캐피탈사들의 회사채(리스채 및 할부금융채) 거래대금은 3276억원이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거래대금 1197억원에 세배 가까이 증가한 금액이다. 특히 2006년 658억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50배나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만해도 대형사들의 자산은 40%씩 늘었다”면서 “최근 몇 년간 업계가 급성장하면서 회사채발행이 크게 늘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자산이 증가하고 있는 데 자기자본조달에는 한계가 있어 차입을 통할 수 밖에 없다”면서 “장기로 조달하는 게 유리하다는 걸 캐피탈사들이 과거 위기를 겪으면서 잘 알고 있어,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더라도 장기로 조달하는 회사채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현재 발행하고 있는 회사채의 일정부분은 만기가 돌아오는 것을 상환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만기 몰려 상환부담에 캐피탈채 소외현상 큰 걱정
반면 시장의 평가와 넘쳐나는 물량으로 캐피탈채권의 거래는 원활하지 않은 형편이다.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채권매입자들의 선택의 폭이 축소된 상황에서 은행채 물량이 많아 고금리가 아니면 캐피탈채의 매력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 신환종 연구원은 캐피탈채 소외 현상의 이유로 ▲부동산PF대출 자산의 건전성 저하 우려 ▲수신기능 없어 자본시장 변동성에 민감 ▲당국의 느슨한 규제와 부족한관심 ▲캐피탈사 보유 자산의 내역 불투명 ▲천편일률적 사업포트폴리오 등을 꼽았다.
업계 내부에서 조차 채권발행이 늘어난 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발행이 늘어난 만큼 리스크도 커지는 것으로 만일 잘못되면 시장에 충격이 올 수 있어 감독기관도 이점을 염두해 놓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지만 한국기업평가 관계자는 “장차 문제 발생여지는 업계 전체적으로 있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징후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만기가 몰려있다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이강욱 한국신용정보평가정보 금융산업평가실 책임연구원이 발표한`최근 여신전문금융회사의 자금조달구조 변화에 따른 영향` 보고서에서 오는 2010년 1분기 만기가 도래하는 국내 여전채는 1조68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0년 한 해동안 만기가 돌아오는 총 여전채 규모는 4조5887억원에 달한다. 이는 올해 만기 물량 2조1490억원의 두배를 넘어서는 수치다.
이강욱 책임연구원은 “정상적인 시장상황 하에서는 차입금 차환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지만 시장 혼란 시에는 기존 채무의 차환이 적시에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유동성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