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CRM(고객관계관리) 등 기본으로 돌아가야
[뉴스핌=원정희 기자] 증시가 살아날 조짐을 보이면서 예금에서 증시로 자금이 옮겨가는 머니무브에 대한 우려감이 재확산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한차례 머니무브를 겪었던 은행들은 머니무브로 인한 유동성 위기도 문제지만 이보다 고객기반 자체가 흔들리는 것에 대한 우려를 쏟아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증시의 출렁임에 따라 일시적으로 돈이 빠져나가는 것이야 시장조달로 메우고 고금리 예금으로 달래며 견딜수 있다. 그러나 증권사들도 은행처럼 금융결제원을 통해 지급결제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한 자본시장통합법이 당장 내년 2월 시행으로 머니무브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고객이 아예 떠나버리면 영업기반 자체가 사라지는 근원적 위기가 올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엔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 머니무브 넘어 고객무브는 근원적 위기
은행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초까지 증시가 활황을 이루면서 머니무브로 된통 당한 바 있다. 예금에 넣어뒀던 돈이 빠르게 증시로 이동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하느라 애를 먹었다. 은행채 등의 시장조달과 예금금리를 더 얹어주며 달래왔다.
물론 금리예측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덕에 이 역시도 쉽지 않은 과정이었으나 정작 유동성 측면의 문제로 끝날게 아니라는데에 머니무브의 심각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객들이 결제계좌를 증권사로 옮기면서 은행에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위협요인이라는 지적이다.
이 경우 은행의 근간인 고객 기반 자체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A은행 개인금융 담당자는 "유동성이야 금리를 조금 더주고 시장에서 조달하면 되지만 고객이 빠져나가면 손쓸 방법이 없다"고 우려했다.
게다가 자통법이 시행되면 투자자문 및 일임만을 전문으로 하는 금융투자회사들이 속속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객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B은행 한 관계자는 "핵심업무에선 여전히 차이가 있겠지만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을 어떻게 디자인해주느냐 또 어떻게 마케팅 할지를 놓고 함께 경쟁을 하게 될테고 이 과정에서 고객들이 빠져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국민은행연구소 김장희 실장은 "실물자산이 금융자산으로, 금융자산에선 간접금융상품에서 수익성이 높은 직접금융상품쪽으로 옮겨가는 두가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은행 예금의 비중은 30~40%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C은행 전략 담당자는 "다른 나라 사례를 봐도 금융산업이 발전할수록, 금융소비자 욕구가 커질수록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그동안 한 고객이 복수의 은행을 거래했다는 점에 비춰 은행 포트폴리오 비중이 줄어들면 소액을 쪼개기보다 한 은행에 몰아주는 경향은 커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즉 주거래은행 개념으로 자리잡는 계기 혹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낙관하는 시각도 있다.
◆ 직접대면 등 '보통고객' 대상 밀착 영업수단 필요
이같은 현상을 정책 변화 및 구조적인 변화로만 볼 것이 아니라 은행들 스스로 자초했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온다.
민간연구소 한 전문가는 "은행들은 메스고객을 소홀히 하면서 중상위 고객의 자산관리 중심으로 지점을 전환시키고 비지점 채널을 활성화시켜 은행 스스로 고객 대면을 포기했다"는 점에서 문제접근을 시도했다.
따라서 "고객들이 은행을 만날 필요도 기회도 없어졌고, 은행으로서도 밀착이 크게 약해졌다"며 "이러면서 고객이탈이라는 악순환이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은행원들이 보험설계사처럼 고객을 방문해야 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우스개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지점 운영체계를 직접대면을 포함한 고객과의 밀착이 가능한 방식으로 바꾸고 영업도 이른바 '밀착마크'가 가능한 방향을 찾아야 한다는 지적들이 나오고 있다.
결국 은행업의 기본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CRM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상품 제공은 물론이고 상담 및 판매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 고객유지 및 마케팅 비용은 상승
와코비아의 경우 시장성조달이 절반을 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머니무브로 인해 시장조달을 늘리는 대신 고객기반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고객접점 강화, 상품 경쟁력 및 서비스를 강화시키는 것은 필연적이다.
아울러 은행으로선 마케팅과 고객유지 및 관리 비용이 늘어나는것을 감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같은 변화에 따라 #하나금융지주도 메트릭스 형태의 지주사로 전환을 시도하고 있고, 각 은행들마다 스윙계좌를 비롯한 복합상품 개발, 상품 및 서비스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