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조달 가뭄 여전, BIS비율 때문에 후순위채 발행도 골치
[뉴스핌=원정희 기자] 콜금리 목표치를 결정하게 되는 오는 8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일부 은행 관계자들이 초 긴장상태에 빠졌다.
최근 국내 증시가 1800을 넘어서며 부활하고 있는 가운데 콜금리까지 인하하게 되면 은행 예적금이 주식시장으로 빠져나가는 이른바 '머니무브' 현상이 부활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미국 서브프라임 사태 이후 외화조달 여건이 여전히 회복되지 않고 있는데다 올 1분기 은행들의 BIS자기자본비율이 10%대에 간신히 걸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자본확충을 위한 후순위채 발행을 모색해야 한다면 은행들은 이자수익 감소에 자본유지 비용 상승까지 견뎌야 하는 처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지난해부터 올초까지 머니무브가 급속히 진전된 후 잠잠해지자 은행들은 또다시 대출 경쟁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 외화조달 어려움속 머니무브, 후순위채 물량 집중 악재 잇따라
최근 증시가 예상보다 빨리 1800선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이달 금통위에선 금리 인하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은행들은 '머니무브' 현상이 부활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A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증시가 좋아지고 있어 금리까지 인하되면 은행 예금은 또다시 빠져나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하나금융연구소 김완중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고금리 특판예금 판매에 따라 은행으로 유입됐던 자금들이 빠져나갈 개연성이 있어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월 하나금융지주 세미나에서 "작년 증시로 유입된 자금의 대부분이 증시가 1800 이상이었을 때"라며 "증시가 1800이상 반등할 경우 언제든 은행 예금은 증시로 빠져나갈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중 예금은행의 실세총예금은 모두 6조6892억원이 빠져나갔다. 12월 결산법인의 법인세 납부를 위한 자금인출 등의 계절적요인이 컸지만 정기예금이 예금금리 인하 영향 등으로 증가폭이 축소됐다고 한은측은 분석했다.
최근 3영업일을 보면 실세총예금은 지난 25일에만 3522억원 빠졌을 뿐이다. 다만 저축성 예금은 25일 2677억원, 28일엔 5243억원 빠졌다. 아직 지표상으로 뚜렷히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지난 3월 지표는 콜금리 인하에 따른 정기예금 금리가 인하될 경우 자금이 추가적으로 빠져나갈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게다가 은행들의 외화조달 여건은 여전히 개선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다. 또 바젤Ⅱ가 도입되면서 1분기 은행들의 BIS비율은 11%에서 10%대로 곤두박질 쳤다. 우리은행과 외환은행은 간신히 10%대를 맞출 정도였다.
따라서 자본확충을 위한 후순위채 발행이 집중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B은행 관계자는 "조달여건이 어려운 상황에서 후순위채 발행이 집중되고 시장에서 소화되려면 조금 더 높은 금리를 지불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 경우 은행 마진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 대출 경쟁 여전히, 마진하락 우려
이처럼 은행으로의 자금유입이 꾸준히 이뤄진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은행들의 대출경쟁이 이어지고 있어 은행의 조달 압박과 마진하락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김 연구원은 "연초에 은행 수신 여건이 개선되는 바람에 은행들이 다시 공격적으로 영업을 하고 있다"며 "그러나 현재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고 있어 전반적인 자금운용 및 조달전략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라고 경고했다.
올해초에만 해도 은행들은 여러 조달여건이 어려워지고 자본시장통합법 시행까지 앞두고 있어 언제든지 머니무브 현상이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 대출 자제를 시사해왔다.
그러나 증시 악화로 은행들의 상황이 호전되면서 대출 경쟁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국민은행은 총대출이 올 1분기에만 4.6% 늘어났다. 하나은행도 석달새 5.1% 늘렸고, 우리은행도 원화대출금만 4.5% 늘어났다. 신한은행도 원화대출금이 3.8% 늘어났다.
따라서 원화 및 외화 조달압박에, 자본확충 이슈, 은행들의 공격적인 자산운용까지 겹치며 악재들이 돌출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