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느 때 같으면 환율상승은 반길만한 일이다. 우리경제가 수출지향적인 구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요즘 우리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대내외적인 여건을 감안하면 환율상승은 가뜩이나 힘든 경제운용에 오히려 큰 짐이 될 수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의 입장에서 보면 환율상승분 만큼 이득이다. 원달러 환율이 900원 초반이던 지난달과 네자리수까지 오른 현재 시점에서 수출기업의 타산을 따져보면 적어도 10%이상이 이득이다. 일본 엔화 등이 미국 달러화에 대해 강세인 점을 감안하면 수출가격경쟁력이 그 만큼 제고되는 효과도 있다. 연초부터 적자을 기록하고 있는 경상수지 개선에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상승은 전체 경제 상황을 고려하면 득보다는 실이 크다. 원유값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고 철강 곡물 금 등 주요 원자재값도 폭등세에 있다. 우리경제 구조상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하는 원자재들로 수입부담이 그 만큼 커져 전체 경제에 주는 부정적 영향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엊그제 한국은행이 발표한 2월중 수입물가르 보면 작년 같은달 보다 22.2%가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0월이후 9년 4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외화표시 수입가격 상승률보다 원화표시 수입가격 상승률이 훨씬 높아 일어나는 현상이다.
수입물품은 한두달의 시차를 두고 있고 들어오는게 일반적이다. 그래서 한 달쯤 뒤에는 생산자 물가에, 두 달 후에는 소비자 물가에 영향을 미친다. 가파른 원달러 환율상승이 수입물가를 자극하고 얼마쯤 지나면 전반적인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더욱이 물가상승은 내수위축과 투자부진을 초래한다. 결과적으로 경제성장 둔화와 성장잠재력 약화의 주요 원인이 된다. 원달러환율이 오르면 소비재의 수입값이 뛰고 투자와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와 자본재의 수입가격이 올라 기업과 소비자 모두에게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외국인 투자와 해외주식투자 자금의 국내유입도 주저하게 한다.
실제로 현재의 환율상승추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인 3.3%를 훌쩍 넘을 가능성이 높다. 성장목표 6% 달성도 난감한 상황에 몰릴 수 있다. 지금의 원달러 환율상승세는 경제운용을 어렵게 할 뿐 전체경제에 별다른 보탬을 주지 못하는 셈이다.
더욱 큰 문제는 현재의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의 약세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미국 금융시장 불안에 따른 외국인 투자자금의 이탈은 원달러 환율의 상승세를 부추길게 뻔하다. 여기에 그동안 원화의 초강세 기조에 대한 반작용, 달러화에 대한 시장수요의 확대, 외국인배당금의 송금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원화가 강세로 돌아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달러화의 수급여건으로 볼 때 원달러 환율은 시장이 자정기능을 발휘해 안정되길 기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시장안정은 외환당국의 손에 달려 있다. 경상수지가 적자인 상황에서 정부로서는 원화약세를 못이기는 척 용인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원달러 환율의 급격한 오름세는 경제운용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가와 성장, 내수, 투자 등에 미칠 영향을 정확히 따져 적정수준의 환율을 유지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