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경기침체와 신용경색 공포감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달러 약세, 주가 급락, 금리 급락 등 트리플 약세가 전개되는 가운데 국제금융시장이 출렁거리고 있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으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원자재 및 곡물가 급등을 수반하면서 글로벌 인플레 우려감도 공존하고 있다.
미국 등 선진국 내 위험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와 안전자산 선호, 그리고 신흥시장 금융자산에 대한 회피 심리가 연쇄적으로 촉발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미국 다우지수는 12000선이 붕괴됐으며, 엔/달러 환율은 101선대로 급락하며 8년 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달러/유로는 1.54대를 넘나들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국제금융시장의 혼란상은 한국에도 이어져 외국인들이 한국 주식에 대해 쉴 새 없이 매도 공세를 퍼붓는 가운데 원화 매도 심리가 한층 고조되면서 국내 외환금융시장에도 공황심리(Panic)가 횡횡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원/달러 환율은 8일째 상승세를 타면서, 특히 최근 3일 동안에는 하루 거의 10원 가까이 폭등하는 양상까지 보이며 가파른 상승기류를 타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장중 980원까지 급등하면서 지난 2006년 3월 이래 2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원/100엔 환율도 960원대로 속등하며 2005년 이래 3년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외환시장에서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현실화되거나 공포감이 지속될 경우 당장이라도 환율이 1000원을 넘어 그 이상으로도 급등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단기적으로 오버슈팅(Over-shooting)이라는 인식에 공감하면서도, 외환위기를 경험했던 쓰라린 상처가 되살아오며 향후 전개상황에 대해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외환금융시장에서는 미국발 위기에다 국내 외화자금난 등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외환당국, 나아가 정책당국의 역할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외환금융시장에 쏠림이 과도할 경우, 또 공황심리가 심각해질 경우, 더 나아가 금융시스템상에 이상이 발생할 경우 이를 제어하는 것이 당국의 역할이기 때문이다.
(이 기사는 11일 오후 2시 17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 뉴스핌 긴급 환율예측 컨센서스: 원/달러 환율 963.00~983.60원 전망
외환금융시장 최고의 인터넷통신사를 지향하는 뉴스핌(Newspim)이 국내외 금융권 소속 외환딜러와 이코노미스트를 5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한 결과, 향후 원/달러 환율은 963.00~983.60원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이번주 뉴스핌의 환율 컨센서스에 비해 저점은 14.10원, 고점은 무려 20.10원이나 급등한 것이다. 그만큼 지난주 이래 주초 환율 급등폭이 컸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컨센서스 저점 중에서 예측치 최저는 950.00원으로 조사됐고, 컨센서스 고점 중에서 예측 최고치는 1000.000원이 나타나는 네자리수 환율전망도 나타나고 있다.
이번주 뉴스핌의 컨센서스가 948.90~963.50원 수준이었고, 저점과 고점이 940.00원과 967.00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환율 수준은 이미 급등을 반영하며 초대형 박스권 이동이 발생한 셈이다.
올들어 환율 상승이 지속되면서 그동안의 환율 추세가 바뀌는 양상을 보였고, 경상수지 적자와 무역적자가 동반하면서 외환수급상황이 변화하면서 박스권 내 반등에서 상승 추세로 추세변화에 공감하는 시각이 높아졌다.
특히 국제 고유가 등 원자재 가격 급등과 3월 들어 외국인 배당금 지급분에 대한 역송금 수요 및 대형 M&A 재료들이 산재하면서 환율 상승 및 단기 급등 가능성이 예상됐었다.
이런 가운데 미국발 경기침체와 신용위기 우려감이 신흥시장 금융자산에 대한 회피심리를 증폭시키면서 역외의 원화 매도 공세가 외국인 주식 순매도 급증과 맞물리면서 환율불안에 따른 위기심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 환율 960원대 고공국면으로 전환, 외환당국 시장불안심리 제어 필요할 듯
당초 환율 상승은 수출경기를 부양시키는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에 국내 경기의 상승모멘텀을 유지하는 긍정적인 쪽으로 해석되고 있다. 국내 경기가 상고하저 속에서 작년보다 못한 4%대 성장으로 곤두박칠치는 것을 방어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그렇지만 국제 유가 및 원자재 가격, 국제 곡물가격 등이 급등하면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물가 안정 및 서민생활 안정 대책을 긴급히 내놓을 만큼 물가 불안 심리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환율이 상승세를 넘어 급등, 또 일시적이나마 폭등 양태까지 빚어지면서 물가 앙등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고 향후 경기 침체 속에서 물가 급등이라는,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에 대한 우려감이 경제운용에 복병으로 출현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가 금융시장의 불안을 증폭시키며 결국 신용경색이 신용위기로 전화되는 사태가 되듯이, 국내 외환금융시장이 걷잡을 수 없는 혼란으로 치닫는 게 아닌지가 시장이나 정부 모두 가장 큰 내심의 걱정거리가 되고 있다.
환율이 급등할 경우 수출기업들은 수출단가가 올라 좋을 수는 있지만, 이면에서는 수입물가 급등으로 원자재가격 부담이 높아지면서 마진율이 떨어지고, 또 국내 원자재를 사용하는 기업들도 물가 상승에 따른 원가 상승 압박에 놓이는 등 결코 좋은 상황이 되지 못한다.
더욱이 외화대출이나 금융자산에 대한 리스크가 커지고 손실 위험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들의 자금운용이나 경영활동에 커다란 장애가 발생하게 된다.
더욱이 국민경제적으로는 환율 급등세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들, 특히 그동안 환율하락-원화강세로 국내 주식을 사면서 헤지하지 않고 주가와 환율 양쪽에서 이득을 봤던 세력들이 미헤지분에 대한 손절매성 매도가 환율급등과 더불어 촉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만약 그럴 경우 단기적일지 모르겠지만 환율은 폭등심리가 퍼지면서 1000원, 아니 1000원 이상까지 치솟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셀 코리아’(Sell Korea) 우려감이 그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국내 경기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다른 국가들에 비해 국가건전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불안감을 증폭시킬 필요는 없고, 미리 겁을 집어먹을 필요도 없다.
그렇지만 글로벌 금융세계화 상황에서 일시적이나마 위기의 급습 상황에 대비해 만전의 대비책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들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그간 환율이 떨어지면서 원화 강세가 수출단가 하락 등으로 기업들한테 부담을 주긴 했으나 이는 경제펀더멘탈이 좋았기 때문에 당국의 내심은 편한 상태를 유지했다. 국제회의에 나가서도 자신감을 표현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외환위기를 겪은 한국의 경험에서 그 반대의 상황이 될 경우가 더욱 심각하다. 그같은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그간 논란에도 불구하고 외환보유액을 2000억달러 이상이나 쌓았던 이유이기 때문이다.
외환전문가들은 980원선까지 급등한 것에 대해 단기적으로 오버슈팅이라고 공감하면서도 향후 추가 위기 상황이 도래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외환당국이나 정책당국이 외환시장 내 위기감이 금융불안으로 전화되지 않도록 적절하게 시장안정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둑은 터지기 전에 막아야 하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