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로지역 경기 성장세가 둔화되는 반면 원자재가격 상승 여파로 물가 오름세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은이 7일 내놓은 '최근의 국내외 경제동향'에 따르면 국내 소비와 설비투자가 미진하지만 수출 호조가 지속되고 생산활동도 견실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국내 소비재판매는 지난 1월 4.7% 증가로 확대됐지만 지난달에는 설의 이동으로 음식료품 판매 등이 분산돼 증가세가 다소 약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승용차 내수판매는 신차 판매 호조로 지난달에도 4.0%의 증가세를 이어갔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장비와 자동차 투자 부진 등으로 지난해 12월 10.1%에서 지난 1월 -0.9%로 줄었다. 반면 선행지표인 국내기계수주는 호조를 지속하고, 설비투자조정압력도 확대되고 있다.
건설투자를 나타내는 건설기성액이 지난해 12월 9.2% 에서 1월 10.9%로 증가세를 확대했다. 토목 및 비주거용 건설이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은 기저효과와 분양가 상한제 실시 영향으로 크게 감소했다.
제조업 생산은 지난 1월 반도체 및 부품, 자동차, 영상음향통신 등을 중심으로 12.1% 증가했다. 평균가동률 또한 생산 호조에 힘입어 82.1%로 개선됐다.
서비스업 생산 역시 지난해 12월 5.8%에서 1월 7.7%로 신장세를 이어갔다. 금융 및 보험업이 17.3%, 도소매업 5.6%, 운수업 8.3%의 증가를 나타냈다.
다만 고용사정은 부진한 모습이었다. 1월중 취업자수 증가폭이 23만명에 그쳐 지난 2005년 12월 이후 2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비경제활동인구도 28만명이 늘어 경제활동인구가 16만명 증가한 것과 비교됐다.
지난달 수출은 주력 품목인 석유제품 선박 디스플레이패널 등에 대한 해외수요 호조로 20.2% 증가했다. 반면 수입도 원유 가스 등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27.3% 늘었다.
경상수지는 지난 1월 26억달러 적자로 적자폭이 확대됐다. 상품수지가 적자로 돌아서고 서비스수지 적자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과 일본, 유로지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지만 소비자물가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미국의 주택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투자 및 고용관련 지표도 악화되고, 소비자물가는 에너지가격을 중심으로 오름세가 확대돼 4.3%로 나타났다.
유로지역 역시 수출 증가세가 큰 폭으로 둔화되고, 산업생산 및 소비판매가 감소했다. 소비자물가는 3.2%로 확대됐다. 일본도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고 광공업 생산도 감소로 반전됐다.
중국은 소비와 고정투자가 높은 신장세를 이어가고, 지난 1월에도 수출 증가세가 확대됐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7.1%로 크게 높아졌다.
국내 소비자물가 역시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6%로 한국은행의 관리목표 상단인 3.5%를 석달 연속 웃돌았다.
아파트 매매와 전세가격은 지난달 각각 0.2% 상승에 그쳐 안정세를 이어갔다.
물가 오름세의 주범인 국제 원유 및 원자재 가격 상승세가 계속됐다. 국제유가가 OPEC의 고유가 정책, 일부 유전의 생산차질에 따른 수급불안, 투기자금 유입 확대 등으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5일 서부텍사스유는 배럴당 104.52달러를 기록했다.
비철금속 곡물 등 다른 원자재가격 역시 오름세가 확대됐다. 동과 알루미늄 가격이 각각 15.8%, 14.8% 급등했으며, 소맥과 옥수수 가격도 15.4%, 8.9% 올랐다. 재고 감소와 중국의 공급차질 우려 등이 겹친 결과다. 금 가격 또한 공급 축소 전망으로 5.2% 뛰었다.
한은은 "국내 경기는 하방리스크가 높아진 반면 소비자물가는 비용측 요인에 의한 상승 압력이 확대됐다"며 "경상수지는 유가를 비롯한 원자재가격이 현재와 같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경우 상품수지 악화로 당초 전망보다 적자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