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핌 Newspim=변명섭 이기석 기자] 계열사에 수익을 보존해 주는 방식으로 기업집단 내 내부거래가 성행하면서 계열사를 거느린 지배대주주한테 과도하게 사적이익이 돌아가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특히 자기 계열사가 수주를 독점하다시피 하고 싸게 또는 비싸게 공급함으로써 불공정하게 이익을 보전해 줌에 따라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시장 경쟁환경이 크게 악화된다는 것이다.
IMF 외환위기 때처럼 아직도 기업집단의 부실계열사에 대한 지원으로 부실이 전염될 가능성이 있고, 일부 사례에서처럼 계열사 편법 부당 지원을 통한 상속 증여 행위가 소액주주들의 이익 침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감독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2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정책연구 ‘우리나라 기업집단의 내부거래에 관한 연구’를 통해 규제 강화 및 시장규율 등의 강화로 터널링(지배주주의 사적 이익을 위한 부(富)의 이전 행위)의 강도가 약해졌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최근 기간에 오히려 매출과 매입 두 가지 방식 모두 부가 이전되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KDI는 지난 1999년부터 2005년까지의 기업집단 소속 계열사간 거래내역과 지배대주주의 현금흐름권에 대한 자료를 이용해 조사한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며, 기업집단 내 내부 거래를 통해 지배대주주가 소액주주의 이익을 침탈하는 경우 시장에서 감독이 적절하게 이뤄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내부거래에 불공정한 지원 등이 개입할 경우 경쟁기업의 진입을 억제하는 등 시장의 경쟁을 저해하고 부실기업에 대한 지원과정에서 일부 계열사 부실이 여타 계열사로 전염되도록 할 가능성도 존재한다”며 “이에 더해 지배주주가 계열사간 내부 거래를 통해 소액 주주의 권리를 침탈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SK그룹의 예를 들었다.
IT 컨설팅 및 아웃소싱을 제공하는 SK C&C의 수익은 대부분 SK 계열사에 대한 서비스에서 발생한다. 지배대주주가 직접 소유한 주식이 없는 SK텔레콤의 현금흐름권은 2%에 미치지 못하는 반면 지배대주주가 55%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SK C&C의 현금흐름권은 56%에 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즉 SK C&C의 순익은 SK텔레콤의 순익의 28배에 해당하는 혜택을 기업집단의 지배대주주에게 가져다 줄 수 있고, 이와 같은 현금흐름권의 차이로 지배대주주는 SK텔레콤의 경제적 부를 SK C&C로 이전하려는 유인을 가질 수 있다고 KDI는 지적했다.
SK텔레콤이 시장가격보다 높은 수준의 보수를 지급하거나 SK텔레콤이 자신의 서비스를 아주 싼 가격에 SK C&C에 제공하는 방식을 취할 경우 SK텔레콤 주주의 부가 SK C&C 주주에게 이전되는 효과가 나오게 된다는 것이다.
KDI 임경묵 연구위원은 “내부거래로 계열사의 수익을 상당부분 보존해 주는 구조를 지닌 우리나라의 경우 내부거래에 의한 수익성이 날로 증대되고 있는 현실”이라며 “지배대주주의 현금 흐름권의 차이와 수익률 사이에도 유의한 정의 관계가 확인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임 위원은 “우리나라와 같이 지배주주가 존재하고 지배주주의 현금흐름권이 계열사에 따라 다른 경우 지배주주는 개별기업의 가치를 극대화하기보다는 사적이익을 극대화할 유인을 가지고 있다”며 “분석 기간 중 2003~2005년 기간 동안 내부거래를 통한 부의 이전이 더욱 강화돼 이에 대한 시장의 감시 및 규율이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의 확립과 시행이 요구된다”고 결론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