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페인의 투우 경기장에서 죽어가는 황소가 떠오른다. 24시간 동안 암흑 속에 갖혀 있던 황소는 경기장의 밝은 빛에 흥분하여 죽을 줄도 모르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힘을 빼기 시작한다. 투우사들의 현란한 몸동작과 펄럭이는 붉은 천에 황소는 광기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면서 호흡은 가팔라져 간다. 살속을 파고드는 창칼끝의 따가움 속에 정신이 몽롱해지던 황소는 마타도르의 최후 일격에 결국 무릎을 꿇고 만다. 기세 좋던 황소의 모습은 사라지고 피범벅이 된 황소의 시체만이 경기장에 누워있는 모습이 오늘 국내환시의 상황이 될 것 같다.
- 930원대에서 지겹도록 눌려있던 환율이 940원대의 빛은 시장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수출업체들의 네고공세로 입은 상처도 아랑곳하지 않고 폭락세를 보인 글로벌 증시와 미 달러화의 반등에 더욱 흥분되어 곧장 950원대 중반으로 달려가는 광기를 보였다. 160억달러를 넘어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일중 거래량이 말해 주듯이 그 과정에서 체력소모가 많았다. 상대강도지수는 호흡이 턱밑까지 차올랐음을 말해 주고 있다. 지친 황소에게 최후의 일침을 가한 마타도르의 역할을 해 준 것은 연준이었다. 75bp라는 이례적인 조치가 공황심리를 가라앉히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955.8원까지 뛰어왔던 황소는 오늘부로 작별을 고해야 할 것 같다.
- 그러나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투우경기가 일단 열리면 최소한 6마리의 황소는 죽어나간다고 한다. 이제 겨우 시작이다. 우육을 즐기면서 다음 황소가 등장할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면 될 것 같다.
- 미국경기의 후퇴가 유로경제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금일 발표 예정인 유로존의 구매관리자지수와 제조업 수주실적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어 보인다. 특히 통계 생성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구매관리자지수가 시장의 예상치를밑돌면서 유로화에 충격을 줄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하겠다.
- 유로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으로 하락압력을 받고 있는 유로화에 부담이 되면서 궁극적으로 달러-원 환율에까지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로화의 하락은 글로벌 달러화의 반등에 힘을 실을 것이며 글로벌 달러화의 상승은 달러-원 환율이 추가적으로 상승하는 구실이 될 수 있을 것이다.
- 금일 예상 범위: 946.00 ~ 954.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