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카드사들의 과당경쟁을 막기 위한 '모범규준'을 만들었다. 이어 정부는 아예 실정법을 개정해 과당경쟁이 유발될 수 있는 행위를 '금지행위'로 못박아 구체적으로 명시하기로 했다.
은행들에 대해선 김용덕 금감위원장이 직접 나섰다. 시중은행장들과 간담회를 열고 무분별한 외형경쟁에 대해 강하게 제동을 걸 것으로 보인다.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이 앞장서서 더 이상 금융권의 과당경쟁으로 인한 수익악화 등을 두고보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 은행들은 지나친 외형경쟁 때문에 지난 3분기 실적발표 결과 연체율 및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건전성 지표가 악화된 곳이 가시화됐다.
기업은행의 경우 고정이하여신비율과 연체율 모두 0.3%포인트 이상 악화됐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올 3분기 연체율이 모두 올라갔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은행은 최근 외형경쟁에 가세, 고금리 특판을 선보였고, 신용대출 금리도 인하했다.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과당경쟁의 조짐이 보이자 김 금감위원장은 오는 20일 은행장들을 소집, 외형경쟁 자제 등을 적극 주문할 것으로 보인다. 자칫 일각에서 주장해왔듯이 수익성 및 건전성 악화라는 이중고에 직면할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카드사들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은 올 초부터 카드사들의 과당경쟁에 대해 잇따라 제동을 걸었고 지난달엔 '신용카드 부가서비스 관련 수익성 분석 및 내부통제 모범규준'을 만들어 이달부터 적용하고 있다.
수익이 뒷받침되지 않는 과다한 부가서비스 및 포인트제공, 무이자 할부 제공 등의 과당경쟁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이 모범규준을 만드는 동안에도 여전히 과당경쟁의 열기가 식을 줄 모르자, 금감원은 지난 10월19일 각 카드사들에 ‘신용카드 포인트 연계 할부거래 관련 유의사항’이라는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전자제품을 구입할 때 미리 할인을 받고 이후 신용카드 포인트로 상환하는 ‘선(先) 포인트제도’ 운영에 대한 것으로 이 할인금액이 향후 소비자들이 갚아야 할 채무라는 점을 명확히 고지하도록 했다. 또 해당 포인트 연계 할부거래의 채권을 ‘할부 채권’으로 분류해 관리하는 등 심사기준, 한도 및 사후관리, 소비자보호 등을 엄격히 운영하라는 내용이다.
게다가 이번엔 정부가 신용카드사의 건전한 경영을 저해하거나 신용카드 거래질서를 문란하게 하는 등의 금지행위를 나열,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에 과당경쟁 규제 근거를 신설한다.
한 대형 카드사 한 관계자는 "이러이러한 것들은 하지 말라는 금지행위가 정해지면 출혈경쟁을 안하게 되니 차라리 잘 됐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정부와 감독당국은 과당경쟁 혹은 출혈경쟁으로 금융기관의 건전성 및 수익성 악화를 더 이상 두고 보지만은 않겠다는 심산으로 전방위 압박을 가하기 시작한 셈이다.
반면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당국의 규제가 시작되면서 선할인 등을 비롯해 그 회사만의 독특한 마케팅 색깔이나 새로운 마케팅 기법 도입이 곤란해 질 수 있어 회사로선 어려워지지 않겠냐"고 불만스런 입장을 토로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