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은행권 인사담당자들은 은행연합회에 모여 대책회의를 하는 등 자칫 생리수당 소송처럼 확산될까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다.
하나은행 노조 말고도 한국씨티은행의 옛 한미은행 노조와 SC제일은행 노조도 일부 수당을 통상임금화 하기 위해 은행측과 논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년여에 걸친 생리수당 소송은 은행권 전체 최대 850억원 정도를 지급하는 것으로 마무리됐으나 이번 통상임금의 경우 하나은행만 해도 미지급된 금액이 1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이 은행 노조는 추산하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하나은행 노조는 지난 8월말 "은행측이 법에서 인정하는 통상임금 개념의 최소 수준을 지키지 않았다"며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통상임금 수준을 인정해 달라는 수당청구 소송을 서울지방법원에 냈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자의 소정근로 또는 총근로에 대해 정기적, 일률적으로 지급되는 금품이라면 통상임금에 해당된다. 이 통상임금은 퇴직금산정의 기준이 되는 평균임금의 최저한을 보장하고 시간외근로수당과 같은 할증임금을 비롯해 해고예고수당 등을 산정하는 기준이 된다.
우선은 15명의 하나은행 직원이 2억8000만원상당의 수당청구소송을 대표소송으로 제기했다. 노조는 "법에서 정한 수당을 모두 포함해 통상임금으로 환산하고 전 직원에 적용할 경우 그 금액은 모두 1000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은 이날 반박자료를 내고 "각종 수당 지급 때 근로기준법 상의 기준 지급율(1/226)보다 약 2.5배에 달하는 지급율을 적용해 직원들이 실제 수령하는 총액 기준에서는 법에 따른 것보다 더 지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은행측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 자칫 이같은 소송이 전 은행에 확산되는 경우 생리수당에 이은 최대금액의 소송으로 번질 가능성도 높은 상황이다.
실제 옛 한미은행 노조도 그동안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았던 교통비, 중식비 등의 수당을 통상임금에 포함시켜 달라며 은행측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의 경우 이 두 수당을 합쳐 35만원이며 이중 10만원은 통상임금으로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은행 노조 관계자는 "이에 따라 나머지 25만원에 대해서 은행측에 청구하고 있으며 1인당 연 300만원 정도를 추가로 지급해야 할 것"이라고 추산했다.
임금채권의 경우 3년까지 보장이 되기 때문에 3년치를 소급해 적용하면 어림잡아 900만원에 이른다.
SC제일은행도 은행측과 직원개인이 각각 15%, 3% 출연해 매달 지급되는 개인연금신탁 계정을 통상임금화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만약, 하나은행 노조가 소송에 승소할 경우 이같은 소송이 전 은행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경우 지난 2005년 한미은행 노조가 제기했던 미지급 생리휴가 수당청구 소송 이후 당시 은행권 전체 최대 850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으로 확산됐었다.
당시 한국씨티은행 노사가 소송당사자였지만 시중은행들이 공동으로 소송비용을 부담하는 대표소송으로 확산됐고 소송결과를 각 시중은행들이 준용키로 했었다.
이같은 문제를 우려, 이날 오전 은행 인사 담당자들이 은행연합회에 모여 대책회의를 진행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은행측 한 관계자는 "생리수당 소송때부터 이같은 문제를 인식했었고 일단 소송 당사자는 하나은행이지만 다른 은행으로 파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통상임금 기준은 법보다 적게 채택하고 있지만 지급율은 은행 공동 임단협을 통해 직원들에게 훨씬 유리하게 적용하고 있다"며 "생리휴가 소송에서도 판결문을 통해 법원은 이 부분을 일정부분 인정해주고 있는데 은행을 마치 부도덕한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