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강 행장 연임 사실이 알려진 뒤 금융계에선 강정원 행장의 능력이 출중했기에 연임이 마땅하다는 평가는 거의 없는 대신 경영성과가 좋았기 때문에 연속성을 보장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견해가 지배적이었다.
특히 일부 뜻있는 전문가들과 금융계 관계자들은 △경쟁자 다운 쟁쟁한 대항마가 없었고 △국민은행의 처지에 맞춰서 행추위가 기준을 잡다 보니 결과적으로 강 행장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압축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3년간 성과 긍정의 힘이 연임으로 귀결
28일 국민은행측은 이사회 직후 후보로 최종 선정해 사실상 연임 결정 사실을 알리면서 "과거 3년(통합 2기) 동안 경영성과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앞으로 3년간(통합 3기) 주요과제를 설정한 뒤 과제들을 추진할 종합적 역량이 충분히 있고 강력한 실천의지를 보인 강정원 현 행장을 연임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계 반응은 일단 지난 3년간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 번 더 맡겨도 좋다는 견해에 공감하는 분위기다.
특별한 대과 없이 대규모 순익 달성 행진을 이었고 자산건전성을 높인 점은 인정해 줄만 하지 않느냐는 논리다.
행추위는 특히 "지분 0.5% 이상 보유한 외국인 주주 20인에게 의견을 수렴한 결과 강 해장 재임 중 경영성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연임을 지지하거나 현 행추위 활동과 그 결과를 신뢰한다는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많은 이익에 높은 배당 예상만으로 차지 않는 공복감
같은 맥락으로 외국계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국민은행이 내재가치보다 저평가된 주식이고 배당수익률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M&A를 통한 성장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높이 평가해 왔다.
국내 증권가 애널리스트들 역시 이렇다 할 절대적 흠결 없이 많은 이익을 내고 최근 배당은 물론 앞으로의 배당도 높은 수준으로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주들의 만족과 연임 지지는 당연한 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그러나 앞으로 3년에 대한 행추위측 판단에 대해선 뚜렷한 지지 또는 동조반응을 접하기 어려운 뜨뜻미지근한 기류가 고작인 실정이다.
이와 관련 한 시중은행 임원은 "지난 3년 동안 순익 달성규모가 최고 수준이기는 거의 모든 은행장들이 마찬가지였고 그렇게 따지고 보면 연임의 자격은 다 갖춘 셈"이라고 속내를 우회 표출했다.
이어 그는 "이제 대형은행 CEO를 포함한 경영진은 은행 분야만 알아서도 안되고 국내외 은행 또는 영업점 추가 M&A, 비은행강화와 해외진출을 앞서 견인할 시야와 추진력은 필수인데 강 행장이 그런 역량을 갖췄는지 검증된 바는 없지 않았느냐"고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최소한 강 행장 연임에 대해 판단유보 입장을 취하는 금융계 인사들은 강 행장이 이들 질적으로 새로운 과제들에 대해 역량을 과시한 적은 아직 없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지는 않느냐는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행추위가 행장후보 추천자를 결정한 뒤에 공개한 판단기준은 특히나 강 행장에 유리할 수 밖에 없었다는 정황상의 판단을 가능케 한다는 지적도 일부 제기되고 있다.
대·내외 성장전략을 추진한 자격요건으로 행추위는 △글로벌 경영능력 △리더십과 추진력 △대규모 조직관리 경험 △금융전문성 등을 꼽았다.
그 결과 "외환은행 인수 불발 및 장기 비전 제시의 한계 등 몇가기 항목에 아쉬운 점도 지적됐으나 여타 후보들과의 비교 우위에 있는 가장 적합한 후보로 평가했다"며 "조직의 안정성과 경영의 계속성 유지 필요성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국책은행 한 관계자는 "다른 대형은행장을 지낸 인물이라도 조직 안정성과 경영 계속성 유지 필요성이 낀다면 일단 불리한 입장으로 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
◆행추위 판단기준, 또 다시 강 행장 지원사격
행추위는 후보를 5명으로 압축한 뒤 "대·내외 성장 추진, 적극적 해외진출, 비은행사업 다각화, 지주사체제 전환 등의 과제를 주문했고 강 행장이 강력한 실천의지를 확인시켜 줬다"며 신뢰감을 그대로 노출했다.
국책은행 관계자는 "이사회에 항상 참가하는 이사의 한 사람인 은행장이 한 번 더 맡겨 주시면 반드시 성사시키겠다고 호소하고 설득한다면 다른 경쟁자가 더 높은 점수를 따기 힘들어 질 개연성은 충분해 보인다"고 논평했다.
여기다 지난 2004년 당시 행추위가 강 행장을 행장 후보로 최종 추천했을 때의 배경과 당시 판단 기준을 되짚어 보면 강 행장은 연속 두 번이나 행추위 적격성 판단 기준이 주는 유리한 조건을 톡톡히 누렸다는 분석도 나왔다.
익명을 부탁한 국민은행 한 관계자는 "지난 2004년 행추위는 △주주가치 극대화 신념과 실행력 △통합·단일 은행문화 정착능력 등의 기준을 내세웠고 외국계 은행을 거쳐 비교적 작은 은행이던 서울은행장을 지낸데다 외부인사였기에 강 행장이 낙점될 수 있었던 셈"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 역시 "이번 역시 지난 3년 동안 국민은행장 재임 경력에 따라 대규모 조직관리 경험을 높이 평가 받았을 것이고 상근 경영진의 수장으로서 비상근 이사진과 함께 설정한 아젠다와 직결되는 행추위 판단 기준에 가장 유리한 입장에 다가간 셈인 것 또한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금융계 일각에서는 한국금융계, 특히 은행권이 처한 여건 상 내부출신은 고작해야 1~2년짜리 집행임원으로 쓰이다 도태시킴으로써 변변한 CEO급 인물이 탄생할 수 없도록 황폐화한 현실을 개탄하기도 한다.
이런 상태에서 끝없이 외부에서만 인물을 찾다보면 이번 국민은행장 후보 물색 과정에서 드러난 것처럼 대안으로 부각할 후보가 없어 기존 인물을 재 천거하는 구도가 정착되지나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