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통화정책 결정시 시장의 혼란을 반영할 것이란 발언은 9월 18일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에 힘을 실어주면서 주말 미국 증시를 부양했다.
벤 버냉키(Ben S. Bernanke) 연준 의장은 31일 잭슨홀 심포지엄에 행한 '주택, 주택금융 그리고 통화정책' 주제의 연설을 통해 "대출기관이나 투자자들을 이들이 내린 금융 의사결정의 결과를 보호하는 것이 연준의 책임도 아니며 또 적절치도 않다"며, "그러나 금융시장의 변화가 시장 외부에 있는 사람들에게까지 느껴질 정도로 폭넓은 경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연준은 통화정책 결정에 있어 이 같은 영향을 고려해야만 한다"며 이 같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추가적인 신용여건의 기축이 지속된다면 작금의 주택경기 약화 상태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심화되고 장기화되어 소비지출 및 보다 전반적인 경제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이번 사태로 인한 글로벌 금융손실은 이들 대출에 대한 가장 비관적인 손실 예측을 훨씬 초과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나아가 버냉키는 경기가 앞으로 수 분기 동안 완만한 확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존의 '주문'에서 벗어나려는 듯, "여름까지 완만한 확장기조가 유지되었지만, 지난 수 개월 혹은 수 분기 동안의 거시지표는 연준의 경기 및 인플레 전망을 위해 별로 유용하지 않은 상태가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태도의 구체적인 언급으로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가 50bp 인하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보다는 일단 25bp 금리인하를 단행한 뒤 성명서에서 필요할 경우 금리를 더 내릴 수 있다는 여지는 남기는 식으로 대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지적하는 중이다.
이날은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이 주택소유자들의 어려움을 돕기 위한 지원대책을 발표하는 등 최근 사태에 대한 정부 당국과 중앙은행의 공동 대처가 빛을 발했으며, 조만간 혼란에 빠진 시장이 안정을 찾을 것이란 기대가 확산됐다.
그러나 백악관이나 연준이나 모두 잘못된 투자결정에 대한 '구제는 없다'는 원칙을 거듭 밝힘으로써 시장의 논란, 즉 '도덕적 해이 양산' 우려에 대해서도 대응하는 모습이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17일 연준이 재할인율을 6.25%에서 5.75%로 50bp 인하한 것은 "이 창구가 유동성지원을 위한 최후 방어선 역할을 할 수 있음을 확신시키기 위한 의도"가 있었다고 설명하고, 연준은 "시장의 질서정연한 기능 작동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대응을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조치는 중앙은행이 최종 대출자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지만, 버냉키 사단은 경제성장세를 유지한다는 또다른 임무 때문에 필요할 경우 금리를 급격히 인하해 투자자들을 구원할 것이라는 올바르지 않은 생각에는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연준 정책결정자들은 시장이 불안정해지고 경기 전반을 위협할 경우 금리를 인하하는 식의 전반적인 대응도 필요하다는 점 역시 생각하고 있음을 보여준 셈이다.
버냉키 의장은 금융시장의 혼란은 주택시장의 약화가 경제전반에 미칠 충격에 대한 우려 뿐 아니라, 일반적으로 불확실성의 증대와 이에 따른 위험 회피 양상 또한 반영하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 동안 리스크 프리미엄이 "과도하게 낮았기 때문에, 이것이 다소 증가하는 것은 아마도 건전한 일이 될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물론 "위험 도피가 너무 강화되고 또 신용 위험과 이 위험평가의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의 강화와 결합된다면 중대한 시장의 압박상태(stress)가 발생할 수 있다"고 버냉키는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은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다고 해도 이것이 반드시 과거처럼 경기부양 효과를 충분히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시사했다.
그는 "대부분의 평가가 보여주는 바처럼 주택시장은 단기금리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연방기금금리의 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과거에 비해 좀 더 작고 균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제전문가들은 이날 버냉키 의장은 연준의 향후 대처 계획에 대해 분명한 신호를 보내지 않았지만, 이번 연설로 인해 그가 시장의 상황 전개와 이것이 함의하는 바에 대해 정성어린 판단을 내리고 있음을 보여 준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았다.
스티븐 스탠리(Stephen Stanley) RBS 그리니치 캐피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에서 버냉키는 실물 경제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는 학자일 따름이라고 비판하던 때가 있었다"며, "버냉키는 지난 몇 주간 시장의 긴급구조 요청에 굴복하지 않으면서, 이 같은 시장참가자들의 인상을 깨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