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6일 오전 10시 4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 통화정책이슈④: 금융통화위원회의 과제 》
◆ 금통위의 과제: 시장과 커뮤니케이션 강화
뉴스핌의 창간4주년 설문조사에서 경제전문가들은 △ 금리중심의 통화정책 운영 △ 인플레 타겟 범위의 하향 조정 △ 금통위 시그널과 행동간의 ‘언행일치’ △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한 스탠스 유지 △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발표문과 실제 금리결정간 논리적 정합성 제고 △ 금통위 결정에 이용된 경제전망치의 사후 공개 등을 금통위의 주요 과제로 꼽았다.
이런 점에서 현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와 이성태 총재가 시장의 요구와 동떨어져 있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 모든 과제가 빨리 실현되지는 않겠지만, 그를 실현하고자 하는 한국은행과 금통위의 의지가 구체적인 형태로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먼저 금통위의 통화정책 운용의 부적절성을 거론했던 이코노미스트들의 주된 지적이 통화량보다는 금리중심의 운용체계가 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시안이긴 하지만 “통화정책의 운용체계 개선”으로 드러났다. 제목에 ‘개선’이라는 약한 표현을 썼지만 내용상 ‘근본적 개선’이라는 점에서 가히 통화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라고 하는 게 적합할 것으로 보인다.
이성태 총재는 지난 6월 몇몇 기자들과 가진 오찬 자리에서 “통화정책이 금리목표제로 바뀌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아직도 통화량 목표제에서 행했던 사고와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금리중심으로 운용체계를 구비해 나가되 지급준비율 인상이나 총액한도대출 축소는 정책금융으로 인해 통화정책의 유효성이 떨어지므로 그 나름대로 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이성태 총재는 “통화정책의 중심을 통화량지표에서 금리지표로 변경한 근본 이유는 통화의 개념이 애매해졌기 때문”이라며 “특히 개방경제체제 하에서는 과거 규모도 적고 비율도 일정했던 비거주자의 원화자금 보유 규모나 비중의 변동성도 커지므로 통화관리가 이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이성태 총재는 “통화증가율이나 광의의 유동성 지표 등 통화량 지표가 줄 수 있는 유의미한 정보가 여전히 있다”며 “금리중심으로 바뀌었다고 통화량 지표를 모두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통화정책 신뢰도: 언행일치에서 비롯되다
또 경제전문가들이 지적한 △ 금통위 시그널과 행동간의 ‘언행일치’ △ 통화정책의 예측 가능한 스탠스 유지 △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발표문과 실제 금리결정간 논리적 정합성 제고 등은 통화정책의 일관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여 통화정책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으로 수렴되는 과제들이다.
금통위 시그널과 행동간의 일치, 즉 ‘언행일치’(言行一致)는 이미 지난 6월 금통위 때 이성태 총재가 기자간담회를 통해 발언한 바 있으며, 지난 6월 이래 콜금리 인상 방향으로 발언과 함께 행동이 실천됐다는 점에서 한은의 통화정책을 읽는 유효하고도 중요한 ‘꼭지’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승일 부총재는 중앙은행의 ‘언행일치’에 대해 시간이 날 때마다 강조하고 있다. 이 부총재는 미국의 유명한 통화경제학자인 앨런 블라인더 교수의 조사를 인용하면서 “통화정책의 신뢰도를 가장 높일 수 있는 것이 언행일치”라며 “한국은행도 언행일치를 실천지침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이승일 부총재는 “통화정책이 국민들의 현실이나 수준과 동떨어져 존립할 수 없다”며 “국가 경제 현안, 특히 경기 문제에서 다소 여유가 생겨 (초과유동성 문제나 자산버블 등과 같은) 통화정책 현안에 대해 논의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 금통위, 통화정책방향에 적극 발언하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은 지난 7월 12일 “통화정책방향 발표문 기술방식 개선”이라는 자료를 통해 “통화정책의 예측가능성 제고, 정책 시그널링의 강화 등을 위해 금통위가 의결하는 통화정책방향 발표문의 기술방식을 개선했다”며 “전반적인 경기 상황에 대한 금통위의 평가를 제시하고 정책 시그널링 등을 위해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통화정책기조에 대한 금통위의 평가를 추가로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개선안은 지난 7월 금통위 때부터 적용되기 시작해 4.75%로 0.25%포인트 인상안 발표 이후 “인상 조정된 콜금리 목표는 여전히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수준인 것으로 판단된다”는 평가가 추가됨에 따라 향후 8월 이후 추가 콜금리 인상 가능성이 시장에 알려지게 됐고 시장 금리가 상승하는 신신호가 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시장은 금통위가 어떤 경제지표를 주로 보고 어떤 관점에서 보는지 궁금해 하고 있다. 이는 ‘금통위 결정에 이용된 경제전망치가 사후에라도 공개됐으면 한다’는 어느 이코노미스트의 궁금증과 그것을 알고 싶다는 소망이 포함돼 있는 과제이다.
바로 같은 궁금증과 호기심 때문에 질문을 했더니 이성태 총재는 “월별로 발표되는 산업활동동향이나 물가 동향 등 여러분이 보는 것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전년동월(기)비나 전월비 등 증감률도 보지만 그것은 베이스에 따라 편의(bias)가 있기 때문에 산업생산이면 산업생산지수, 물가면 물가지수 그 지수 자체를, 그림화 시켜서 보면 전체적인 윤곽을 잡는 데 좋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었다.
아울러 이성태 총재는 한국은행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고 현재 가동하고 있는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ecos.bok.or.kr)에서 한국의 100대 경제지표 속보치를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그림까지 나와있어 편리하다고 경제분석에 많이 활용하면 좋겠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 물가안정목표제는 미해결 과제: 한국 통화정책의 한계?
마지막으로 한국은행이 재정경제부와 협의해 진행하고 있는 ‘인플레이션 타게팅, 물가안정 목표제, 소비자물가 중기목표치’의 하향 조정은 향후 시간이 걸리는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해 말 2007~2009년 기간 중 3년 동안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이 3.0±0.5%(2.5~3.5%)에서 유지되는 것으로 설정됐을 뿐만 아니라, 재경부와 한국은행 사이에서 물가를 두고 아직 풀지 못한 해묵은 인식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재경부의 경우 물가 안정이 소비자 보호와 국민생활의 안정을 가져온다면서도 국제유가 상승이나 국민 정서상 3%대는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타겟 범위를 낮추면 한국은행이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라는 의혹을 가지고 있다.
한국은행은 현재의 물가 기조가 중국의 저가 상품의 대량 수입이나 환율 하락 등으로 낮게 유지되고 실제로 인플레 타겟의 하단에도 못미치는 현실적 불합리성이 있는데도 굳이 정부가 3%대로 맞추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입장이다.
이에 따라 한은의 경우 물가안정목표제라고 하더라도 3년 평균이 적용되는 범위이고 저물가 시대의 경기 상승이나 유동성 수준을 고려해 ‘경직된 타게팅’을 유지하기보다 주요 선진국들처럼 ‘유연한 타게팅’을 준용하겠다는 방침을 보이고 있다.
그렇지만 ‘탄력적 타게팅’제를 준용한다고 하더라도 절대수치상 연간 평균 물가도 하단부를 밑도는 현실에서 통화정책의 지표, 특히 중국을 옆에 둔 저물가 상황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므로 선제적 금리인상을 단행하겠다고 나서기에는 여러모로 설득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한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부터 2.5~3.5%의 중기 소비자물가 타게팅이 실시되고 있으나 소비자물가가 타게팅 하단인 2.5%를 넘는 경우가 드물다”며 “아무리 3년 평균치를 적용한다고 하고 근원소비자물가지수에서 전체 헤드라인지수로 바뀌긴 했으나 물가가 낮아 이를 두고 통화정책의 지표, 특히 금리인상의 지표로 삼는 데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다른 이코노미스트는 “사실 인플레 타게팅은 통화량 중심체제가 아니라 금리 중심 체제에서 도입해야 할 제도”라며 “미국의 버냉키 연준 의장이 강조했으나 아직 미국도 제대로 도입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고 한국도 이제야 통화량에서 금리중심으로 넘어갈까 말까 하는 상황인데 이게 맞게 적용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참고: 뉴스핌 창간4주년 기획 설문조사에는 국제무역연구원 김재홍 수석연구원, 굿모닝신한증권 이성권 연구위원, 대우증권 이효근 경제금융파트장, 산업연구원 이원복 부연구위원, 산은경제연구소 김은영 선임연구원, 삼성생명 신금덕 수석이코노미스트, 삼성선물 전승지 연구원, 외환은행 강지영 연구원, 중소기업연구원 오상훈 경제분석팀장,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정희수 수석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임경묵 연구위원, 한국경제연구원 안순권 연구위원, 한국금융연구원 이윤석 연구위원, 한국씨티은행 오석태 경제분석팀장, 한국SC제일은행 전종우 시니어 이코노미스트, 한화증권 최광훈 이코노미스트, KB선물 이탁구 이코노미스트, LG경제연구원의 신민영 연구위원 등 18명의 코노미스트들이 참여했습니다(순서 소속별 가나다 ABC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