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도 그럴만 한 것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의 위기가 발생하면서 일부 헤지펀드가 붕괴하고 회사채 시장이 정체하고 있는 가운데, 투자자들이나 은행 그리고 증권사 모두 도대체 잠재적인 손실이 어디에 있는지 제대로 보지 못해 답답한 상태기 때문이다.
회계 장부 어딘가에 숨겨져 있을 지 모르는 잠재적 손실은 마치 '장님 코끼지 만지기' 상황을 연출하고 있기 때문에 투자자들의 공포감은 크게 높아진 상태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JS)은 1일자 분석기사를 통해 지금까지 금융기관의 주가가 크게 약화된 것은 이들이 서브프라임 문제를 제대로 발견하지 못한 채 별다른 익스포저가 없다는 식으로 대응해 온 점에 있다고 지적해다.
당장 도이체방크는 낙관적인 실적 결과 및 전망을 제출하면서 자신들은 서브프라임 익스포저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런 발표에도 불구하고 동사 주가는 2% 급락했다. 메릴린치(Merrill Lynch)의 주가는 연초대비 22%나 하락했고 시티그룹(Citigroup) 또한 16% 주가하락 상황에 처했다. 리만브라더스의 주가도 올들어 22% 급락했다.
신문은 "과연 손실은 어디에 있는가??가 최대 미스테리로 부상했다며, 이것이 은행과 반대 베팅을 통해 투자기회를 찾는 헤지펀드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헤지펀드인 오터 크릭 매니지먼트(Otter Creek Management)의 케이스 롱(Keith Long) 대표는 "장부 상의 증권에서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금융기관을 찾으려고 노력했지만 도대체 발견하기가 어려웠다"며, 손실이 어디에서 발생하고 있는지 "매우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WSJ는 대형 금융기관의 경우 재무제표가 워낙 방대하고 투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수백만 달러의 손실이나 수익은 손쉽게 감출 수 있다는 점이 불만의 대상이 되어 왔으며, 전문가들은 몇 가지 요인들이 서브프라임 손실을 쉽게 감출 수 있게 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문은 기업 경영진이나 펀드매니저들은 여전히 모기지 관련 증권의 가치를 부풀린 상태이며,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금융기관이나 은행처럼 '부외 부기(off-balance-sheet)'를 통해 최종적이 문제가 발생할 때가지 손실을 계상하지 않는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올 회계연도가 다 갈 때가지 문제는 장부의 부기란에 남게 될 수 있고, 회계 원리상 여기서 발생한 손실을 어떻게 어느 시점에 처리할 지는 선택의 문제가 되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나중에 가서야 실체를 볼 수 있게 된다.
일부 회계업체들은 회계기준을 변경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런 변경 작업에는 오랜 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지나가 버리고 만다.
조시 로스너(Josh Rosner) 그레이엄 피셔(Graham Fisher & Co.) 독립회계법인의 전무이사는 대형 금융기관들이 잠재적인 손실을 안고 있으면서도 아직 공개하지 않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의 시가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을 것이란 혐의도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사실 채권담보증권(CDO)의 경우 다양한 종류의 채권담보가 관여하고 있어 정확한 가치 산정이 쉽지 않다. 그리고 CDO시장이 활성화된 경우가 많지 않기 때문에 현재 거래되고 있는 가격이 객관적이라고 볼 근거도 없다. 통상 업체들은 딜러들이 불러주는 가격을 가지고 시가평가를 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 역시 이미 지나간 가격이거나 자체 분석모형을 이용해 도출한 가격이 이용되는 등 비현실적인 면이 존재한다.
WSJ는 이런 사실 때문에 종종 기업들이 잠재적인 손실을 무시하고 지나치게 낙관적인 견해로만 증권 가치를 평가하는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오터 크릭 사의 롱 이사는 일부 기관들의 경우 "매우 공격적인 방식으로" 이런 잘못을 적극 활용해왔을 수 있다며, 청산에 내몰리기 전까지는 이런 상황이 유지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신문은 회계기준의 변화가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내년에 올 회계연도 실적을 총괄할 때까지는 제대로 현실을 들여다 볼 기회가 없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시장의 리스크를 재고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