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붙이기가 어려울 정도로 잔뜩 찡그린 얼굴이었던 재경부 모 간부의 얼굴에서는 웃음과 여유가 느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3거래일 동안 달러/원 환율이 10원 가까이 올랐으니 일단 한 숨 돌릴 만큼의 여유는 찾았을 것이다.
현재의 외환시장 기상에 대해 재경부 당국자는 “장마는 끝났다”고 표현했다. 이제 환율 하락 일변도의 상황이 끝났다는 선언인지 궁금했다.
이에 대해서는 “소나기는 피하고 보라는 격언이 있지 않느냐. 그 동안 소나기가 아니라 장마였다. 말 그대로 장마가 끝났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그 동안 서울 외환시장이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누차 경고했음에도 달러 빗줄기는 오히려 굵어지기만 했지만 당국의 개입과 증시조정이 맞물려 큰 변화가 일어났다는 정도로 이해됐다.
일단 소나기를 피한 정도인지, 아니면 기상여건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긴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이는 시장과의 교감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과도 관련이 깊다.
(이 기사는 31일 오전 8시 49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된 바 있습니다.)
당국은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줄어들어 ‘0’으로 전망되고 해외투자가 급증하는 근본적인 기상변화에 대해 누누이 강조해 왔지만 시장 관계자들은 방점을 찍을 정도로 비중을 두지는 않았다. 지표는 멀리 있는 반면 수출업체들의 쏟아지는 선물환 매도는 바로 눈 앞 현실이었기 때문.
그러나 당국은 이러한 공급 일변도의 상황도 점차 끝나가고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전 세계 바다가 배로 뒤덮이지 않는 이상 수주 물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는 것. 세계 선박의 교체시기와 선박 안전규제 강화가 맞물려 최근까지 수주 물량이 집중됐지만 앞으로는 점차 완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상황까지 고려하면 외환시장 기상 여건에 근본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보기에 큰 무리는 없어 보인다.
다만 소나기를 피한 정도로 볼 수 있는 근거들도 충분히 널려 있다. 국가신용등급이 올랐고, 주가하락을 ‘건전한 기간조정’이라며 반길 정도로 국내 증시는 활황세다. 6월 산업생산이 시장 전망치를 상회하는 등 하반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다.
이에 장마가 끝나고 앞으로 기상 여건에 근본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본다면 환율은 930원을 바라볼 것이다.
반면 소나기를 피한 정도로 본다면 재차 920원 아래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개입 당시에도 일주일 만에 환율은 원상복구된 바 있다.
오늘은 달러/원 환율이 930원으로 가느냐, 920원이 재차 무너지느냐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하루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일 정오에는 올 상반기 해외직접투자 실적이 발표된다. 외환시장 기상변화를 읽을 수 있는 한 지표이니 꼭 챙겨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