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연중 저점을 하향 돌파하며 5개월여만에 최저치로 급락했다.
미국 달러가 고용 부진으로 다시 약세를 보인 가운데 수요 부족에 치이며 낙폭이 커졌다.
그렇지만 달러 공급 우위 상황에서도 기다렸던 당국의 개입은 별로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매도를 쳤어야 하는데…”하는 딜러들의 뒤늦은 탄식만이 시장에 맴돌았다.
이제 시장의 시선은 다음 지지선로 인식되는 920원을 주시하고 있으며 더불어 외환당국의 다음 행보에 쏠리고 있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5.20원 급락한 922.40원으로 마감, 종가 기준으로 지난 1월 2일 기록한 925.60원의 연중 최저치를 깬 가운데 지난해 12월 14일(920.50원) 이래 5개월여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달러/원 선물 5월물도 전날보다 5.30원 내린 922.30원으로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날보다 2.40원 내린 925.20원으로 출발한 후 고점은 925.70원이었으며, 저점은 922.30원을 기록해 지난 1월 2일 장중 연중 최저치인 925.20원을 역시 하향 돌파한 뒤 지난해 12월 18일 921.80원 이래 5개월여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중 변동폭은 전거래일(1.30원)보다 크게 확대된 3.40원을 기록했지만 은행간 거래량은 7억달러 정도 증가한 58억달러에 그쳤다. 크게 먹거나, 크게 다치거나 둘 중 하나인 상황이어서 거래가 소극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다.
장 개시 전부터 급락 출발은 예고됐다. 지난 주말 미국 고용지표의 악화로 NDF 종가가 연 저점(925.20원)을 밑돌았기 때문.
역외가 꾸준히 매도에 나섰고 네고물량도 겹쳐 925원이 쉽게 무너졌다. 오전에는 결제수요가 유입되며 924원을 지지했지만 오후 들어 이마저 보이지 않자 기댈 곳은 당국밖에 없었다.
권오규 부총리는 지난 6일 일본 교토에서 있던 ADB 총회에서 글로벌 불균형을 거론하며 아시아 국가들의 환율 안정 노력을 촉구했다. 원화 절상이 글로벌 불균형 해소에 기여했으나 한국의 원화만 일방적으로 절상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피력한 것이다.
그러나 개입다운 개입은 나타나지 않았다. 시장에 숏 포지션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고 한다. 포지션으로 밀고 내려간 장은 아니라는 말이다.
매수세가 사라진 상태에서 매도물량이 쌓였고, 당국이 떨어지는 칼날을 끝내 잡아주지 않자 막판 실망매물(롱스탑)까지 겹치면서 급락세를 연출한 것.
오후 한은으로부터 구두개입성 뉴스가 나왔지만 딜러들은 “너무 원칙론적”이라며 무덤덤한 반응을 보였다. 시장의 관심은 오히려 1580선을 넘으며 사상 최고치 경신을 이어간 코스피 지수와 중공업체의 수주 소식에 쏠렸다.
923원마저 무너져 이제 다음 저점은 920.50원(작년 12월 14일)이다. 이마저 무너지면 지난해 저점인 913.80원(12월 7일)이 기다리고 있다.
시중은행 한 딜러는 “개입경계감으로 숏이 없는 상황에서 역외매도와 네고 등 매도물량을 두들겨 맞으니 크게 밀릴 수밖에 없었다”며 “숏이 없어서 오히려 내린 장”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시중은행 딜러는 “930원선에서 여러 차례 개입에 나섰던 당국이 막상 환율이 급락한 오늘은 보이지 않았다”며 “분위기만 조성하고 실제 개입은 없으니 도대체 당국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파악이 안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시장 분위기는 이제 913원을 바라보는데 당국의 생각이 읽히지 않아 포지션 잡기가 난감하다”고 덧붙였다.
외국계 은행 딜러는 "일부 결제가 있기는 했으나 수요 부족이 심하고 개입도 없어 낙폭이 커졌다"며 "당국을 주시하면서 여전히 하향 쪽으로 신중하게 접근해야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뉴스핌(Newspim.com)의 5월중 달러/원 환율예측 컨센서스는 919.70~938.50으로 전망됐다. 5월중에는 외국인 배당금 관련 수요가 종료되고 수출 호조는 지속돼 경상수지가 흑자로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수요 부족이 심화되고 있어 환율의 910원대 하향 여부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