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 경제가 강력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미국 기업들의 실적은 예상했던 것보다는 훨씬 좋았고,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내달렸다.
미국 금융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4일자 기사를 통해 "최근 미국 증시 랠리 배경에는 기업의 실적호조가 자리잡고 있는데, 이는 해외시장이 양호해 미국경기 둔화에 따른 부담을 상쇄해주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들은 세계 경기호조와 달러약세 등 "대형 다국적업체들로서는 호조건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에 어닝시즌이 종료되더라도 이들 주가는 추가 랠리를 펼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조지프 퀸란(Joseph Quinlan)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수석 시장전략가는 "글로벌 경제 성장세가 강하고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다국적기업들은 얼마든지 더 주장할 자격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와 월풀(Whirlpool)이 화요일 미국증시를 주택지표 악재에서 건진 것이 이런 경향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신문은 주장했다.
월풀의 경우 분기실적이 월가 컨센서스를 대폭 상회했는데, 바로 달러 약세와 해외경제의 호조가 그 배경이었다. 회사는 달러화 가치로 볼 때 유럽지역 매출액이 15%, 아시아지역은 20% 각각 증가했다. 남미의 경우는 무려 29% 신장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 동안 월풀의 주가는 미국 주택시장 침체로 인한 충격 때문에 부정적인 평가를 받으면서 계속 약세를 보이고 있었지만, 이 같은 시장이 우려는 과도한 것이었던 셈이다.
◆ 다국적 기업 해외실적, 사상 최강
WSJ는 최근 수년간 해외시장에서 미국 기업들의 실적 개선은 미국 기업 역사상 가장 강력한 결과를 이끌어 냈다며, 2000년 이후 2006년까지 미국 다국적기업들의 해외 자회사의 순익은 2730억달러까지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고 전했다.
메릴린치(Merrill Lynch)의 분석에 따르면, S&P500 기업들 중 해외매출 비중이 가장 큰 50개 기업들의 순익 중 73%가 해외에서 벌어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6년 전까지만 해도 이 비중은 63% 정도였다고.
또한 다우지수 30개 업체들 중 코카콜라(Coca-Cola), 하니웰 인터내셔널(Honeywell Int'l) 그리고 캐터필라(Caterpillar) 등은 모두 해외실적 호조에 기반해 월가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발표할 수 있었다.
WSJ는 미국경제가 얼마나 둔화될지는 불확실하고, 세계경제가 여전히 미국을 중심으로 연동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유럽과 일본 그리고 신흥시장이 여전히 강력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은 지금 같은 전환점에서 매우 중요한 기여요인임을 강조했다.
특히 이번 주 발표되는 미국 1/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를 밑돌 것이란 시장의 컨센서스가 형성되고 있고 심지어 1% 초반 성장률을 예상하는 전문가들도 있지만, "지금 세계경제 호조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것이 아님을 깨달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주장에도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신문은 중국과 여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개도국 경제가 다국적 기업의 해외 실적성장의 주된 배경이었다며, 지난 해 6월 미국 IBM이 인도에 향후 3년간 60억달러를 투자하기로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소개했다. 그 결과 지난 주 IBM은 인도의 분기 매출액이 전년대비 24%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는 것이다.
◆ 고맙다, 달러 약세! 하지만...
한편 달러화 약세도 다국적 기업 실적 개선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유로화는 지난 해 미국 달러화 대비 11% 절상되었으며, 파운드화는 13%나 가치가 올랐다. 유럽이 미국 기업들의 해외실적 중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유럽 통화가치 상승의 영향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물론 달러약세는 미국에 투자하고 있는 해외 투자자들의 주식 및 채권 가치를 떨어뜨리며, 종국에는 주가 하락과 금리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 당장에는 주가를 부양하고 있는 재료가 되고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지난 주 캐터필라는 유로화 강세 덕분에 분기 매출액이 1억8400만달러나 증가했다고 밝혔다. 만약 이런 환율 변화가 아니었다면 회사는 북미시장에서의 매출 10% 감소를 만회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이 같은 성장의 중심 변화와 환율여건이 변화가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글로벌 분산은 기업의 실적과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것이지만, 대다수 기업의 일자리에는 부정적인 결과를 이끌어 낸다.
지난 주 상무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5년 사이 다국적 기업들이 미국 내 일자리는 10% 이상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다. 대신 같은 기간 해외 현지 자회사의 일자리는 11%나 증가했다.
또한 다국적 기업들의 미국 내 신규 부동산, 공장 및 장비에 대한 연간 투자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2005년 투자규모를 2000년과 비교해 보면 14%나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해외 투자는 24%나 급격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WSJ는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