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는 자본의 입장에서는 좋은 일일지 모르지만 양국 노동자들이나 이들이 뽑은 의원들에게는 불만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 때문이며, 이런 자신의 이 같은 보호주의에 대한 우려는 미국 의회가 이번 FTA를 통과시킬 것인지 여부를 기준으로 유효성을 검증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 기사는 4월 9일 10시 11분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로치는 당국자들은 FTA가 '윈-윈(Win-Win)' 게임이라는 주문을 외우고 있지만, 노동자들은 사실상 교역자유화 물결의 변방에 서있다며, 특히 선진국들의 경우에 더욱 그러하다고 지적했다.
일례로 미국, 일본, 캐나다, 영국 , 유로존 등 이른바 'G7플러스' 경제의 전체 국민소득 중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16%로 사상 최대 수준에 이르고 있지만, 노동자들이 차지하는 소득비중은 54%로 사상 최소 수준에 그치고 있다고.
자유무역협정이 차례차례 전개되면서 현재 글로벌 교역이 전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사상 최대 규모인 31%에 이르렀다. 이는 1990년대 중반보다 10%포인트 더 늘어난 것이며, 1970년대 중반의 두 배 수준이다.
이런 식으로 교역이 급증하는데 노동자들의 소득비중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은 정치권에서 첨예한 쟁점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로치의 주장이다. 특히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 미국에서 양당 모두 세계화에 대한 역공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한 상황이어서 주목된다.
지난 해 미국의 대한국 무역적자는 170억달러로 대중국 무역적자 230억달러보다는 작지만 5번째로 많은 수준이며, 따라서 이번 한미 FTA가 발효되려면 장기적인 정치적 협상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로치는 최근 중국에 대한 미국 의회의 보호주의적 태도가 민주당이나 공화당의 일당적인 대응이 아니라 양당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음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3월 28일 상원 재정위원회의 공화당 상원의원 린지 그레이엄(Lindsey Graham)이 "이번 쟁점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같은 의견이며 함께 해나갈 사안"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지난 1994년 공화당의 승리와 이어진 "Contract with America" 아젠다를 본따 최근 하원 민주당의원들이 채택한 "A New Trade Policy for America" 정책은 국제노동기준, 환경보호, 지적재산권 그리고 일련의 대중국 관련 우려를 중심으로 하지만, 아젠다의 중심은 역시 노동자들에 대한 고려가 일차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그는 지적했다.
따라서 노동과 자본의 이해관계 상충이 분명히 중대한 정치적 결과를 이끌어 낼 것이며, 이런 점에서 한미 FTA에 대한 분석이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바우커스 상원의원은 소고기 수입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이번 FTA는 절대 의회를 통과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며, 레빈 의원은 자동차 협상에 이의를 제기한 상태고 여타 의원들도 농업협상 등 일련의 쟁점을 들고 나오고 있는 중이지만,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 쟁점은 몇 주 내로 해결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고 로치는 전했다.
따라서 그는 오히려 좀 더 심오한 쟁점은 자본과 노동의 대립이라는 세계화 자체에 대한 정치적 긴장에 놓여 있는 것으로 봐야 하며, 더구나 중국에 대해 보여준 미국 의원들이 한미 FTA에서 갑자기 우호적인 자세를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힘들기 때문에 한미 FTA는 의회를 통과하기가 상당히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그는 세계화에 찬성하는 세력들 중에서도 한미 FTA란 쌍무협상은 기본적으로 글로벌 교역확대를 위해 필요한 다자간협상과 기본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는 비판을 제기하고 있으며, 자신은 이런 입장에 동의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쌍무협상이 도하라운드와 같은 다자협상을 진척하려는 노력에서 멀어지는 것일 뿐 아니라, 또한 교역패턴이 비교우위의 고유한 효과보다는 개별국가의 교역장벽을 중시하는 방식으로 왜곡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이런 비판의 핵심.
하지만 로치는 좀 더 중요한 것은 쌍무협상이든 다자협상이든 모든 세계화에 대한 비판의 핵심인 노동세력의 '역공'이며, 따라서 한미 FTA는 도하라운드를 잠식한다는 점 때문에 의회의 반대에 직면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화 자체가 미국 노동자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없다는 의회의 주된 불만 때문에 막힐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로치는 앞으로 미국 의회에서 한미 FTA에 대한 논쟁은 미국 의회의 강경하고도 새로운 무역정책의 리트머스 시험지와 같은 역할을 해 줄 것이라며, 만약 별 문제 없이 의회에서 협정이 통과된다면 자신의 보호주의 우려는 틀린 주장이 되지만 의회 비준이 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또다른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