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는 중국 증시에 대한 이 같은 엇갈리는 태도를 보면서 과연 누구 얘기를 듣는 것이 옳을까 질문을 던진 것이다.
일단 신문은 국내 투자자들의 판단이 올바른 것이라고 해도 중국 국내증시에 투자가 제한되어 있는 해외투자자들로서는 별반 바뀔게 없다는 것이 현실이라며, 아마도 투자자들은 폐쇄된 중국 금융시장 참가자들의 의견보다는 해외 대형금융기관의 입장을 따르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예를 들어 마이클 오설리반(Michael O'Sullivan) 스테이트스트리트 글로벌 마켓(State Street Global Markets) 선임 주식전략가는 "일반적으로 중기 혹은 장기 주가의 변화는 자금흐름을 따르는 법이다"라고 지적했다.
이들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해외에 상장된 중국 주식을 1월 초부터 매도하기 시작했으며, 국내 투자자금이 계속 증시에 유입되면서 국내주가가 랠리를 구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시장에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고 한다.
물론 국내투자자나 해외투자자들 모두 중국의 경제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낙관하고 있으며, 금융시장이 이런 추세를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기는 하지만, 이런 추세가 주가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르다고 WSJ는 지적했다.
◆ 분리된 시장, 주가변화나 의견도 제각각
중국 국내투자자들은 주가가 꾸준히 랠리를 이어갈 것이라고 보는 반면, 해외투자자들은 현재의 수준에서 추가로 상승할 여지가 제한적이라고 본다는 것.
결국 상하이 및 선전 등 주요거래소에서의 주가 랠리는 갈수록 정신이상 현상으로 번지고 있으며, 도대체 투자자들이 자기가 보유한 주식이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인지 이해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이들은 우려했다.
이 같은 증시 투자자들의 정신분열 혹은 개성분열 양상이 처음 시작된 것은 중국 증시가 아직 유아기 단계에 있던 시점 중국당국이 주요기업들의 홍콩 및 뉴욕증시 상장을 허용하기로 한 결정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WSJ는 설명했다.
이 같은 결정으로 글로벌 투자자들은 중국 기업들의 주식을 거래할 수 있었지만, 이들 주식은 외환통제 및 여타 제약으로 인해 국내 투자자들은 살 수가 없는 것이었다. 이런 유사한 장벽이 중국 증시 전부라고는 못해도 그 대부분이 해외투자자들의 손이 미치지 않는 대상으로 만들었다.
물론 지난 해 중국 주식은 국내에서나 해외에서 공히 급격한 상승세를 기록했지만, 이처럼 완전히 구별되는 투자자 기반 때문에 서로 다른 종류의 주식이 그렇듯이 지금도 여전히 분리된 상태인 것이다.
해외증시에 상장된 중국주식의 등락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MSCI 중국지수는 올해 1/4분기 2.3% 내렸다. 미국과 유럽 그리고 일본이나 호주 등의 주가지수가 이보다는 사정이 좋았다. MSCI 중국A주 지수로 판단한 중국 국내주가는 분기 36%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런 차이는 중국 국내증시, 특히 상하이증권거래소가 2월 27일 폭락양상을 나타냈다는 헤드라인을 장식하고서 드러난 것이기 때문에 더욱 놀라운 것이다.
사실 글로벌 증시 조정양상으로 이어진 그 사태가 중국 국내증시에서는 일시적인 조정에 그쳤지만, 글로벌 투자자들은 이미 증시 붕괴 이전에 중국주식에서 손을 빼고 있었으며, 그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흐름에 대해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의 브래드 더햄(Brad Durham) 전무이사는 "투자심리가 2월 7일 주간을 기점으로 급격하게 전환되면서 2월말 급락양상이 나타나기전 3주 동안 내리 중국주식에 대한 급격한 매도양상이 발견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이후에도 글로벌 투자자들은 EPFR이 조사하는 중국중심의 뮤추얼펀드에서 약 31억달러 정도 환매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그는 전했다. 물론 3월 마지막 주에는 중국주식 쪽으로 다시 일부 자금이 유입되는 양상이 확인되었지만, 이미 빠져나온 자금흐름이 회복되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WSJ는 이 같은 투자심리의 변화가 올해 1/4분기 신흥시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태도변화라는 큰 흐름을 반영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ERFR에 따르면 이 기간 신흥시장펀드에서는 총 16억7000만달러의 환매가 발생, 지난 해 같은 기간 232억6000만달러 자금유입과 대조적인 양상을 보였다. 자금의 흐름은 좀 더 선진증시 쪽으로 이동하는 분위기였다.
앞서 스테이트스트리트의 오설리반은 "지난 2년 동안은 기관들이 신흥시장 비중을 늘려왔지만, 이들 증시가 강한 랠리를 보인 이후에는 포지션을 줄이면서 점차 선별적인 매매 쪽으로 태도가 변화되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기관들은 점차 저평가된 지역으로 끌리고 있으며 또한 저렴한 업종을 사고 고평가된 업종을 팔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 "국내증시야 중국인들이 더 잘 알겠죠"
하지만 WSJ는 현재 MSCI 중국지수의 PER는 19배 수준으로 신흥시장 증시 기준으로 보면 매우 높은 수준으로 평가된다며, MSCI 중국A지수의 경우 그보다 25%나 더 고평가된 24배 수준에 거래되고 있어도 국내투자자들이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고 우려했다.
뮤추얼펀드 조사 및 판매를 주로 하는 TX인베스트먼트 컨설팅사의 린 이샹(Lin Yixiang) 대표는 이에 대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우려가 중국 국내투자자들에게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자신이 보기에는 중국 국내투자자들이 시장을 알아도 더 잘 알 것이며, 따라서 지금 낙관적인 태도가 올바른 것 같다고 주장했다고 신문은 소개했다.
중국 국내투자자들은 강세전망을 고수한다고 해도 중국 주식의 가치가 고평가되었다는 점은 시인하지만, 기업의 실적이 워낙 급격히 성장하고 있어 이 같은 고평가 수준이 정당화될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그리고 중국경제가 워낙 강력하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도 투자자들의 의욕을 강화하는 요인이 되는 등 구조적인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리 콴(Li Quan) 보세라 애샛 매니지먼트(Bosera Asset Management)의 부사장은 중국의 인구학적 구성 또한 주식시장의 강세에 기여하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 이제 30세에서 45세의 황금기에 있는 인구 비중이 워낙 많다보니 이들이 그 동안 저축한 돈을 새롭게 투자하고 싶어 한다는 것이다.
국내 채권금리나 예금금리가 워낙 낮은데다 최근에는 인플레율이 강화되는 조짐이 있다는 점 또한 국내 투자자들이 증시로 발을 들여놓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최근 중국 런민은행(PBOC)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주식이나 뮤추얼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을 가진 중국가계의 비중이 30%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 해 같은 시점의 19%와 비교할 때 급격한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중국의 자본통제에 따라 해외주식이 투자대안이 될 수 없기 때문에 국내증시가 더욱 수혜를 얻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