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과 부동산 사이에서 고민하는 시장에 대해 한은의 한 관계자는 이런 말로 정리했다.
(이 기사는 14일 오전6시59분에 유료기사로 송고되었습니다)
어제 채권시장은 환율 움직임에 따라 출렁거렸다. 환율이 한때 930선이 무너지자 금리가 내림세를 보였다가 막판 정부의 개입으로 환율이 반등하자 금리도 소폭 오르면서 장을 마쳤다.
환율 하락은 수입물가를 떨어뜨리고 수출채산성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채권시장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한다.
최근 환율하락은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글로벌 달러 약세에다가 연말에는 통상 엔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는 등 엔화 강세요인이 있고 중국의 해외투자 통화 다변화, 수출호조에 따른 외환시장에서의 달러 공급 우위 등이 맞물려 있다. 이를 감지하고 NDF에서는 헤지펀드 등의 달러 매도가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원달러 환율 하락은 추세적은 더 이어질 것 같다는 게 외환당국이나 외환시장 관계자들의 공통된 견해인 듯하다.
다만 직전 저점인 920선 근처에서는 공방이 펼쳐지면서 하향돌파가 그리 녹녹치는 않을 것이라고 외환당국의 한 관계자는 내다봤다.
어제 외환당국이 10억달러 가까이 개입을 한 것은 920선 지지선을 염두에 두고 스무딩오퍼레이션(하락속도조절) 차원의 개입으로 보인다.
이같은 환율 하락은 콜금리 인상을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환율 보다는 부동산이 더 시급한 문제라는 게 한은의 생각인 듯하다.
지난 9일 금통위가 콜금리를 동결했지만 나름대로 고민은 꽤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성태 한은총재는 부동산을 통화정책으로 대응하는 건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지만 부동산급등에 대해 상당한 우려를 표명했고 어떻게 대처할지 고민하고 있음을 토로했다.
한은 일각에서는 금통위 3일전인 지난6일 이성태 한은총재를 비공식적으로 방문한 김수현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의 한은 방문 소식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다면 11월 금통위의 콜금리 동결 결정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한다.
집값 급등에 대해 한은도 상당히 우려하고 깊이 고민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말이다.
오는 15일께 발표될 부동산대책을 계기로 부동산값이 안정되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고 계속 집값이 뛰면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커질 것 같다. 금통위가 이르면 12월에 콜금리 인상 카드를 전격적으로 뽑아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채권시장은 수급호조와 환율하락, 미국 등 해외금리하락 등 우호적인 변수들이 많다. 내일 1.88조원의 국고채바이백은 수급을 더욱 좋게 하는 요인이다.
반면 통화정책은 부동산 움직임에 따라 콜금리인상 가능성이 열려 있다. 콜금리를 한차례 0.25%포인트 올릴 경우 4.75%가 된다. 당장 콜금리와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13일 종가 4.70%)이 역전된다.
다른 여건이 좋더라고 통화정책이 불확실하다면 채권금리가 더 떨어지기가 녹녹치 않다. 복싱에서 상대가 그로기 상태에 있더라도 카운터 한방에 의해 전세가 뒤집어지는 경우가 이따끔씩 있는데 채권시장도 이런 통화정책 한방을 경계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와함께 원달러 환율 하락속도가 너무 빨라 외환시장개입이 늘어날 경우 개입의 결과로 풀린 통화를 수속하기 위해 통안증권 발행이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어제 미국 국채수익률은 소폭 오름세를 보였다. 10년만기 국채수익률은 4.60%로 전일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줄줄이 발표되는 지표를 앞두고 관망분위기가 짙었다.
오늘 채권시장은 외환시장과 당국의 대응, 정부가 이르면 15일 발표할 예정인 부동산정책에 무엇이 담길지 등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박스권에서 방향을 탐색하는 장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3년만기 국고채수익률은 4.67-4.73%, 국채선물 12월물은 108.92-109.12 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