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란 관측 하에 이들 정책결정자들이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가 하는 문제가 점차 시장의 관심사로 부상하는 중이다.
금융시장은 연준이 물가우려를 던지고 앞으로는 경기움직임에 따라 생각보다 빠른 시점 안에 금리를 인하함으로써 경기를 부양할 것으로 기대하는 모양이지만, 이런 기대는 현실과는 괴리되었을 가능성이 농후해 보인다.
유력 컨설팅업체로 알려진 메들리 글로벌 어드바이저스(Medley Global Advisors)는 이번에 제출한 보고서에서 "연준은 성장보다는 물가를 더 우려하고 있다"는 경고음을 냈다.
이렇게 여전히 '물가를 더 염려하는 것으로 보이는' 미국 연준은 정책운용에 있어 종합물가(Headline Inflation)보다는 근원물가(Core Inflation)를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방식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 하는 논쟁이 있었다.
이러한 논쟁은 지난 잭슨홀 심포지엄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됐다. 영란은행(BOE)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찰스 빈(Charles Bean)이 공식적으로 근원물가 중시 방식에 대해 반기를 들었다.
<b>◆ 美 9월 CPI, 종합물가지수 상승률이 근원물가 크게 밑돌 듯</b>
연준이나 주요 전문가들은 여전히 근원물가를 중심이 놓는 것이 물가추세를 반영하는데 적절한 것이라고 입장을 방어한 모양이지만, 결론은 그리 쉽게 내려지지 못했다. 사실 종합물가 또한 근원물가만큼이나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쟁은 최근 국제유가의 급락으로 인해 9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헤드라인 상승률이 코어 상승률을 크게 밑돌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다시 한번 재조명될 가능성이 있다.
참고로 지난 8월까지 미국 종합소비자물가지수는 연간 3.8% 상승률을, 근원소비자물가지수는 연간 2.8% 오름세를 각각 기록했다. 이처럼 미국 종합소비자물가는 역사적으로 근원물가보다 연간상승률 면에서 약 1% 포인트 격차를 보여왔다. 최근 15년 동안 종합물가가 근원물가보다 낮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은 8차례 정도에 불과했다.
이와 관련 찰스 플로서(Charles Plosser) 필라델피아 연준 신임총재는 "9월 CPI로 추세를 판단하려고 들지 말라"는 경고음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이번 논쟁이 좀 더 주목되는 것은 최근 미국증시와 채권시장의 엇갈린 논리 때문이다.
미국 증시투자자들은 근원물가 안정예상으로 연준이 금리인상을 중단한 것 외에도 유가하락에 따라 소비자 지출이 예상보다 강할 것이란 기대를 동시에 반영하는 중이다. 하지만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유가하락이 경기부양 요인이 될 것이란 점을 무시하고 물가압력을 줄일 것이란 쪽에만 기대를 거는 모양이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올해 고점을 통과했다는 관측이 많기는 하지만, 계절적 요인이나 지정학적 배경에 따라 언제든지 신속하게 반등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의 기대는 쉽게 흔들릴 가능성이 존재한다.
<b>◆ 연준이 근원물가에 주목하는 이유와 최근 유로존 당국자들의 비판</b>
연준이 근원물가에 주목하는 것은 무엇보다 통화정책 결정이 '중기전망'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중기전망에서 보자면 최근 물가추세를 좀 더 잘 반영하는 것은 근원물가다.
최근 두 차례 금리를 동결한 연준은, 이러한 결정이 지금 당장 경기와 물가수준이 아니라 2007년 혹은 이 이후 기간에 걸쳐 경제와 물가수준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소비자들이 휘발유 등 주요 석유제품을 소비하면서 소득의 상당부분을 투여하고 있으며, 그 가격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중앙은행이 종합물가 안정을 목표로 해야 하지 않느냐는 뼈아픈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이 국제유가의 변화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이 부분까지 반영된 물가의 수준을 직접 조절하려고 할 필요는 없다고 방어한다.
찰스 빈 영란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이에 대해 "최근 몇 년간 거의 세 배나 급등한 국제유가 그리고 상품가격의 상승은 중국과 인도의 성장 때문이며, 이는 세계화에 따른 충격의 또다른 측면"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중국과 인도의 노동력 공급 등으로 근원물가는 하락했으나, 종합물가는 크게 상승한 셈이다.
이런 지적을 받아들여 악셀 베버(Axel Weber) 獨 분데스방크 총재 겸 유럽중앙은행(ECB) 정책이사는 "근원물가를 통화정책의 주요 목표로 설정하는 것은 일종의 맹목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만약 유가상승을 무시한다면, 에너지가격 때문에 실질소득이 줄어든 것으로 느낀 노동자들이 임금인상 요구에 나설 가능성 등 '2차적인 효과'까지 무시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버냉키 연준의장 및 다수 연준관계자들도 이런 지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으며, 이런 점에 대해서는 연준도 ECB나 BOE처럼 파급효과가 없도록 억제하는데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히려 유가충격에 따라 좌충우돌하는 것보다는 근원물가에만 집중하는 것이 통화정책 구사에서는 좀 더 유리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유로존의 경우 최근 유가하락세로 인해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상단인 2% 아래로 떨어졌지만, 이번 주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에 변함이 없다. 이는 ECB 역시 물가의 근원추세를 중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b>◆ 연준, 사실 근원물가지수만 보고 있는 것은 아니다</b>
한편 연준 관계자들은 근원물가를, 특히 근원개인소비지출(core PCE)물가지수 중시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은 이 지표외에도 다양한 물가지수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연준 스탭들이나 연준 정책결정자들은 추세를 보기 위해 종합CPI외에도 클리브랜드 연준이 개발한 "미디언 CPI(median CPI, 중앙값)"도 검토하고 있으며, 근원PCE물가지수 구성부분 중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항목과 가장 큰 하락률을 기록한 부분을 제거한 "근원PCE물가지수 절삭평균(trimmed mean core PCE price index)"와 같은 지표도 보고 있다고 한다.
이런 다양한 지수들을 동시에 고려하는 이유는 추세 만이 아니라, 그 추세를 결정하는 가장 기초적인 배경이 무엇인지를 골라내기 위해서이다.
종합물가지수는 단기적인 변동성이 심한 유가의 변화에 따라 추세를 왜곡할 가능성이 있다고 하지만, 근원물가지수 역시 상황을 호도할 가능성에서 배제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재정이 된 것처럼, 근원PCE물가지수 내에서는 주택소유자들의 자기임대료의 상승이 '편향'을 일으킨다는 점이 이미 연준 정책당국에서도 인정된 바 있다.
이런 지수들의 다양한 한계 때문에 더욱, 중앙은행 정책결정자들은 겉으로 보이는 것처럼 헤드라인이냐 코어냐 하는 문제에 집착하지 않는다.
<b>◆ 헤드라인 vs. 코어 중시논쟁은 사실 연준의 전략수정 논의에서 촉발</b>
그렇다면 나름대로 한계와 편의를 지니는 헤드라인 물가와 근원물가 중 어떤 부분을 중시해야 하는냐는 것이 왜 쟁점으로 떠올랐을까?
이는 버냉키 신임 연준의장을 주축으로 연준 내에서 통화정책 전략의 수정이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기 때문에 나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버냉키는 '명목 물가안정 목표제'의 도입을 강력히 주장해 온 인물이다.
그런데 버냉키가 고려에 두고 있는 모델은 바로 영란은행이다. 영란은행과 같은 방식의 물가안정 목표제를 도입하려면 정책의 중심이 근원물가에서 헤드라인물가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
아니면 유가변화 및 소비자들의 인플레 기대수준을 무시하고, 근원물가를 공식적이며 구체적인 수치상의 정책목표로 제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 역시 어려운 일이다.
따라서 연준의 물가안정목표제의 도입 과정에서 풀어야 할 숙제가 헤드라인이냐 코어냐 하는 문제로 부각된 것이다. 연준의 모델이라는 영란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 빈의 주장도 이런 맥락에서 주목을 받았다.
한편 이번 논쟁으로 볼 때 연준이 쉽게 명시적이며 고정된 물가안정 목표제를 도입하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좀 더 복잡하게 고안된, 밴드화된 물가안정목표제가 도입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