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두 차례 연속 금리동결 결정을 내린 채 미국 경제 및 물가 동향을 점검할 기회를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록 물가압력이 안심지대를 상회하고 있기는 하지만 주택경기가 빠른 속도로 냉각되고 있기 때문에, 연준 정책결정자들은 성장과 물가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해 부심하는 중이다.
지난 8월 FOMC의사록에서는 일부 정책결정자들이 물가압력이 계속해서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에 금리동결 결정이 쉽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다만 최근에는 국제유가 및 상품가격이 고점에서 신속한 후퇴양상을 보였기 때문에, 연준 관계자들은 물가와 소비경기 전망에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란 기대감도 드러냈다.
경제전문가들은 연준이 일차적으로 물가압력의 상승을 저지하고 물가상승 기대를 억제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 노력이 경제활동에 제약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균형을 찾는 일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는 중이다.
◆ 최근 상황과 연준 관계자들의 태도
지난 주 발표된 미국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 결과는 연준의 금리동결 결정을 지지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에너지 물가 상승률이 2.9%에서 0.3%로 대폭 둔화되면서 헤드라인 물가상승률이 0.2%에 머물렀다. 그러나 근원물가지수 상승률은 2.8%의 12개월 상승률을 기록, 7월에 비해 0.1%포인트 압력을 줄이기는 했지만 여전히 안심지대를 크게 상회하는 중이라는 점에는 변함이 없었다.
또한 주말 선진국 G7 회담에서는 세계경기가 내년까지 견조한 양상을 보일 것이라며, 유가상승 및 기대 인플레이션 그리고 보호주의 확산 등을 잠재적 리스크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번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 소비자 물가압력이 이미 상승하기 시작했다며 연준은 물가 기대치를 억제하기 위해서라도 추가 긴축을 단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현재 미국 채권시장 참가자들이나 금리전문가들은 연준의 금리인상 주기가 종결되었다고 보기 때문에 사실상 정책경로에 대해 낙관하는 중이다. 지난 주 윌리엄 풀(William Poole)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나 토마스 호닉(Thomas Hoenig)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모두 물가전망에 대해 낙관하는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현재 연준 관계자들은 고용시장 동향에 대해서는 별로 우려하지 않는 눈치다. 실업률은 역사적으로 매우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최근 일자리 증가세가 둔화되기는 했지만 '적정수준'인 것으로 평가하기 때문이다. 주택경기에 대해서는 일부 소비지출에 미칠 영향이 우려되기도 하지만, 기업 설비투자와 소득증가세로 인한 상쇄효과 때문에 경제전반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한 모양이다.
풀 총재는 "경기가 왕성한 수준"이라며, "다만 한 두 분기 정도는 생각보다 약할 수도 있을 것"이란 언급을 제출한 바 있다. 그는 "주택부문이 총 고용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라며 "주택경기 둔화에 대한 강조는 다소 과도한 듯 하다"고 일축했다.
그러나 캐시 미네한(Cathy Minehan)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들어 경기 및 물가 리스크가 양방향으로 확대된 듯하다며, 물가는 경제성장률이 3%를 밑돌면서 완만해지겠지만 주택경기 둔화가 소비지출에 미칠 영향이 지금 생각하는 것보다 클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녀는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책결정자들이 "경각심"을 가져야만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는 자넷 옐렌(Janet Yellen)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연준은 이번 달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기에 대해 "계속 확장국면을 이어가고 있다"며, "다만 5개 지역은 확장속도가 둔화되고 있음을 시사했고 나머지 7개 지역은 성장속도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고 지적했다. 미국 소비자들은 특히 자동차와 가정용품 등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연준이 금리를 다시 동결하는 이유는
아직은 상황의 전개가 뚜렷하지 않고 연준 정책결정자들의 진짜 우려가 어디에 있는지도 불확실한 상황이지만, 이번 주 FOMC가 금리동결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이유 몇 가지는 분명한 듯 하다.
먼저 연준은 2년간에 걸친 금리인상 영향의 지연효과와 또한 8월 금리동결 결정이 경제 및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을 좀 더 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주택경기가 신속하게 냉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금리를 인상함으로써 경제주체들에게 더욱 큰 심리적 부담을 안겨줄 이유는 없는 상황이다. 미국인들은 주택담보 대출에 소비를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부분을 무시할 수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단행할 경우 주택경기가 급격히 하강함으로써 미국경제를 침체로 빠뜨릴 수도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 뿐 아니라 세계경제 전반으로도 그 파급효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11월 미국 의회 중간선거가 코 앞으로 다가온 상황이기 때문에 정책행보가 직접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고 해도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한다. 현재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지배하고 있기는 하지만, 상원 100석 중 1/3, 하원 435석 전체가 재편되기 때문에 지배구도에 큰 변화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민감한 정치일정에 연준의 정책결정이 좌우되는 경우는 많지 않았지만, 특히 버냉키 연준의장은 부시대통령의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낸 경력을 가졌기 때문에 지금 굳이 모기지 및 대출비용을 올림으로써 민주당 의원들의 공격대상이 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어 보인다.
[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