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임 사여러분, 저는 오늘 지난 30여 년간 몸담아왔던 기획예산처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공직과의 인연은 더 지속되지만, 이제 기획예산처와는 영원히 작별하는 순간이 다가온 것 같습니다. 언젠가 떠나리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듯 이별의 말을 전해야 하는 순간이 되고 보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경제기획원과 재정경제원, 그리고 기획예산처에 이르기까지 조직의 간판은 몇 차례 바뀌었지만, 저는 사실상 30여년간을 한 직장에서 근무하였습니다. 그동안 저는 여러분과 같은 최고의 인재들을 만나 아름다운 인연을 쌓는 행운을 누릴 수 있었습니다. 제게 이런 행운을 베풀어 주신 여러분께 먼저 감사드리고 싶습니다.지난 30여년을 돌이켜 보면 때로는 고민 속에, 때로는 안타까움 속에, 때로는 자부심 속에 많은 일들을 했던 기억이 떠오릅니다. 최근 1년반동안 우리 조직의 책임자가 되어 여러분과 함께 열정을 쏟았던 그 시간들은 제가 어디에 있든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또 그 시간들은 저에게 무한한 자긍심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생각해보면 그동안 우리는 정말 많은 일들을 이루어냈습니다. 오랜 동안 우리 재정의 해묵은 숙제였던 5개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수립, 톱-다운 예산편성제도의 도입, 성과관리제도 도입, 디지털예산회계제도 도입 등을 성공리에 추진해 왔습니다. 이제 우리 재정도 사업과 계수위주의 소극적이고 후진국적 형태에서 벗어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제 경기와 경제성장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고, 국민들의 삶의 질과 소득 분배를 개선하고, 장기적인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적극적인 선진국 형 재정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하겠습니다. 아직 그 성과를 평가하기에는 이르지만, 우리가 이루어낸 일들은 우리 재정제도가 출범한 지 40년 만에 가장 혁신적인 재정개혁으로 기억되리라 생각합니다.이러한 재정혁신을 바탕으로 우리는 12대 재원배분원칙을 세우고, 선진국 수준의 재정배분 구조로 전환하는 일에도 도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안목으로 2030년까지의 국가비전을 수립하는 작업에 착수하였으며, 민간자본에게 안정적인 수익처를 제공하는 동시에 재정에도 투자할 수 있는 BTL제도도 만들었습니다. 성과관리본부를 발족하여 성과관리를 하나의 독립적 업무체계로 만들었던 일도 보람 있는 일 중의 하나였습니다. 이제 우리 현실에 맞는 K-PART(재정사업자율평가제도)제도가 예산편성과정에서 활용되고 있고, 개별사업에 대한 평가보고서도 속속 나오고 있습니다. 총사업비 관리는 그 어느 때보다 체계화되어 재정규율을 세우는 한 축으로 당당히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특히 예산낭비신고센터에 대해서는 “기획예산처가 지난 수년간 한 일 중에서 가장 잘 한 일이다.”라는 웃음 섞인 얘기까지 들을 수 있었습니다.공공혁신본부의 노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공공기관의 지배구조개선, CEO 연찬회, 최초의 산하기관평가,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공공기관 포털 개설 등 그간의 수동적인 평가업무에서 탈피하여 명실상부한 공기업․산하기관 혁신을 주도하는 부처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는 모습에 가슴이 뿌듯해집니다. 이렇듯 많은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우리는 기획예산처를 더 좋은 조직으로 만들기 위한 혁신 노력도 게을리 하지 않았습니다. 생소하던 정부부처 혁신평가를 마주하고서 몇 달 만에 순식간에 1등을 해내었던 일, 우리 처의 중장기 비전을 수립하고 MI를 새로 만들었던 일, 점프-7을 공개선발하고 함께 노력했던 기억, 연찬회에서 밤새워 주고받았던 진지한 고민 등이 주마등처럼 머리를 스쳐갑니다. 우리는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자발적으로 변화를 이끌고자 했습니다. ‘예산실’이라는 정들었던 이름까지 없애가면서 재정혁신을 위해 전면적인 조직개편을 추진했습니다. 저를 믿고 한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나섰던 여러분의 모습을 저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여러분, 그동안 너무 고생이 많았고 감사했습니다.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이 아니었던들 이 많은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었겠습니까? 이렇듯 많은 추억과 자긍심을 저에게 선사한 여러분이지만, 저는 여전히 많은 일들만 여러분께 남기고 떠나게 되었습니다. 이제 남겨진 일들은 온전히 여러분의 몫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은 최고의 공무원이며 무한한 자질과 능력을 갖고 있음을 알기에, 가벼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없더라도 여러분은 새로운 장관님과 함께 모든 업무를 지금보다 훨씬 더 잘 해낼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기획예산처가 미국의 OMB 못지 않은 Best Work Place가 되는 그 순간까지 여러분과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만, 미처 마무리를 짓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아쉽습니다. 비록 저는 이곳을 떠나지만 여러분의 동지이자 선배로서, 먼발치에서나마 후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또 한 가지, 여러분의 끊임없는 노력과 성과에도 불구하고 제가 그간 칭찬에 인색했던 것은 조직에 대한 나름대로의 경영철학을 갖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능력과 의욕이 강한 여러분과 같은 사람들에게는 칭찬보다는 새로운 비전 제시와 엄격한 조직관리가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칭찬이 저 개인에 대한 인기와 호감도는 높일 수 있겠지만, 조직 전체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돌이켜보면 여러분은 곱절로 칭찬을 받아도 부족함이 없는 인재들입니다. 저의 경영철학으로 인해 칭찬대신 꾸지람을 들었던 분들이 많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능력을 의심하거나 의기소침하지는 마십시오.기획예산처를 떠나면서 인생 선배로서 몇 가지 당부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항상 창의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을 길러야 합니다. 우리 사회의 여러 가지 문제들에 대해 항시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고정관념을 뒤집어보는 자세를 갖추어야 합니다. 저는 기획예산처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모두 우리 사회의 리더이자 선택받은 엘리트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엘리트와 리더가 갖추어야 할 덕목은 인격과 덕도 있겠으나 무엇보다 아이디어와 비전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리 주변의 모든 현상들을 즐거운 자세로 탐구하고 관찰하며, 평소에 독서와 공부도 게을리 하지 말기 바랍니다. 그래야 여러분들은 풍부한 아이디어와 비전을 갖춘 리더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신이 떠올린 아이디어들을 현실에서 계속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과 아이디어가 있다면 단순한 불평 불만으로 삼지 말고 ‘나라도 나서서 해보자’는 자세를 갖추었으면 합니다. 물론 여러 가지 시도를 하다보면 ‘되는 일’도 있고 ‘안 되는 일’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끊임없이 시도하여 그것이 성취될 때 얻는 보람과 자부심은 공직생활에 있어서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저 역시 사무관 시절부터 나름대로 수많은 시도를 하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제가 장관이 되어서 여러분들께 얘기한 수많은 지시사항들이 바로 그간 제가 이루지 못했던 시도들이었습니다. 동사무소의 기능 전환, 파출소의 통폐합, 노동집약적 군대에서 첨단기술 군대로 전환하는 일,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추진되었던 노인교통수당제도와 획일적인 보육료제도를 고치고자 노력했던 일, 무역법․문예진흥법․외국환관리법 등 각종 법령의 규제를 완화하고자 노력했던 일, 수도권․산지 등 우리 국토를 좀 더 효율적으로 쓰고자 했던 일 등이 바로 그러한 시도의 일환이었습니다. 기획예산처 직원 여러분, 여러분이 어떤 직급, 어떤 위치에 있든 끊임없이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을 계속 생각해내고 시도해주시기 바랍니다. 더러는 실패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좌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의 시도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가슴 속에 묻어둔 채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수정과 보완을 거쳐 좋은 기회가 찾아왔을 때 도전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끝없는 비판정신을 지니고 도전하는 여러분에게 기회의 여신은 반드시 다시 찾아 올 것입니다. 우리 주변의 문제들에 대한 깊은 사색과 통찰이 계속될 때 여러분의 가치는 계속 높아질 것입니다. 기획예산처 직원 여러분, 정든 직장을 떠나게 되어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지금 이 순간 영원히 기획예산처 사람으로 남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앞으로도 여러분과 계속 협력하고, 뜻을 함께하는 사람이 되겠습니다. 여러분, 그동안 부덕한 저를 따르느라 너무 수고가 많았습니다. 앞으로 어느 곳에 있든 서로 좋은 기억과 인연으로 남아 있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2006년 7월 3일변 양 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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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
[수원=뉴스핌] 박승봉 기자 =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의 재정 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비상조치 추친 방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의 재정 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비상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경기도]
추 지사는 이날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도는 지금 새로운 공약사업을 추진하기는커녕 이미 진행 중인 민생 사업조차 온전히 유지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며 "지금 결단하지 않으면 2~3년 뒤 채무를 갚기 위해 또다시 지방채를 발행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경기도 재정 비상 상황'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도에 따르면 민선 8기 당시 경기도는 재정 부족을 이유로 노인장기요양, 소아응급 책임의료기관 육성, 유·초·중·고교 급식비, 시내버스 공공관리제 등 상당수 주요 민생·필수 사업의 올해 예산을 12개월분이 아닌 9개월분만 편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올해에만 약 7700억 원 규모의 감액추경이 필요한 실정이다.
경기도는 지난해 한도액의 99.6%에 달하는 9430억 원 상당의 지방채를 20년 만에 발행한 데 이어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조례를 개정해 남북협력기금 등 각종 기금 재원 5588억 원을 일반회계로 예탁·끌어다 쓰며 위기를 버텨왔다.
그러나 도 전체 예산 약 41조 7000억 원 중 도가 자체 활용할 수 있는 재원은 3조 5000억 원에 불과한 데다 세원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취득세 수입이 2022년 11조 원에서 올해 8조 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아울러 3기 신도시 개발 세수 효과 감소, 반도체 등 인프라 투자 대비 법인지방소득세의 시·군 귀속 구조, 전체 예산의 49%에 달하는 복지 예산 증대 등이 맞물리며 구조적 재정 위기가 심화했다.
추 지사는 구조적 재정 위기 극복을 위해 ▲도지사 및 고위공직자 업무경비 감액 등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 ▲일회성·선심성 행사 및 불요불급한 사업 전면 중단▲참모조직 및 공공기관 인력 효율적 재배치 ▲지방소비세 확충 및 국고보조사업 지방비 부담 개선 등 세입구조 정상화를 위한 4대 방안을 제시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가 5일 경기도의 재정 여건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상 상황'을 선언하고 강도 높은 세출 구조조정과 세입 구조 개선을 골자로 한 비상조치 방안을 발표했다. [사진=경기도]
다만 도민의 생명과 안전, 취약계층 보호를 위한 핵심 민생 예산은 끝까지 지켜내겠다고 약속했다.
추미애 지사는 "재정위기의 고통을 사회적 약자와 서민의 삶에 떠넘기지 않고 불필요한 지출부터 선제적으로 줄여나가겠다"며 "지금의 어려움을 다음 세대의 빚으로 넘기지 않고 경기도의 미래를 위한 전환점으로 만들기 위해 도의회 및 31개 시·군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강조했다.
1141world@newspim.com
2026-08-05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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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전 경기 폭염 취소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극한 폭염이 프로야구까지 멈춰 세웠다. 경기장 곳곳에서 온열질환 의심 환자가 발생하고 관중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응급 상황까지 벌어지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결국 리그를 일시 중단하고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
KBO는 5일과 6일 예정됐던 2026 신한 SOL KBO리그 1군 전 경기와 퓨처스리그 전 경기를 모두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취소된 경기는 잠실(NC-두산), 인천(LG-SSG), 대구(한화-삼성), 부산(키움-롯데), 광주(KT-KIA)에서 열릴 예정이던 5경기다.
[서울=뉴스핌] 폭염 속 응원을 하고 있는 삼성 팬들. [사진 = 삼성 라이온즈] 2026.08.05 wcn05002@newspim.com
KBO는 "최근 전국적인 폭염으로 관람객과 선수단의 안전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어 이를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라며 "6일 긴급 실행위원회를 열어 폭염 관련 리그 운영 방침과 안전 대책을 원점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회의에는 KBO 사무국을 비롯해 10개 구단 단장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폭염 상황에서의 경기 운영 기준과 안전 대책을 전면 재검토할 계획이다.
당초 KBO는 전날 폭염 단계별 경기 운영 세칙을 새롭게 발표했다. 폭염주의보가 발효되면 경기를 정상 개최하고, 폭염경보가 내려질 경우 홈 구단 의견을 반영해 경기 시작 시간을 최대 1시간까지 늦출 수 있도록 했다. 또한 기상청이 올해 신설한 최고 단계인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되면 경기 당일 오후 1시 이전 취소를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폭염중대경보는 하루 최고 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최고기온 39도 이상이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에 따라 전날 잠실 NC-두산전과 광주 KT-KIA전이 해당 기준이 적용된 첫 사례로 취소됐다.
[인천=뉴스핌] 유다연 기자= 4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와 LG 경기 8회를 마친 후 한 관객이 온열질환으로 쓰러졌다. 해당 관객을 이송하기 위해 대기 중인 구급차의 모습. 2026.08.05 willowdy@newspim.com
그러나 다른 경기장에서는 더 심각한 상황이 발생했다.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와 SSG 경기에서는 총 25명의 관중이 온열질환 의심 증세를 호소하며 현장 치료를 받았다.
이 가운데 2명은 의식 저하 등 중증 증상을 보여 구급차로 병원에 이송됐다. 8회말에는 25세 남성 관중이 계단에서 의식을 잃고 쓰러져 경기가 약 9분간 중단됐고, 경기 종료 직전에도 26세 남성 관중이 응원석에서 쓰러지는 응급 상황이 발생했다. 다행히 두 번째 환자는 현장 안전요원의 응급조치 후 의식을 회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장 안팎에서 온열질환 환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KBO는 기존 운영 방침만으로는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결국 5일과 6일 예정된 1군과 퓨처스리그 전 경기를 모두 취소하는 초유의 결정을 내렸다.
이로써 올 시즌 폭염으로 취소된 KBO리그 경기는 15경기로 늘었고, 우천 등을 포함한 전체 취소 경기는 40경기가 됐다.
wcn05002@newspim.com
2026-08-05 13:3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