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들어 미국 경상수지 적자 불균형에 대한 시장의 우려는 상당히 줄어든 듯 하다.이러한 적자의 발생원인에 대해서도 다른 나라들의 과잉저축이 문제라거나, 국제유동성의 증가분을 미국이 흡수-재분배 해주고 있다는 식의 미국 옹호론이 나오는 등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달라지고 있기도 하다.그러나 이 문제를 심각한 금융 불안정성의 요인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최근 등장한 이러한 낙관론이 사태에 대한 올바른 대처를 지연시키고 있다며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강화하고 즉각 대응조치를 취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한다.브래드 셋서와 누리엘 루비니(Brad Setser and Nouriel Roubini)가 그 중 대표적인 논자에 속한다. 이들은 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 최신호(July/August 2005)에 기고한 글("How Scary Is the Deficit?")에서 이른바 경상수지 적자에 대한 현대판 '팡그로스(Pangloss)'에 대해 비판하고 나섰다.(원문 참고 http://www.foreignaffairs.org/20050701faresponse84415/brad-setser/how-scary-is-the-deficit.html)다음은 셋서 등의 이 기고문을 자세하게 소개한 내용이다. 참고로 루니비 등이 비판한 논자는 포린어페어스 지난 호(March/April 2005)에 기고한 데이빗 레비&스튜어트 브라운(David Levey and Stuart Brown)의 "과장된 신화(The Overstretch Myth)"의 논지를 직접 대상으로 하고 있다.(http://www.foreignaffairs.org/20050301facomment84201/david-h-levey-stuart-s-brown/the-overstretch-myth.html)◆ 현대판 팡그로스를 경계한다셋서와 루비니는 이 기고문의 서두에 "우리 화폐, 우리 부채 그리고 우리 자신의 문제"라는 서두 제목을 달아 문제의 본질이 미국 자신의 부채에 있음을 좀 더 명확히 할 것을 주문한다. 지난 1년간 미국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것에서 해외로 소비한 금액을 차감한 '경상수지'가 2005년 현재 美 국내총생산(GDP)의 7%로 육박해가고 있으며, 이러한 규모는 선진국 경제에서 이례없는 것이라는 것.하지만 이들이 보기에 현대판 '팡그로스(Pangloss)'들(낙천주의자들)은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미국이 세계에사 가장 강력한 파워를 가진 나라이기 때문에 또한 최대 부채국가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이런 낙관적인 입장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미국의 대외부채로 인한 금융불안정성이라는 논리는 과장된 것이며, 오히려 다른 나라들의 美 자산시장에 대한 매수의욕을 감안한다면 이런 부채는 미국의 힘을 잠식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미국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시키는 것이라고 한다.하지만 실제로 경상수지 적자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재정적 리스크에 대해 경고한 논자들은 결코 사태를 과장한 적이 없다고 셋서 등은 말한다. 오히려 문제가 있다면, 이런 논의가 너무나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고 이들은 항변하고 있다.셋서 등은 낙관론자들의 기본적인 주장을 검토하고 이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기실 이번 기고문은 포린어페어즈 지난 호에 실린 낙관론자들의 주장에 대한 비판으로 씌어졌기 때문이다.이들에 따르면 낙관론자들은 세 가지 기초적인 주장을 내놓는다. 첫째, 해외중앙은행은 앞으로도 계속 미국의 대외적자를 보전할 수 있도록 외환보유액을 환류시킬 것이라고 한다. 둘째, 만약 해외 중앙은행들이 이런 추세에서 한 걸음 물러난다면 그 빈 자리는 민간 투자자들이 메워 줄 것이다.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러한 외부자금 조달이 제대로 실현되지 못할 경우 발생한 달러화 가치의 폭락사태는 미국보다는 오히려 유럽이나 일본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한다.셋서 등은 이러한 기초적인 주장들은 모두 잘못임이 판명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해외 중앙은행들은 늘어만 가는 美 대외적자를 보전해주기를 멈출 수 있고, 민간 주식투자자들 역시 美 자산매수를 중단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로 인한 급격한 조정과정은 미국경제에 대단히 큰 고통을 유발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미국의 대외부채는 현재 GDP의 약 25% 수준으로, 전체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한다면 대단히 큰 비중이다. 더 중요한 것은 미국의 부채가 특히 빠른 속도로 증가한 점이다. 현재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과거 금융위기 발생 당시의 태국이나 멕시코의 경우와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된다고 셋서 등은 강조했다.◆ 급격히 증가하는 美 대외부채90년대 후반 미국은 민간투자를 위한 자금의 조달을 위해 해외로부터 자금을 끌어들였다. 그런데 오늘날 미국은 주로 이러한 조달자금을 연방재정적자를 메꾸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한다. 연방재정적자는 2005년 GDP의 3.5%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그런데 최근의 美 경제성장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자는 개선되지 못했고, 민간 저축자금 수요가 증가하면서 더욱 해외로부터의 자금조달 규모가 증가했다. 2004년 해외투자자들이 매수한 美 장기채권 규모는 무려 9,000억달러에 달한다. 또한 무역수지도 좋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의 부채상황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셋서 등은 대외부채가 증가하면 지급이자 규모도 또한 덩달아 증가하게 된다는 점에 주목한다. 따라서 무역수지가 균형을 이루더라도 이자지급 부담 때문에 대외부채 증가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 결국 무역수지 적자가 지속된다면 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할 수 있고, 이는 금융위기를 유발할 수도 있다고 이들은 주장한다.이런 상황에 대해 낙관론자들은 외국인들이 여타 회사채나 주식 등의 자산유형은 제한적으로만 보유하고, 주로 재무증권을 중심으로 매수하고 있다는 점을 제기한다. 또 이들은 미국은 자신이 발행하는 통화로 돈을 빌리기 때문에 달러화 가치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받지 않고, 또 미국이 지닌 해외자산의 가치가 달러급락시 상승하는 효과가 있어 상쇄요인이 작동하고 있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셋서 등은 물론 최근에 해외에 존재하는 美 자산가치가 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들 해외 자산은 주로 유럽에 쏠려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미 달러화는 유로화 대비 40% 가까이 평가절하되었기 때문에 이 쪽에서는 추가 평가절하 가능성이 제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방인의 친절은 어디까지?한편 셋서 등은 달러화 가치하락은 외국인들의 미국에 대한 투자자산의 가치를 저하시킨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라고 강조한다. 결국 해외 채권자들은 이러한 가치하락 요인을 상쇄하기 위해 미국에 금리인상을 요구할 것이라고 한다.지난 수년간 미국은 이러한 딜레마를 극복하기 위한 새로운 방법을 많이 개발했다. 금융손실의 발생 리스크를 두려워하는 민간 투자자들 보다는 해외중앙은행들이 낮은 금리로 국채를 매수하도록 유도한 것이 그 대표적인 방법이다.2004년에만도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10개 주요 해외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은 5,000억달러나 증가했으며, 이 자금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 6,650억달러 중 상당한 부분을 보전해주는 역할을 했다.그런데 이들 중앙은행들은 미국경제의 강력함, 높은 수익률 그리고 풍부한 유동성 때문에 美 국채를 매수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혹시라도 미국경제가 약화되거나 둔화되지 않을까 염려했기 때문에 그렇게 했던 것이라고 셋서 등은 지적한다.결국 이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들 해외중앙은행들은 미국의 소비에 크게 의존하는 자국 수출산업이 성장세를 유지하도록 미국에 자금을 지원한 셈이다.하지만 현재 대규모 외환보유액을 지닌 해외 중앙은행들은 달러화 가치의 하락으로 막대한 손실을 입을 상황에 처했다는 점이 중요한 변수로 지적된다. 일례로 중국의 위앤화가 약 20% 정도 달러화 대비 평가절상될 경우 중국의 4,500억달러 규모의 외환보유액 가치가 약 1,000억달러 정도 급격하게 감소해 버리게 된다고 한다.셋서 등은 상황이 변화되지 않는다면 향후 4년 이내에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1조4,000억달러까지 증가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이럴 경우 달러화 가치의 하락으로 인한 손실은 3,000억달러에 달하게 된다고 강조한다. 이는 中 국내총생산(GDP)의 12%에 달하는 규모다. 결국 중국은 미국을 오랫동안 지원할 수록 받는 고통이 더욱 커지게 된다.한편 이드은 더욱 중요한 사실은 현재와 같은 외환보유액 증가추세는 중국의 국내 금융위기 발생리스크를 안고 있는 점이라고 강조한다.외환보유액 증가세는 통화공급량의 증가로 이어지는 것이 당연하며 이는 인플레이션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중앙은행들은 '불태화'라는 방식으로 매도했던 자국통화를 다시 환수한다.이런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상당히 부담이 되는데, 실제로 해당국가의 이자율이 달러화 이자율에 비해 높을 경우 특히 그러하다. 중국의 경우 국내 이자율이 낮아 이러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지만, 통화량 증가세로 은행의 여신규모가 과다하게 증가하고 투자성장률이 과도한 국면에 이르며 또한 부동산 버블이 유발된다는 점에서 또다른 문제점에 직면하고 있다고 한다.셋서 등은 중국은 적절한 물가통제를 통해 인플레이션 발생을 억제하고 있지만, 이런 인공적인 방식으로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영원히 잠재우기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결국 국내물가의 상승세로 인해 중국의 경쟁력이 약화되면 중국은 결국 자국통화 평가절상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한다.대부분의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미국의 적자보전에 대해 부담이라고 생각하며, 최근 중앙은행들에 대한 서베이 결과 대부분이 더이상 달러화를 매수하기를 중단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일부 소형중앙은행들은 이미 유로화 편입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답변했다.셋서 등은 다수 전문가들이 아시아 중앙은행들은 스스로의 발등을 찍지 않기 위해서라도 달러 보유액을 줄여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하지만, 그러나 이런 식의 주장은 핵심을 놓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해외 중앙은행들이 기존의 美 자산을 매도하여 금융시장에 불안감을 조성할 필요가 없이 단순히 추가적인 달러자산 매입을 줄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점을 이 주장은 놓치고 있다는 말이다. 따라서 일단 이들 중앙은행들이 2조5,000억달러 규모의 달러 보유액만으로 충분하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면, 그 결과는 달러화 가치의 폭락과 美 금리의 급등이 될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경고했다.한편 낙관론자들은 해외중앙은행들의 달러자산 매수세가 후퇴하더라도 미국은 새로운 정보화기술의 발전으로 해외 민간투자를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이 충분하다고 지적하지만 이런 낙관적이고 즐거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이란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고 이들은 비판했다.2003년과 2004년 2년에 걸쳐 증시 투자자들은 1,500억달러 이상을 해외 투자로 빼돌렸다. 미국의 해외직접투자는 외국인직접투자 규모를 상회한다. 그리고 미국인들이 해외주식 투자규모는 외국인들의 美 주식투자 규모를 넘어선다. 셋서 등은 만약 주식투자 자금이 계속 유입된다면 그것은 미국의 IT붐에 대한 기대가 아니라 달러화 급락에 따라 美 주식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라고 주장한다.물론 다른나라들이 내수의 부족으로 미국의 소비지출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는 상황이지만, 필연적인 '조정'의 부담이 다른 나라로 전가된다는 사실에 미국이 안도할 수는 없다. 현재 미국경제의 '연착륙' 시나리오의 핵심은 달러가치 하락에 따른 수출증가세로 적자부담을 넘어선다는 것인데, 불균형 조정으로 독일과 일본 혹은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된다면 원하는 시나리오의 전개를 기대할 수 없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게다가 미국이 달러화 가치하락 자체에 대해서는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고 하더라도, 금리의 급등양상에 대해서는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셋서 등은 강조하고 있다. 만약 중앙은행들이 달러화 자산의 매수를 줄이거나 중단한다면, 민간투자자들은 지금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요구할 것이며, 달러화 가치가 더 하락할 것이란 리스크를 감내하는 대신 보상을 원하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라고 한다. 워낙 대내외 부채가 많은 미국으로서는 금리의 큰 폭 상승이 미칠 영향이 대단히 클 것이라고 셋서 등은 경고했다.◆ U.S. 소프트 파워의 고갈?한편 셋서 등은 미국의 대외부채나 경상수지 적자가 이른바 미국의 '소프트 파워(soft power)'의 가장 중요한 근간이 되는 경제정책의 영향력을 감소시킬 것이라는 점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특히 이들은 아시아 정책당국자들은 미국의 경제정책을 하나의 모델로서가 아니라 문제로 본다는 점을 강조한다. 즉 미국의 "과도한 특권(exorbitant privilege)"(이 말은 샤를 드 골(Charles de Gaulle)이 워싱턴이 달러화 발권능력으로 적자를 보전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썼던 말이다)이 자신들에게 비용을 부담시킨다고 본다는 것이다.미국은 특히 중국과의 복잡미묘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은 현재 미국 재무증권 매수 규모에서 단일국가로서는 가장 큰 매수주체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 사이의 환율 및 외환보유액 축적에 관련된 마찰은 아직 중국의 재무증권 매수흐름에 영향을 주지는 않고 있으나, 미래에도 여전히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셋서 등은 지적하고 있다.비록 중국이 여기서 자신의 무기, 즉 美 재무증권 매도라는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도, 미국과 중국의 불균형에 빠진 경제적 관계는 중국의 부상과 함께 정치적 긴장을 더하는 요소임이 분명하다고 한다.이들은 경제적인 힘(power)은 통상 채무자가 아니라 채권자를 따르기 마련이라며, 미국이 전세계를 통해 여유 저축액을 흡수하여 적자를 보전하는데 급급한 반면 중국은 남아도는 저축으로 새로운 투자처를 찾고 있고, 유전이나 가스전 등 천연자원과 미국이 부랑자 정도로 취급하는 국가들에까지 투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한다.이런 상황은 미국이 남아도는 저축으로 동맹국들의 재건을 지원하여 경제적 정치적 동맹관계를 굳건히 하던 냉전시대 초기 상황과는 판이하다는 것.셋서 등은 낙관자들의 주장은 '지금까지만' 옳았다고 평가한다. 전세계의 미국에 대한 투자와 지원은 미국이 별 힘을 들이지 않고 글로벌 헤게몬(hegemon)이 되도록 만들었다. 그 동안 미국은 수입액의 2/3정도만 수출해왔고, 최근 조세삭감으로 사회보장을 제외한 재정지출에 필요한 세수의 2/3정도만 걷어들였을 뿐이다. 나머지 부족액은 모두 국채 발행을 통해 해외로부터 조달했다.그러나 이들은 이제까지 쉽게 조달할 수 있었던 이런 해외자본이 아니라면 미국 정부와 정치권은 매우 심각한 결정에 직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군비지출이나 농축산업 지원, 조세삭감, 저금리 중에서 어떤 부분은 포기해야 하는 그런 결정이 불가피하게 될 것이란 말이다.결론적으로 셋서 등은 워싱턴은 외국인들의 달러자산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지금 당장이라고 능동적인 대처에 나설 것을 주문 한다. 가장 중요한 조치는 재정적자를 줄이겠다고 말만 하지 말고 실제로 줄이는 작업이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작업은 재정지출 억제는 물론 최근 실시한 조세인하 조치를 부분적으로 역전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덧붙이고 있다.이들은 그렇지 않다면 미국이 해외저축에 대한 수요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민간투자 및 소비를 억제하는 것 뿐이며, 이는 미국경제에 재앙에 가까운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셋서 등은 부시행정부는 지난 몇 년간 운이 좋았다고 평가한다. 미국이 보유한 유럽의 자산 가치가 급격히 증가하여 미국의 대외부채의 증가에 대한 상쇄요인이 되었고, 해외 중앙은행들의 재무증권 수요가 금리를 낮게 유지하게끔 하여 부채증가에 따른 부담을 줄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은 이런 식의 행운은 쉽게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이들은 대외 부채이든 국내부채이든 부채가 문제가 될 것이 없다고 주장해봐야 부채가 어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며, 미국의 현실경제가 강인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고 기뻐하면서 진짜 경제적 불안정 요인을 무시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한 태도"라고 결론내렸다.[뉴스핌 Newspim]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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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민주당 압승' 이후 투자 어떻게?
이 기사는 11월 5일 오전 10시26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이홍규 기자 = 투자은행 삭소뱅크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의회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것으로 확인되자 시장 영향을 둘러싸고 투자자 관심이 집중된 12가지 질문에 대답을 내놨다. 재정 부양 기대 후퇴로 국채와 금을 선호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한편 인공지능(AI) 설비투자 회수 논란에다가 규제 부담까지 겹친 기술주는 업계 대표 기업과 AI 활용 기업 위주로 선별하라고 권고했다.
1. 민주당 의회 석권 의미
삭소뱅크는 민주당의 의회 석권으로 미국 정책 환경이 교착 상태를 맞을 것으로 진단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보유해 민주당도 기존 정책을 임의로 고쳐 쓰기 어렵기 때문이다. 향후 2년간은 정치 대립 격화와 의회 감독 강화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에서는 재정 부양의 확실성은 낮아지고 규제 정책의 불확실성은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미국 텍사스주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서 맞붙은 민주당의 제임스 탈라리코 주 하원의원과 공화당의 켄 팩스턴 주 법무장관의 당선 확률 화면 [사진=블룸버그통신]
2. 트럼프 경제 의제의 향방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의제는 제약을 받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평가했다. 신규 감세와 대규모 지출 법안은 통과가 어려워져도 기존 세법은 효력을 유지한다. 관세와 외교, 제재는 대통령 권한이어서 관세 위험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삭소뱅크는 지출 협상 대립이 셧다운(연방정부 업무 일시 정지) 위협이나 부채한도 공방으로 비화할 가능성을 경계했다.
3. 물가와 금리 하락 여부
재정 부양 축소로 국채 금리 상승 압력은 일부 완화될 수 있어도 물가 하락은 장담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정부가 적자 국채로 경기를 부양할 여지가 줄면 투자자들은 국채 공급 감소를 예상하게 된다고 했다. 반면 관세와 에너지 가격, 임금, 공급 제약은 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삭소뱅크는 성장 둔화 속 고물가가 이어지면 연준의 정책 판단이 복잡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4. 자산별 가격 흐름 전망
삭소뱅크는 국채와 금의 상대적 강세를 예상했다. 국채 금리 하락으로 금리 우위가 약해진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유로화와 엔화, 일부 신흥국 통화는 강세를 나타낼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미국 주식은 기술주를 중심으로 재정 부양 제약에다가 AI 규제와 설비투자 부담이 겹쳐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실적이 견조하면 과매도 기술주의 반등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5. 미국 국채 추가 상승 여력
미국 국채의 단기 투자 근거가 강화됐다고 진단했다. 재정 부양 축소로 성장 기대가 낮아지는 데다 적자 우려에 따른 투자자들의 추가 금리 요구도 줄어들 수 있어서다. 다만 정치 교착 상태로 미국 정부의 이자 부담이 줄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물가가 오르거나 장기 보유 대가로 요구되는 금리가 높아지면 장기물 가격은 하락할 수 있어 삭소뱅크는 장기물 대신 중기물 국채를 선호한다고 했다.
6. 달러 약세 장기화 여부
삭소뱅크는 미국 경제가 성장률에서 주요국을 앞서는 이른바 '예외주의'의 종료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금리 우위 약화와 기술 주도권 불확실성에 해외 투자자가 미국 자산을 줄일 수 있어 단기 약세 논리는 유효하다고 봤다. 반면 미국 성장 우위가 이어지거나 지정학적 긴장이 커지면 달러 수요가 회복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도한 달러 노출은 줄이되 일방적 급락 베팅은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7. 금의 선거 수혜 여부
금을 선거 결과에 따른 단기 매매 대상이 아닌 물가와 지정학적 충격, 정책 불확실성 대비용 전략 자산으로 보유하라고 권했다. 국채 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 정치 불확실성 확대는 금 가격 상승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장기적인 재정 지속가능성 우려와 주식 편중 해소 수요도 장기 보유 근거로 들었다. 다만 국채 금리 반등이나 달러 강세 전환 시 조정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8. AI 관련주 타격 배경
삭소뱅크는 기술주와 AI주 타격이 컸던 이유로 고평가와 설비투자 부담으로 이미 시작된 AI 투자 재평가에다가 규제 심사 강화 우려까지 더해진 점을 지목했다. 민주당 주도 의회가 경쟁과 소비자·개인정보 보호, 모델 안전 문제로 AI 기업 조사를 늘릴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양당이 AI 주도권 유지에 이해가 같아 반(反)AI 정책으로의 전면 전환 가능성은 작다고 판단했다.
미국 뉴욕 중간선거 사전투표 첫날 투표소에 설치된 'VOTE HERE' 안내판 [사진=블룸버그통신]
삭소뱅크는 의회의 규제 심사 강화가 데이터센터 사업에도 부담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전력 소비와 수자원 사용, 인허가 관련 심사가 엄격해지고 주민 반대가 겹치면 공사비가 늘고 완공 시점이 늦춰질 수 있다. AI 안전 기준과 독립적 모델 평가, 개발사 책임 체계가 도입될 가능성도 거론했다. 투자자들도 AI 인프라의 자금 조달력과 이익 전망을 엄격히 따질 수 있다고 봤다.
9. AI 설비투자 사이클 향방
삭소뱅크는 AI 산업이 투자 확장 국면에서 수익성 국면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다고 진단했다. 그동안 기업들은 연산 능력과 AI 인프라 규모를 늘리는 것만으로도 주식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제 투자자들은 기업의 가치를 판단할 때 확장 비용의 부담 주체와 부채 규모, 신규 설비의 매출 전환 기간, 공급망 내 이익 배분을 따지기 시작했다는 설명이다.
다음 단계에서는 AI로 생산성과 이익률을 높이는 AI 활용 기업을 우선하고 업계 대표 기업은 선별 편입하라고 권고했다. AI 활용 기업은 인프라 비용을 홀로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유를 제시했다. 플랫폼과 연산용 칩·메모리 공급사는 재무가 견조해도 밸류에이션 축소를 피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데이터센터 개발사와 차입 의존형 연산 자원 공급사는 자금 조달·전력·규제 부담이 크다고 지적했다.
10. 기술주 대응
삭소뱅크는 기술적 지표가 단기 반등과 변동성 장기화 가능성을 함께 나타내는 만큼 우량 자산을 단계적으로 선별 편입하라고 주문했다. 개표 직후 나스닥100 선물의 RSI(상대강도지수)는 과매도 판단 기준선인 30에 근접했다. 반면 장기 추세선인 200일 이동평균선을 하회해 추세 이탈에 따른 기술적 매도와 공매도가 늘 수 있다고 봤다. 삭소뱅크는 오는 17일(현지시간) 발표될 엔비디아 실적을 주시해야 한다고 했다.
11. 해외 시장 분산 필요성
삭소뱅크는 분산을 확대하되 미국 주식을 포기할 단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미국 기업의 기술 주도권과 수익성은 정치 교착 상태에서도 유지된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고평가된 대형 기술주가 초과수익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투자자들의 의문이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분산 대상으로는 중국 기술주와 대형 기술주 외 미국 우량주, 헬스케어, 중기물 채권과 금을 제시했다.
12. 점검 사항
투자 심리 반전 조건으로는 대형 기술기업의 설비투자 이익 전환과 견조한 미국 경제지표, 정책 불확실성 완화를 제시했다. 고용·성장 지표가 견조하면 정치 교착 상태에 따른 경기 약화 전망은 설득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차기 의회가 AI 투자에 타격을 주기 어렵다는 인식이 확산하면 규제 위험에 따른 주가 할인 폭도 줄 수 있다고 봤다.
삭소뱅크는 연말까지 정치 교착 상태가 예산·부채한도를 둘러싼 양당 충돌로 비화할지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의회 위원회 조사와 각 주의 데이터센터 신규 규제도 다음 변동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채 금리 하락의 원인도 점검 대상으로 제시했다. 물가 기대 개선과 성장 기대 악화 가운데 어느 쪽에서 비롯됐는지에 따라 주식과 회사채 시장이 받는 영향이 달라서다.
bernard0202@newspim.com
2026-11-0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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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해부대 작전구역 오만 남방까지 넓힌다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정부가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오만 남방 해역까지 넓히고, P-8 해상초계기 1대와 폭발물처리반(EOD), 무인 소해전력을 추가 파견한다.
파견 인원은 75명 늘어 395명 이내가 된다. 파견 기한은 2027년 12월 31일까지다. 2009년 부대 창설 이후 고정익 항공기 편입은 처음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3일 백브리핑에서 "다음 주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며 "올해 말까지는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파견 임무는 12월 31일 끝난다. 임무에는 '항행의 회복 지원'이 새로 추가된다. 증원 내역은 EOD 30명, 초계기 45명이며 대부분 간부다. 무인 전력은 수상정과 잠수정 각 2세트로, 소해함은 보내지 않는다.
청해부대 왕건함(DDH-978)이 고속단정(RIB) 3척과 함께 해상 기동을 하고 있다. 정부는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오만 남방 해역까지 넓히고 P-8 해상초계기 등을 추가 파견하는 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사진= 해군] 2026.11.05 gomsi@newspim.com
정부가 내세운 명분은 해적이다. 소말리아 해적 활동은 2025년 11건에서 올해 현재까지 36건으로 3배 넘게 늘었다. 연합 전력이 홍해와 호르무즈로 쏠린 공백을 파고들었다는 설명이다. 호르무즈 봉쇄로 홍해행 선박은 7~8배 늘었다. 후티와 사우디의 교전 탓에 청해부대 작전 구역은 600여마일에서 300여마일로 줄었다.
거점은 지부티가 유력하지만 확정되지 않았다. 국방부는 동의안 제출 뒤 지부티와 협상하고, 국회 동의와 지부티 협의가 끝나면 초계기를 사흘가량 준비해 보낸다는 계획이다. P-8의 작전 반경은 1200마일, 임무 시간은 4시간이다. 국방부는 "현재 능력으로는 이란 탐지가 불가능하다"고 했다.
쟁점은 호르무즈 연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전쟁 불개입'을 첫 원칙으로 내걸고 "호르무즈와 전혀 관계없다"고 했다. 그러나 EOD와 무인 소해전력 파견에 대해서는 "허용적 환경이 될 때를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며 "그 부분도 고려했지만 주는 아니다"라고 했다.
'허용적 환경'은 미국·이란 종전이나 양측 양해각서(MOU) 체결로 항행의 자유 작전이 시작되는 경우로 정의했다. 실제 호르무즈에 투입할 때는 새 동의안을 받겠다고 했다. 현재 호르무즈 일대 기뢰 작전은 미국만 수행하고 있다고 국방부는 전했다.
지휘권은 합참의장이 갖는다. 국방부는 '독자 지휘체계'를 4대 원칙의 하나로 제시했다. 다만 청해부대가 연합 작전과 담을 쌓아온 것은 아니다. 연합해군사 대해적작전부대(CTF-151)는 연합해군사(CMF) 예하 부대이고, CMF 사령관은 미 해군 중부사령관과 5함대사령관을 겸하는 미 해군 중장이다.
청해부대 작전구역 확대 개념도. 정부는 소말리아 아덴만에서 오만 남방 해역까지 임무구역을 넓히고, P-8 해상초계기 1대를 추가 파견할 계획이다. 구역 경계는 대략적으로 표시했다. [이미지= AI 생성] 2026.11.05 gomsi@newspim.com
한국은 2010년 이범림 준장이 처음 CTF-151을 지휘했고, 2023년에는 고승범 준장이 지휘한 집중 작전에 청해부대 이순신함이 참가했다. 올해 8월 23일에는 윤현우 대령이 영국 해군으로부터 CTF-151 지휘권을 넘겨받았다.
그럼에도 이번 국방부 기자실 백브리핑에서는 P-8과 EOD의 CTF-151 편입 여부가 다뤄지지 않았다. 미군과의 감시·정찰 협력 수준을 묻는 질문에 국방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만 답했다. 다만, 정보 공유는 관련국과 수시로 해야 한다고 했다. 일본은 먼저 이 길을 갔다. 일본 해상자위대 P-3C는 CTF-151 사령부와 조율해 초계 구역을 정하고, 수집 정보를 관련 기관과 공유한다.
'독자 지휘'에는 전례가 있다. 2020년 1월 정부는 청해부대 작전구역을 오만만과 아라비아만까지 넓히면서 미국 주도 호르무즈 호위연합인 국제해양안보구상(IMSC)의 통제 대신 한국군 단독 지휘를 택했다. 대신, 바레인에 있는 호위연합 본부에 연락장교 2명을 보냈다.
당시 이 결정은 미국의 요구에 응하면서도 이란과의 관계를 지키려는 절충으로 해석됐다. 일본도 같은 시기 원유 수급과 대미·대이란 관계를 함께 고려해 호위연합에 불참하고 독자 정보수집 활동을 택했다. 이번에도 국방부는 영국·프랑스 주도 이니셔티브에 연락장교를 파견했고, 이란에는 "우리를 비난하거나 공격 대상으로 삼지 않도록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했다.
2024년 10월 1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건군 76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해군 P-8A 해상초계기가 전투기 호위를 받으며 비행하고 있다. 정부는 청해부대에 P-8 1대를 추가 파견할 계획이다. 청해부대에 고정익 항공기가 편입되는 것은 2009년 창설 이후 처음이다. [사진= 뉴스핌DB] 2026.11.05 gomsi@newspim.com
미국의 반응은 변수다. 국방부는 미측이 원하는 호르무즈 기여와 거리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 "한미 소통은 아직 시작도 안 했다"고 했다. 교전규칙은 합참이 보완 중이며, 초계기에는 섬광탄 등 자체 보호 장비를 싣는다. 증액 예산은 예비비 등으로 충당한다. 이순신함 교체 때 증강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검토 안 했다고 말한 적 없다"고 답했다.
국회 통과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김준형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4일 기자회견에서 작전구역 확대를 "묘수가 아니라 꼼수"라고 규정했다. 그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달 29일 국정감사에서 "결정된 것이 없다"고 답했다며, 한 번 넓힌 작전 범위가 추가 요구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gomsi@newspim.com
2026-11-05 10:4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