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외환전문가들 사이에서 달러약세가 장기적으로 미국경제에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오히려 해악이 되는 지를 놓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일단 외환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달러가 강세보다는 추가 약세를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이런 전망에 동의하지만, 그러한 통화약세가 의미하는 바에 대해서는 완전히 서로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타나났다.한쪽에서는 달러약세가 장기적으로 세계경제의 불균형을 회복시키는 역할을 하고, 중기적으로 달러 표시 제품이 저렴해짐에 따라 미국 기업들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달러약세가 미국내 그리고 국외 모두에게 경제적 灌是?주는 위험한 촉매가 될 것이란 견해를 제출하고 있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자의 대표주자로 FXAnalytics의 데이빗 길모어(David Gilmore)를 소개했다. 길모어는 달러약세가 여타 긍정적인 효과를 통해 인플레를 유발함이 없이 미국기업의 지지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본다.한편 베어스턴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데이빗 맬패스(David Malpass)는 후자의 입장을 대변하는 사람으로, 달러약세가 모두에게 좋을 리 없다고 주장한다.WSJ는 이들 두 전문가들에게 전자우편으로 몇 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을 구했다며, 아래와 같이 상반되는 견해를 논쟁점으로 소개했다.◇ WSJ: 지속적인 달러약세가 일차적으로 미국과 글로벌 경제 모두에게 호재인가 아니면 악재인가?- 맬패스: 지난 2002년과 2003년의 달러 약세 흐름은 디플레 순환을 억제했다는 점에서 세계경제 전망에 도움이 되는 요소였다. 그러나 지금부터 달러약세는 인플레 압력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다. 달러의 가치는 주로 연준리의 금리인상과 구두개입에 의존하기 때문에 여기서 달러약세가 큰 폭으로 전개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본다. 달러약세는 인플레 리스크를 강화시켜 연준리의 급격한 금리인상을 유발할 수 있다.- 길모어: 달러약세, 특히 아시아 통화대비 달러약세는 미국의 수출을 강화하고 수입은 억제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달러약세가 인플레 압력을 유발할 것이라고 보는 견해는 잘못이다. 인플레 및 인플레 기대심리는 생산성 향상, 고용 및 제품시장의 부진 그리고 기업의 수익마진 둔화 등으로 인해 매우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 달러가 15~20% 추가로 하락하더라도 인플레 압력을 유발하지 않은 채 경상수지 적자 문제를 조정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유로화 강세가 잠재적으로 긍정적일 수 있는 것은, 이를 통해 유럽기업들의 구조조정이 강화되고 유럽정부로 하여금 내수촉진 정책을 구사하게 만들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WSJ: 2005년 상황 전개를 어떻게 보는가?- 맬패스: 전체적으로 환율 불안정성은 건설적이지 않고 오히려 방어적인 태도를 만들 것으로 본다. 일부 유럽기업들이 달러약세를 긍정적인 요소로 활용할 것인 반면, 나머지 업체들은 더 많은 우려를 나타낼 것이다. 이미 유로존 경제는 유로화 강세와 미국경기의 둔화 전망으로 인해 성장이 둔화되고 있다. 정부는 유로존의 경기둔화가 이미 문제시되고 있는 재정적자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본다. 유럽은 조세를 삭감하여 일자리 및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달러약세로 인해 이런 일이 쉽지 않게 됐다.- 길모어: 유로존의 수출이 유로화 강세로 인해 억제된다면, 결국 강 유로는 정책입안자들의 정책변화를 유도할 수 있는 촉매가 될 수 있다. 유로화 강세는 또한 수출을 억제하고 수입을 강화시켜 GDP성장을 둔화시키는 요인이 되어 조세개혁이 필요하는 점을 부각시키게 될 것이다. 사실 기업들이 유로화강세에 대해 압박을 느낀다면 정치개혁과 상대적으로 경직된 노동시장의 개선 등을 제안할 것이다. 경쟁이 강화된 금융업종의 경우 합병압력에 시달리게 될 수 있다.◇ WSJ: 어떤 조건 하에서 그리고 어느 수준에서 미국정부가 달러하락을 억제하는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보는가?- 맬패스: 과거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이 세운 규칙을 촉발하는 변화가 없는 한 미국 외환당국은 시장개입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본다. 루빈 장관은 확실히 개입이 작동하는 조건에서만 개입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질적으로 이는 달러의 움직임이 오버슈팅 양상을 보여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려고 할 때 개입해야 한다는 말과 같다. 이럴 경우 개입은 시장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 순행하는 것이다.- 길모어: 미국 외환당국의 개입 가능성은 시험하게 되는 시점은 환율변화가 무질서해지고 주식 및 채권시장에 해악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때가 될 것이다. 달러약세가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지는 한 미국이 개입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WSJ: 미국 국채의 40% 이상이 해외투자자들의 손에 놓여있다. 달러가 계속 하락할 경우 아시아 중앙은행 등 주요해외 투자자들이 달러자산 매입욕구를 잃어버리게 되지는 않을까? 또다른 채권매수세력이 나설 것인가?- 맬패스: 달러약세 추세는 모든 투자자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달러자산에 대한 노출 및 관련 리스크를 재평가하게 만들 것이다. 외국인들은 대부분 미국자산 중에서도 수익률이 가장 낮은 국채 쪽에 투자하고 있다. 이들이 만약 채권시장에서 한걸음 물러난다면 수익률이 소폭 상승할 것이다. 미국이 이방인의 자비를 구해야 하는 위치에 있다는 식의 생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 스스로의 수익성 및 달러자산 보유의지를 되돌아봐야 할 것이다.- 길모어: 중국 위앤화의 달러 페그제가 유지되는 한, 그리고 미국과의 교역에서 큰 규모의 흑자가 기록되는 한 달러자산을 보유하고 또 추가로 매수하려고 할 것이다. 일본을 포함한 나머지 아시아 경제도 모두 마찬가지 상황일 것이다. 중국이 변동환율제로 이행하기 시작한다고 가정할 경우 미국의 적자조달 위기감이 강화될 것이다. 그러나 중국 통화시스템의 이행과정은 매우 점진적일 것이며, 미국 채권수익률이 상승하면 또다른 매수세력이 등장할 것이라고 본다.◇ WSJ: 달러약세로 인해 미국 증시에는 어떤 주요한 변화가 있겠는가?- 맬패스: 2002~2003년 기간에는 달러약세가 긍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었고, 경제를 위해서도 좋은 변수가 됐다. 그러나 달러가 계속 약세를 보일 경우 주식시장은 상충되는 위치에 서게 된다. 달러약세는 미국 다국적기업의 명목 수익을 증가시키지만, 인플레 및 금리상승을 그 대가로 한다. 외국인들이 미국 주식을 매도할 것인지 여부를 염려하지는 않으며, 오히려 쟁점은 미국인들이 스스로 미국시장을 이탈하고 달러 포지션을 줄일 것인지 여부에 있다.- 길모어: 매우 제한적인 조건에서만 달러약세가 주식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달러약세는 결국 미국 주식시장에 대한 해외투자자들의 매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게 된다. 유럽의 기업들은 대부분 현금보유량이 많은데, 달러 및 미국증시가 저렴해 보인다면 폭발적인 매수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있다.◇ WSJ: 2005년 외환시장의 전망에서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면?- 맬패스: 먼저 인플레 압력이 예상보다 크게 강화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내년 미국의 핵심물가상승률은 3%를 크게 넘지 않을 것으로 본다. 만약 이 보다 물가 상승 압력이 강화된다면, 연준리가 금리인상 속도를 강화할 것이고 경제는 침체로 빠질 수 있다. 둘째, 가능성은 작다고 생각하지만 좀 더 심각하게 우려되는 사태는 달러가치에 의존하는 글로벌 채권발행시장의 급격한 변화이다. 만약 달러가치가 10% 이상 하락할 것이라면 누가 수십억 달러씩 투자하겠는가? 길모어: 2005년의 최대 리스크는 달러 하락압력이 가중되면서 급격하고 무질서하게 진행될 가능성 쪽에 있다. 무엇보다 미국 경기선행지수가 5개월째 약세를 보인 점이 특히 우려된다. 그러나 다행인 점은 인플레 압력이 여전히 낮다는 점이다. 달러 폭락 위기와 글로벌 경기후퇴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WSJ: 내년에 환율 면에서 서프라이즈를 예상한다면?- 맬패스: 알다시피 환율이란게 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 경제는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조세나 사회보장제도 양자의 개혁은 새로운 구조적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전망이다. 따라서 2005년 미국경제 성장의 가속화와 금리상승 그리고 이에 따른 달러 가치반등이 '서프라이즈'를 형성할 수 있다고 본다.- 길모어: 2월에 런던에서 열린 G7회담이 주요 정책당국 사이에서 환율을 둘러싼 일종의 합의를 도출할 가능성을 들 수 있다. 특히 여기서는 중국 위앤화의 변동환율제로의 즉각 이행, 나아가 전반적인 아시아 통화의 평가절상을 촉구할 수 있다. 유럽은 경쟁력을 높이고 내수를 촉진하기 위한 다수 정책을 구사할 것인데, 그 중에 금리인하 카드가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조세개혁과 재정지출 억제를 통해 재정적자 규모를 줄이는데 성공할 가능성이 남아있다.[뉴스핌 Newspim ] 김사헌 기자 herra7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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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오나…민주당 상·하원 '싹쓸이'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연방 상·하원 주도권을 모두 휩쓰는 '블루 웨이브(Blue Wave·민주당 대승의 파도)'를 일으켰다.
3일(현지시간) 밤, 아직 개표가 한창인 가운데 미국 주요 방송사들은 민주당의 상·하원 다수당 석권을 일제히 예측 보도했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이미 과반인 51석 이상을 확보한 데 이어, 하원에서도 과반(218석)을 무난히 넘기는 대승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전반기의 성적표 격인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대승을 거둔 것은 그야말로 '트럼프 심판론'의 압도적 승리였다. 관세 정책과 이란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고물가가 미국인들의 표심을 결정적으로 돌려놓았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미국 미시시피주 코린스에서 공화당 상원의원 신디 하이드스미스를 위해 지원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대에서 내려오는 모습. [사진=로이터 뉴스핌]
NBC, CNN, CBS 등 미 주요 방송사의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SSRS가 실시해 이날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75%가 "현재 미국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유권자의 65%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이 경제를 더 악화시켰다"고 응답했으며, 62%는 고물가의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지목했다.
유권자 10명 중 4명 이상인 43%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심판표를 던지기 위해 투표소에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상원 승패를 결정지을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 오하이오, 미시간, 텍사스 4곳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부정 평가가 과반을 넘어서며 공화당 후보들에게 뼈아픈 악재로 작용했다.
지난 2024년 대선에서 트럼프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핵심 유권자층의 이탈 징후도 포착됐다. 히스패닉(라틴계) 유권자 중 민주당 지지율은 2024년 39%에서 올해 43%로 반등했다. 이는 불법 이민자 단속 등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정책이 라틴계 표심의 반감을 사면서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이날 밤 개표 상황을 지켜본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타임스(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를 수용할 의향이 분명히 있다(absolutely willing)"며 민주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혀 일단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이란과의 전쟁이 공화당 선거 패배에 일조했다"고 입장을 밝히는 한편, 민주당이 "터무니없는(insane)" 법안을 내놓을 경우 대통령 거부권(Veto·비토)을 족족 행사하겠다고 강조하며 날을 세웠다.
◆ 입법 주도권 상실… 트럼프 '미스터 비토' 전략과 행정명령 우회
여소야대(與小野大) 정국이 형성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2년 국정 운영 방식은 대대적인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민주당이 상당한 의석 차로 의회 주도권을 쥠에 따라 주요 국정 과제 관련 입법과 예산안 심의, 인사 청문회 등에서 민주당의 협조 없이는 단 하나의 법안도 통과시키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찌감치 스스로 '미스터 비토(Mr. Veto)'가 될 것임을 경고해 왔다. 그는 지난 1일 폭스뉴스를 통해 선공개된 뉴욕포스트 팟캐스트 인터뷰 예고편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아마 내가 '미스터 비토'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이 올린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다 보면 그들도 시간 낭비라는 것을 깨닫고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선거 전부터 이미 패배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배수진을 쳤음을 보여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26년 8월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집무실에서 출생시민권 및 폴리실리콘 산업 관련 행정명령에 서명하는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그러나 거부권 행사만으로는 국가 예산안 타결이나 행정부 국정 운영을 지속할 수 없는 한계가 명확하다. 이에 따라 입법권이 막힌 트럼프 대통령이 고유 권한인 행정명령(Executive Order)에 집착할 것이라는 관측에 무게가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백악관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미 몇 달 전부터 '여소야대' 정국에 대비해 비밀 대책 수립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러셀 보트 예산관리국장(OMB) 등 핵심 참모진은 지난 4월부터 법률고문실과 협력해 이민 정책, 관세, 주택 비용 감축 등 의회 승인 없이 행정권한만으로 강행할 수 있는 조치들을 정밀 검토해 왔다.
하지만 행정명령 역시 예산 뒷받침이 없으면 효력이 제한적인 데다, 사법부의 가처분 신청 등에 가로막힐 위험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 레임덕 회기 속 공화당의 '속전속결' 입법전
민주당이 새 의회의 의사봉을 쥐는 내년 1월 3일 전까지, 공화당이 상·하원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는 남아있는 '레임덕 회기' 동안 양당 간의 치열한 입법 전쟁이 벌어질 전망이다. 선거 패배를 직감한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 지도부는 레임덕 기간을 활용해 시급한 국정과제와 법안, 공직 인준안을 전격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우선 과제는 당장 내달 11일 만료되는 연방정부 임시 예산안(CR)의 연장 및 2027 회계연도 정식 예산안 타결이다. 다만 상원 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무력화하려면 60표가 필요해, 민주당과의 타협이 필수적이다. 여의치 않을 경우 국방 예산 등 핵심 부처 안을 먼저 통과시킨 뒤 나머지 항목을 협상 테이블에 올리는 차선책도 거론된다.
2027 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 처리도 시급한 과제다. 현재 하원 안만 통과하고 상원 군사위원회 안은 계류 중이다. 이 역시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고려하면 협상이 필수적이다.
NDAA에는 주한미군 규모 유지, 미 해군 함정 정비·건조 관련 한미 조선 협력 등 한국의 안보 및 통상 이해관계와 직접 결부된 사안들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국내 산업계와 정부도 초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입장에서 가장 시급한 불은 연방정부 부채한도(현 41조 1,000억 달러) 상향이다. 한도 도달이 임박한 상황에서 이를 늘리지 못할 경우 향후 2년 간 국정 수행 자체가 마비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를 지렛대 삼아 복지 정책 확대를 요구할 태세다.
◆ 민주당의 대대적 청문회와 '트럼프 가족 비즈니스' 조준… 탄핵 국면 재현되나
상·하원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게 된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실패와 각종 사법 리스크를 향해 대대적인 청문회 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의회 조사의 핵심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 비즈니스다. 출구조사에서도 고물가에 이어 '부패와 사적 이익 추구'가 주요 불만 이슈로 지목된 만큼 민주당의 고강도 조사는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지난 10월 26일(현지시간) 저속 셔터로 촬영한 미국 워싱턴DC의 연방 의회의사당. [사진=로이터 뉴스핌]
로이터의 지난 9월 말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자산은 집권 2기 들어 가상자산, 드론, 인공지능(AI), 예측시장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약 22억 달러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민간 기업의 경우 대통령 행정권 특권을 이유로 의회의 자료 제출 요구나 소환장 발급을 거부할 법적 명분이 없다는 점을 집중 공략할 방침이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 역시 "개원 첫날부터 철저히 책임을 묻겠다"고 공언했다.
주요 조사 대상으로는 트럼프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가 파트너로 있는 '1789캐피털'이 투자한 희토류 스타트업 '벌칸 엘리먼츠'가 거론된다. 이 회사는 투자 불과 3개월 만에 국방부로부터 6억 2,000만 달러 규모의 대출을 승인받아 특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동 국유펀드와 사모펀드 거래를 이어간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이해충돌 의혹, 대선 기부의 대가로 세금 감면 혜택을 받은 석유 기업들, 카리브해 바하마 결혼식 비용의 러시아 올리가르히 대납 의혹 등도 파상공세 대상이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함에 따라 과거 1기 임기 당시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1·6 의사당 난입 사태' 때처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 탄핵소추안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실제 대통령 파면까지 이어질 가능성은 대단히 낮다. 하원에서는 과반(218석 이상) 찬성으로 탄핵안을 통과시킬 수 있지만, 상원 탄핵 재판에서 최종 유죄를 확정하려면 출석 의원의 3분의 2인 67석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을 탈환하더라도 의석은 51석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상당한 공화당 상원의원 이탈표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한 상원 문턱을 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트럼프 2기 정부는 남은 임기 동안 민주당의 파상적인 청문회 공격과 하원의 탄핵 시도, 이에 맞선 트럼프 대통령의 연쇄 거부권 행사와 행정명령 강행이 맞물리며 미국 국정이 극심한 대치와 경색 국면에 빠져들 것으로 보인다.
wonjc6@newspim.com
2026-11-04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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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제2금융·증권사 등 보안 모두 뚫렸다
은행을 시작으로 증권사와 카드사 뿐 아니라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까지 해킹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금융사 보안 체계는 외부 공격과 내부 관리 부실 앞에서 허점을 드러냈고 사고를 사전에 탐지하거나 피해를 신속히 차단하는 대응 역량도 도마 위에 올랐다. 뉴스핌은 총 4편의 기획을 통해 업권별 사고 원인과 보안 실태를 규명하고 인공지능(AI) 기반 보안체계 구축과 망분리 규제 개선 및 실질적인 제도 개선 방안 등을 모색한다.
[서울=뉴스핌] 김양섭·김가희 기자 = 국내 금융권이 한 달 넘게 이어진 연쇄 해킹에 업권을 가리지 않고 뚫렸다.
지난달 1일 신한은행의 고객정보 유출 공개 이후 시중은행과 저축은행, 캐피탈사, 새마을금고중앙회로 번진 침해사고는 지난달 말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생명, 빗썸으로 이어졌고 한양증권에서도 유출이 확인됐다. 금융당국이 지난달 14일 집계한 침해 금융사만 16곳, 유출 정보는 약 10만건이었다.
뚫린 곳은 대부분 핵심 뱅킹망이 아닌 외곽 시스템이었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사고를 세 유형으로 나눴다. 본인확인 없이 대출신청 내역 등을 조회할 수 있던 정보조회 서비스, 기기 접근통제가 빠졌거나 웹 취약점이 있던 프라이빗뱅커(PB)·기업금융 담당자(RM) 등 직원 업무지원 서비스, 이미 알려진 취약점으로 악성코드가 심어져 고객정보가 담긴 로그파일이 빠져나간 홈페이지다.
금융당국이 금융회사 555곳의 자체 보안점검 결과를 공개한 지 2주 만에 증권·보험업권에서 추가 사고가 나오면서 체크리스트 방식 점검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모집인 조회서비스 뚫리자 고객 정보까지…신한 2만5729명·국민 2210명 유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연쇄 해킹에서 가장 먼저 드러난 신한은행 사고는 모바일 홈페이지 'M신한'의 대출모집인용 조회 서비스에서 시작됐다. 아이디와 비밀번호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는 서비스였다. 신한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공격자는 9월 28일 저녁부터 고객번호 등 입력값을 무작위로 바꿔 넣으며 조회를 반복했고 휴대전화 인증 우회도 시도했다. 8개국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를 바꿔가며 들어왔고, 은행은 15시간26분 뒤에야 이상을 알아챘다.
유출 고객은 2만5729명이다. 이름·전화번호와 연소득, 산출 대출한도 등이 빠져나갔고 주민등록번호 66건과 연계정보(CI) 97건도 포함됐다. 금융당국은 지난달 4일 은행 4곳과 예가람·웰컴저축은행, 현대캐피탈 등 7개사 사고 가운데 여러 곳에서 동일 공격자로 추정되는 IP가 발견됐고 인공지능(AI) 도구를 활용한 정황이 있다고 밝혔다.
비슷한 접근 시도를 받은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에서는 유출이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은 대출모집인이 지정 태블릿에서 별도 인증서와 생체인증을 거쳐야 업무시스템에 들어갈 수 있고, 농협은행은 모집인에게 내부망 접속 권한이나 별도 업무시스템을 주지 않는다.
KB국민은행은 직원용 모바일 업무지원 시스템 'RM 에이전트'와 'PB 에이전트'가 뚫렸다. 지난달 2일 고객 119명 유출을 밝혔다가 26일 재조사에서 고객 1631명과 임직원 460명을 추가로 확인해 피해가 2210명으로 늘었다.
하나은행은 영업지원시스템(ODS)에서 고객 89명의 주민등록번호·주소·직장명 등이 유출됐다.
최병호 고려대 휴먼인스파이어드AI연구원 교수는 이번 사고를 개별 회사가 아닌 금융권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 문제로 봤다. 그는 "이번 사고는 본사가 아닌 외곽 조직이 털린 것이어서 망분리와는 관계가 없다"며 "외곽 조직은 업무 편리성이나 직원 복지, 매출 때문에 보안 등급을 의도적으로 낮춰온 곳"이라고 말했다.
이어 "과거 인간 해커는 목표를 정해 오래 준비했지만 AI 에이전트는 수천 개가 금융권 전체를 실시간으로 훑다가 취약점을 찾으면 바로 공격한다"며 "관행처럼 해오던 부분을 AI 에이전트가 간파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일러스트= 김가희 기자]
◆ 자체점검 '적정' 대신증권도 뚫려…협력사 연계서버서 3만8490명 유출
대신증권은 지난달 17일 투자일임 비대면 계좌개설 연계서버에서 비정상 접근을 포착했다. 고객 3만8490명의 이름·이메일·주소와 암호화된 계좌번호 등 8개 항목이 유출됐다고 지난달 28일 밝혔다.
대신증권은 당국의 12개 항목 자체점검에서 미흡사항이 없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뚫린 연계서버는 당시 점검 대상에 들어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업무용 웹 시스템에 외부 IP가 비정상 접근해 일부 업무 정보가 유출됐다고 밝혔다. 고객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했다. 한양증권도 지난달 29일 외부 그룹웨어에 대한 비정상 접근으로 고객정보 15건을 포함한 개인정보 31건이 유출된 사실을 확인했다. 주민등록번호가 포함된 건은 3건이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는 개인 고객 정보를 직접 다루는 일이 적어 그동안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은행·증권·카드보다 낮았던 게 사실"이라며 "중소형사는 자체 보안 인력을 꾸리기 어려워 전산을 외주에 의존하는 곳이 많은데, 외주업체가 뚫리면 같이 피해를 입는 구조적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증권과 미래에셋자산운용 사고가 알려진 뒤 점검 수위가 한 단계 더 올라갔다"며 "외부에 노출된 시스템을 전수 파악해 접근통제를 다시 확인하고 점검 범위를 외주·연계 구간까지 넓히고 있다"고 전했다.
빗썸은 사내 모바일 그룹웨어가 뚫려 고객 6444명과 임직원·협력사 직원 715명의 정보가 유출됐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고객 844명분은 암호화되지 않은 채 노출됐고 주민등록번호·신분증 사본 등이 포함됐다. 빗썸은 당국 자체점검 때 최신 보안패치 적용이 미흡하다고 보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사 가운데 처음 해킹 유출을 신고한 미래에셋생명은 지난달 25일 이상 징후를 발견했다. 홈페이지와 청약시스템 일부가 침해돼 이름·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 등 홈페이지 서비스 관련 정보가 빠져나갔다. 유출 규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 10년 된 데이터베이스 쓰던 예가람 4만3246명 유출…웰컴·현대캐피탈은 닷새 뒤 인지
예가람저축은행에서는 고객 4만3246명의 정보가 유출됐다. 규모가 공개된 사례 가운데 가장 많고 상반기 말 거래자(16만2731명)의 4분의 1이 넘는다. 이 중 320명은 주민등록번호·계좌번호·거래내역 등 다른 항목까지 빠져나갔다. 해커는 9월 16일 고객정보 서버에 접근했지만 은행은 14일 뒤에야 이를 알아챘다.
국정감사에서는 침해 관련 시스템에 2016년 출시된 구버전 데이터베이스(DB) '레디스(Redis) 3.0.7'이 쓰였고 1년 전 공개된 취약점도 패치되지 않은 상태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예가람저축은행은 사고 당시 금융보안원 회원사도 아니었다.
OK저축은행은 지난달 11일 대출신청 웹페이지, 15일 모바일 수신서비스 홈페이지가 잇따라 뚫려 고객 250명의 연소득·대출금액 등과 268명의 계좌번호·잔액 등이 유출됐다.
웰컴저축은행과 현대캐피탈은 9월 27일 공격을 받고도 닷새 뒤 금융보안원이 공유한 공격 IP로 접속 기록을 살피다 침해를 확인했다. 웰컴저축은행에서는 법인 인터넷뱅킹 아이디·대표자 이름 등 2370건(중복 포함)이 유출됐다. 현대캐피탈은 주택대출 모집인 조회페이지가 공격받아 모집인 146명의 주민등록번호가 노출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공제 홈페이지에서도 회원 400여명의 정보가 빠져나갔고, 중앙회는 약 60시간 뒤 금융보안원이 전달한 의심 IP를 분석하고서야 이를 알았다.
김명주 인공지능안전연구소(AISI) 소장은 최 교수와 달리 뚫리지 않은 회사도 있는 만큼 개별 회사의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마다 부가서비스로 했거나 보안을 등한시했던 부분이 계속 뚫리고 있다"며 "금융권도 보안을 비용으로 보기 때문에 사고가 안 나면 아까운 돈이다 보니 몇 년씩 사고가 없자 늘려야 할 투자를 계속 줄이다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금융권 정보보호 인력 비중은 수년째 10%를 밑돈다. 금융감독원이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올해 6월 말 7개 업권의 정보기술(IT) 인력 2만7508명 가운데 정보보호 인력은 2654명(9.6%)으로, 은행(8.8%)과 증권(9.5%)은 평균에도 못 미쳤다.
◆ 555곳 중 130곳 '미흡'…패치·인증·관제 기본 항목서 구멍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14일 공개한 긴급 자체점검에서 금융회사 555곳 가운데 130곳(23.4%)이 보안패치 미적용, 기술지원이 끝난 노후 시스템 관리 미흡, 24시간 보안관제 미구축, 대외시스템 인증·인가 누락, 다중인증(MFA) 미도입 등 미흡사항을 보고했다. 나머지 425곳은 '적정'으로 보고했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난달 14일 "수 차례에 걸쳐 전수점검과 관리 강화를 주문했음에도 금융회사에서 기본적인 부분이 잘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뼈아픈 부분"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도 금융권의 이행이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사고 전부터 기본 보안 통제 보완과 외부 접점 악용 주의 등을 전파했고, 긴급 체크리스트 점검 때 필수적인 경우를 빼고 외부 접근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지만 가시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전날 임원회의에서 "사고 회사가 유의사항과 자체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살피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보험사 등 대형 금융회사도 은행권과 같이 CEO 등 경영진 책임까지 엄중하게 물으라"고 지시했다. 대부업·가상자산업·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 등 전자금융거래법 미적용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의 외부 접점을 전수 점검하고, 형식적 점검에 그친 곳은 엄중 조치하라고도 했다. 오는 5일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5대 시중은행장·금융협회장 등과 간담회를 열고 AI 해킹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최 교수는 미국·유럽처럼 외부 공격을 가정해 취약점을 찾는 '레드팀' 점검을 상시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거나 자기 보고에 의존해 보고할 때는 문제가 없다고 했을 것"이라며 "정부가 보안 품질을 평가하거나 보안 성과를 공시해 주가에 반영되도록 하면 기업이 돈을 쓸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안을 투자로 보는 인식과 CEO가 책임지는 구조를 개선 과제로 꼽았다. 그는 "지금은 CEO가 아니라 개인정보·정보보호 담당자가 책임을 지고, 사고가 나면 그 사람을 잘라버리면 끝"이라며 "갈수록 AI를 쓴 공격이 늘어날 텐데 이전 보안 시스템으로는 막을 수 없는 만큼 은행도 AI 시스템을 갖춰 미리 방어에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금융위원회]
ssup825@newspim.com
2026-11-04 06: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