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고법은 5일 정유미 검사장 인사취소 소송 변론을 종결했다
- 정 검사장 측은 전보가 징계성 강등 인사라며 위법성을 주장했다
- 법무부는 재량 범위의 인사라며 항소했고 선고는 12월 3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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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망 비판 글·소명 절차 놓고 공방...내달 3일 선고
[서울=뉴스핌] 김영은 기자 = '대장동 항소 포기'를 비판한 뒤 대전고검 검사로 전보된 정유미 검사장이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인사명령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양측이 징계성 인사인지, 재량 범위 안의 인사발령인지를 두고 정면으로 맞붙었다. 재판부는 이날 첫 변론에서 변론을 곧바로 종결했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권순형)는 5일 오전 11시 이 사건 항소심 첫 변론을 열었다. 1심에서 승소한 정 검사장이 직접 법정에 출석했고,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한 법무부 장관 측은 1심 판단이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정 검사장은 지난해 12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검사장급)에서 고검검사급인 대전고검(현 대전광역공소청) 검사로 전보되자 소송을 냈다. 검사장급 검사가 고검 검사로 전보된 것은 2007년 개인 비위 의혹으로 서울고검 검사로 배치된 권태호 전 검사장 이후 18년 만이어서, 사실상 강등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법조계에서는 대장동 항소 포기 등 검찰개혁 현안마다 비판 목소리를 낸 데 대한 징계성 인사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법무부는 정 검사장이 부적절한 표현으로 내부 구성원을 반복적으로 비난했다며 "조직 기강 확립과 분위기 쇄신"을 위한 인사라고 설명했다. 1심은 지난 6월 "자발적 사직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며 인사재량권 일탈·남용을 인정했고, 법무부 장관 측이 항소했다.
법무부 장관 측은 이날 1심이 이번 인사를 사실상 징계에 해당하는 불이익 처분으로 전제한 데서부터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법무부 측 변호인은 "검사의 인사발령 처분은 말 그대로 인사발령 처분이지 징계 처분이 아니다"라며 "보직이 마음에 들지 않는 모든 검사가 다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도의 재량행위라 법규를 위반하지 않으면 그대로 존중돼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라고 강조했다.
법무부 측은 정 검사장이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검찰 수뇌부를 향해 내부 게시판에 올린 글의 내용도 문제 삼았다. 앞서 정 검사장은 수사·기소권 분리와 검찰청 폐지 등 정부의 검찰개혁 추진에 비판적인 입장을 밝혀 왔고,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결정 직후인 지난해 11월 초에는 검찰 내부망에 노만석 당시 검찰총장 권한대행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올렸다.
당시 정 검사장은 노 전 대행을 향해 "검찰 역사를 통틀어 가장 치욕적으로 권력에 굴복한 검사"로 남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노 전 대행이 법무부 의견을 참고해 항소 포기를 결정했다고 밝힌 반면, 정성호 당시 법무부 장관은 대검에 신중한 판단을 당부했을 뿐 구체적인 항소 포기 지시를 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해 양측의 설명이 엇갈린다는 점을 따져 묻기도 했다.
법무부 측 변호인은 연구위원 발령 직후 정 검사장이 올린 글에 대해 "검찰 수뇌부를 향한 모욕적인 내용으로 정보통신망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청법상 검찰총장과 검사만 구분돼 있을 뿐 검사장급과 고검검사급이라는 별도 법률상 계급은 없다며 "왜 자꾸 강등이라고 우기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이에 정 검사장 측 변호인은 "재량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검사의 신분과 지위에 중대한 불이익을 주는 인사까지 정당화될 수 있는가"가 핵심이라고 맞받았다. 20년 넘게 유지된 검찰 인사 원칙과 관행을 벗어난 매우 이례적인 처분이고, 글이 부적절했다면 정해진 징계 절차로 책임을 물었어야 한다는 취지다.
정 검사장은 "모든 검사가 마음에 안 들면 소송하느냐는 말은 소송 취지를 호도하는 것"이라며, 법무연수원 전보는 같은 검사장급 안에서의 보직 이동이어서 인사권자 재량으로 보고 다투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이번에는 검사장급에서 고검검사급으로 직급 자체가 내려갔기 때문에 위법하다며 소송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정 검사장의 마무리 발언을 두고도 신경전이 벌어졌다. 정 검사장이 삼권분립과 검찰개혁 문제를 거론하자, 법무부 측은 사건과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며 재판장에게 소송 지휘를 요청했다.
정 검사장은 "요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일들을 보면서 '이게 현실이냐'는 느낌을 굉장히 많이 받는다"며 "삼권분립이 민주주의의 핵심 원리임을 초등학생들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국회의원이 '삼권 위에 대통령이 있다'는 취지로 말하고 헌법 어디에도 사법부 독립이라는 말이 없다는 취지의 말을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때 법무부 측이 "대단히 죄송합니다만, 지금 말씀하시는 내용은 이 사건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재판장님께서 소송 지휘를 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이에 정 검사장은 "계속 들어보시면 관련이 있다"며 "사실상 마지막 진술 기회일 것 같으니 양해해 달라"고 했고, 재판장은 "다른 사건들도 기다리고 있어 신속하게 마무리해 달라"고 당부했다.
발언을 이어간 정 검사장은 "검찰이 하루아침에 해체됐고, 삼권분립의 상징인 대법원장이 국회에 불려가 모욕을 당하고 국정조사나 탄핵으로 겁박하는 초유의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편법을 저질러 놓고 우월한 권력으로 슬쩍 규정을 고친다. 축구 시합 중 골대를 옮기는 것과 같은 명명백백한 반칙"이라며 "(나에 대한) 경고가 맞았음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게 마땅하다"고 했다.
재판장은 "제출한 자료와 서면을 꼼꼼히 검토해서 판단을 내려보겠다"며 변론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 선고는 오는 12월 3일 오후 2시 진행된다.
yek10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