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연상호 감독은 12일 신작 ‘실낙원’의 제작 배경과 주제를 공개했다
- ‘실낙원’은 9년 만에 돌아온 아들과 어머니의 복잡한 심리를 그렸다
- 연 감독은 생성형 AI로 단편 네 편을 제작해 세계관을 확장했다
!AI가 자동 생성한 요약으로 정확하지 않을 수 있어요.
연상호 "인간의 심연 탐구"…오는 21일 개봉
[서울=뉴스핌] 정태이 기자 = 9년 전 사라졌던 아들이 돌아왔다. 그러나 어머니에게 돌아온 아들은 반가움만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낯선 존재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실낙원'은 9년 만에 재회한 모자의 관계를 통해 인간 내면의 복잡한 감정을 들여다본다.

12일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영화 '실낙원'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상호 감독과 배우 김현주, 배현성이 참석해 작품의 제작 배경과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연 감독은 "촬영한 지 벌써 1년여가 돼가는데 관객들과 만날 생각에 무척 설렌다"고 개봉을 앞둔 소감을 밝혔다.
이번 작품은 연 감독의 어머니가 연습장에 쓴 세 쪽 분량의 이야기에서 시작됐다. 연 감독은 명절에 본가를 찾았다가 어머니에게 글쓰기를 권유했고, 다음 명절에 다시 방문했을 때 어머니가 세 편의 이야기를 써놓았다고 설명했다.
연 감독은 "어머니가 항상 글 쓰는 일이 쉽지 않을 텐데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하셨다. 그래서 한글만 알면 자기 이야기가 있을 때 쓸 수 있다고 말씀드렸는데, 다음 명절에 가보니 연습장에 세 편 정도를 써놓으셨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굉장히 악한 아들과 그 아들을 너무나 사랑하는 어머니의 심리, 그리고 어머니의 마지막 선택이 기묘하게 마음을 끌었다"며 "그 심리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호기심으로 대본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연 감독은 해당 이야기를 바탕으로 '펑크', '블랙 인페르노'를 거쳐 '실낙원'까지 세 가지 버전의 대본을 집필했다. 그는 "인물의 심리를 완전히 파악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한 인간의 심연에 들어가는 과정이 그동안 영화를 만들던 방식과 달랐다"며 "앞으로의 영화 작업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는 계기가 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연 감독이 탐구하고자 했던 복잡한 심리는 극 중 모자 관계를 통해 드러난다. 김현주는 9년 만에 돌아온 아들 선우를 마주하는 어머니 류소영을, 배현성은 아들 선우를 연기했다.

김현주는 "현실의 모자 관계와 다른 이유는 두 사람에게 9년이라는 시간이 서로 다르게 흘렀기 때문"이라며 "소영은 아이를 잃은 뒤 현실을 부정하면서 살아왔고, 겉으로는 평범해 보여도 내면에서는 이미 죽은 사람처럼 지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어 "9년 만에 돌아온 아들은 자신이 기억하는 모습과 너무나 달랐기 때문에 낯선 남자의 등장처럼 느껴졌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감정을 표현하는 과정에서 짧은 촬영 기간은 오히려 몰입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됐다.
김현주는 "촬영 기간이 더 길었다면 정신적으로 힘들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워낙 짧은 시간에 촬영하다 보니 오히려 몰입해서 집중할 수 있었고, 힘들다는 것을 느낄 겨를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시나리오를 읽고 류소영이라는 인물이 가진 키워드를 생각한 뒤 장면에서 느껴지는 감정을 그대로 표현했다"며 "소영의 심리를 따라가는 영화인 만큼 진정성 있게 연기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배현성은 대사가 많지 않은 선우의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눈빛과 행동에 집중했다.
그는 "대사보다는 눈빛이나 행동, 걸음걸이를 느리게 하면서 선우가 등장할 때마다 묘한 분위기를 만들려고 했다"며 "어머니가 하는 말과 눈빛을 잘 읽고 듣고 반응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외형적인 변화도 시도했다. 배현성은 "선우가 오랫동안 집 밖에서 생활했을 것이라고 생각해 감독님과 상의하며 거친 머리 모양과 주근깨 분장 등을 준비했다"며 "그런 부분들이 선우를 표현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연 감독은 '실낙원'의 세계관을 확장하기 위해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단편 네 편도 제작했다. 그는 영화의 스핀오프나 단편을 통한 세계관 확장을 이전부터 구상했지만, 제작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실현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연 감독은 "이번에는 생성형 AI 기술이 발전하면서 네 편의 단편을 약 2주 만에 만들 수 있었다"며 "AI는 보편성의 집합이라는 느낌이 든다. 그 보편성이 독창성이 될 수 있느냐가 중요한 질문이고, 앞으로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예술 활동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AI의 예술적 가능성을 언급한 연 감독은 작품의 핵심 주제로 '인간다움'과 '사색'을 꼽았다. 그는 서사시 '실낙원'을 바탕으로 작품을 구상했다며 "낙원에서 쫓겨나는 동시에 인간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게 되고, 영원히 그 낙원을 그리워할 수밖에 없는 인간의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시대에 인간다움이라는 것은 사색이 있는 세계에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인간은 사색하기 때문에 괴로움과 기쁨을 느낀다. 우주의 풀리지 않는 블랙홀처럼 인간에게도 풀리지 않는 사색의 공간이 있고, 그것이 인간의 심연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끝으로 연 감독은 "영화가 끝난 순간부터 옆 사람과 새로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작품이 영화의 궁극적인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며 "'실낙원' 역시 관람 이후에도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영화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taeyi427@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