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오는 9월 10일부터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의 집중투표제 배제가 불가능해졌다.
- 소수주주 추천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커졌지만 선임 여부는 지분과 표심에 달렸다.
- 기업들은 이사 수 축소와 시차임기제로 집중투표제 영향을 줄이려 대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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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집중투표제 배제조항 삭제 안건 11.9% 부결
기업들은 이사 수 축소·시차임기제로 대응
[서울=뉴스핌] 김가희 기자 = 오는 9월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의 집중투표제 배제가 불가능해지면서 소수주주가 추천하는 후보의 이사회 진입 가능성이 커질 전망이다.
기업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 커지지만, 기업들도 이사 수를 제한하거나 임기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제도 영향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실제 주주 추천 후보의 선임 여부는 주주들의 지분 확보와 의결권 행사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9월 10일부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 210개사(2025년 말 기준)는 정관을 통해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없게 된다. 집중투표제는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식 1주당 선임할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부여하고, 이를 특정 후보에게 집중해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현행 상법은 회사가 정관으로 집중투표제 적용을 배제할 수 있는 옵트아웃(Opt-out)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집중투표제를 원하지 않는 기업은 정관에 제도 배제조항을 두는 방식으로 대응해왔다. 지난해 기준 86개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상장회사 361개사 가운데 집중투표제를 도입한 곳은 13개사(3.6%)에 불과했다. 나머지 348개사는 정관에 집중투표제 배제조항을 마련한 셈이다.

◆ 소수주주 추천 후보 이사회 진입 가능성 커져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제도 시행을 앞두고 집중투표제를 둘러싼 주주들의 관심이 확인됐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집중투표제 배제조항 삭제 안건을 상정한 193개사 가운데 23개사(11.9%)에서 해당 안건이 부결됐다.
김 연구원은 "2026년 9월 개정 상법 시행 이후에는 정관 규정과 관계없이 집중투표제 배제조항의 효력이 상실될 예정이므로 이번 안건의 장기적 실익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이번 사례는 집중투표제와 같은 지배구조 관련 안건에 대해 주주들의 관심과 심사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주주 추천 이사의 이사회 진입을 늘리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집중투표제가 의무화되면 국내 상장회사에서 기관투자자나 소액주주 연대가 추천하는 이사가 선임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엄 연구원은 "주주를 대변하는 사람을 이사회에 참여시키는 것이 1년에 1~2회 개최되는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및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는 것보다 훨씬 가까이에서, 수시로, 더 강력하게 주주의 목소리를 회사에 전달할 수 있는 만큼 기관투자자 및 소액주주 연대는 집중투표제를 통한 주주제안 후보 선임을 적극적으로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이사 수 줄이고 임기 분산…기업들도 대응
기업들도 집중투표제의 영향력을 제한하기 위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집중투표제는 한 번의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는 이사 수가 많을수록 소수주주가 의결권을 집중할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 이에 이사 수 자체를 줄이거나 선임 시점을 분산하는 방식으로 제도의 영향을 낮추려는 것이다.
실제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는 정관상 이사 총수에 상한을 두거나 기존 이사 수의 상한을 축소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 안건을 상정한 기업들이 나타났다. 해당 안건이 통과될 경우 소액주주가 주주제안권을 활용해 다수의 이사 선임 안건을 상정하고 여러 명의 이사를 동시에 선출하려는 시도를 방어할 수 있다.
대표적인 방식이 시차임기제(Staggered Board)다. 시차임기제는 이사들의 임기를 서로 다르게 설정해 매년 일부 이사만 새로 선임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특정 주주총회에서 여러 명의 이사가 한꺼번에 선임되는 것을 막아 집중투표제가 이사회 구성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결국 집중투표제 의무화가 곧바로 소수주주의 이사회 장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주주총회에서 어느 정도 지분을 확보한 주주가 어떤 후보를 추천하는지, 기관투자자들이 해당 후보에 어떤 방식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rkgml925@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