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서울중앙지법은 26일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 증거인멸교사 유죄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 재판부는 김건희 여사 선물·일정 관련 자료 삭제 지시가 방어권 범위를 현저히 일탈한 방어권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 증거인멸죄는 타인에게 유·불리를 가리지 않는다고 설명하며, 삭제 자료는 김건희 여사 알선수재 의혹의 간접증거라고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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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인사 청탁 명목으로 김건희 여사에게 265만 원 상당의 금거북이와 세한도 복제품을 제공한 뒤 비서 등에게 관련 내용을 삭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에 대해 1심 법원은 '방어권 남용'이라고 판단해 유죄를 인정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순표)는 지난달 26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국가교육위원장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비서와 운전기사에게는 각각 벌금 700만 원, 5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전 위원장의 지시행위는 사회통념상 허용되는 방어권 행사의 범위를 현저히 일탈한 것으로서 방어권의 남용에 해당한다"며 증거인멸교사죄 성립과 방어권 남용을 명시적으로 인정했다.
7일 이 전 위원장의 판결문에 따르면 이 전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비서와 운전기사에게 김 여사와 관련된 자신의 일정을 삭제하도록 지시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김 여사와 연관이 있는 여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이 전 위원장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자, 이 전 위원장은 비서 박모 씨에게 "휴대전화에서 나와 관련된 자료를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판결문은 명시했다.

이 전 위원장은 운전기사 양모 씨에게 "문자나 카톡을 살펴보세요"라며 "일정을. 단도리 좀 하세요"라고 언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박씨는 2022년 4월 13일부터 12월 29일까지 이 전 위원장과 주고받은 카카오톡 대화, 같은해 9월 13일 김 여사에게 줄 선물 포장 관련 사진과 색상 대화 등 금품 제공과 일정 준비 정황이 담긴 자료를 휴대전화에서 삭제했다.
양씨는 박씨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전체를 삭제했는데, 이 안에는 2022년 4월 이 전 위원장과 김 여사의 만남 일정 및 운행 동선 등 외부 일정 정보가 포함돼 있었다고 판결문은 설명했다.
박씨는 재판 과정에서 "이 전 위원장과 관련된 내용 중 관련된다고 판단되는 것만 삭제했다. 이 위원장의 지시로 지운 것도 맞고, 그렇게 하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양씨 역시 "이 전 위원장을 도우려고 메시지 내역을 삭제했다"고 진술했다.
◆ 증거인멸 소급적용은 위법 주장…法 "특검법이 수사대상으로 포함"
이 전 위원장 측은 증거인멸죄를 특검법에 수사 대상으로 명시한 지난해 9월 26일 개정 이전에 증거인멸 행위와 압수수색이 있었으므로, 개정 특검법을 소급 적용해 수사 범위를 확장한 것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특검법이 이미 '김건희 금품 수수 의혹' 등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범죄행위 및 수사 방해 행위를 수사대상으로 포함하고 있었고, 증거인멸죄 문구 명시는 관련 범죄행위의 의미와 범위를 명문화한 것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박씨와 양씨가 대한 압수수색과 휴대전화 포렌식 과정에서 피압수자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았다는 위법수집증거 주장에 대해서도 영장에 범죄 혐의와 압수 대상 전자정보가 특정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휴대전화 반출·이미징·선별 과정에서 변호인 참관 및 압수목록 교부 등 대부분 절차 역시 준수됐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판단을 근거로 "적법절차의 실질적 내용을 침해한 위반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 "증거인멸죄, 타인 유·불리 가리지 않아"
재판부는 증거인멸교사죄의 성립 여부에 대해서도 이번 판결문에서 재확인했다.
재판부는 "증거인멸죄에서 '증거'라 함은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해 수사기관이나 법원 또는 징계기관이 국가의 형벌권 또는 징계권의 유무를 확인하는 데 관계있다고 인정되는 일체의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어 "타인에게 유리한 것이건 불리한 것이건 가리지 아니하며 또 증거가치의 유무 및 정도를 불문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삭제된 메시지와 사진은 김 여사의 알선수재 혐의에 관한 간접·정황증거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전 위원장은 주거지·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연달아 받은 직후 자신의 지휘·감독 아래 있던 비서 및 전속 운전기사에게 반복적·명시적으로 자료 삭제를 지시했다"며 "비서와 운전기사는 이 전 위원장의 만남 상대, 만남 일정, 공여 물건 등을 알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라고 지적했다.
선고형에 대해 재판부는 "이 전 위원장은 수사 개시 직후 즉각적으로 지휘·감독 관계에 있는 피용자들에게 반복적으로 자료 삭제를 지시하였고, 그 대상이 본인이 아닌 제3자가 독자적으로 보유하던 증거였다는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고 비판했다.
다만 재판부는 "삭제된 자료 중 상당 부분이 디지털포렌식을 통해 복원돼 실체적 진실 규명에 결정적 지장이 초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고려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전 위원장은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3일 항소장을 제출했다.
righ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