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핵심 요약
beta- 충북대병원이 17일 로비 음악회를 열어 환자와 보호자에게 클래식 공연을 선사했다.
-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지역 연주자들이 바흐·베토벤 등 곡을 연주하며 병원 로비를 치유의 공간으로 바꿨다.
- 병원은 음악회·전시 등 문화 프로그램으로 치료 공간을 환자 중심 치유 환경으로 바꾸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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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뉴스핌] 백운학 기자 = 충북대학교병원 본관 1층 통합 로비 한가운데 점심시간이 막 시작된 12시.
평소 휠체어와 검사 대기 줄로 붐비던 공간에 바흐의 선율이 흘러나왔다.

흰 가운 대신 단정한 연주복을 차려입은 이들은 다름 아닌 이 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들 이었다.
17일 충북대병원에서는 로비 음악회 '오후의 멜로디'가 열려 환자와 보호자, 교직원에게 한낮의 작은 클래식 무대를 선사했다.
이번 공연의 주제는 '봄, 여름 그리고 바흐'. 제목처럼 선율은 가볍고 밝았지만 그 안에는 긴 치료와 기다림에 지친 이들을 향한 위로와 응원의 마음이 촘촘히 깔려 있었다.
무엇보다 지역사회 연주자들의 재능기부로 꾸려져 병원이라는 특수한 공간에 '문화'라는 숨결을 불어넣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무대에는 충북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준기 교수와 김유진 교수를 포함해 지역 연주자 9명이 올랐다.
평소에는 어린 환자들의 병력을 들여다보고 청진기를 가슴에 대던 이들이 이날만큼은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들고 청중 앞에 섰다.
이준기 교수는 피아노, 김유진 교수는 바이올린 연주자로 나서 지역 연주자들과 호흡을 맞추며 의료와 예술이 한 공간에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장면을 연출했다.
두 교수는 진료실에선 엄격한 전문의지만 이날 로비에서는 누구보다 따뜻한 연주자였다.
아이들의 혈액 검사 수치에 마음 졸이던 의사는 건반 위에서 섬세한 터치로 안정을, 주삿바늘을 두려워하던 아이 곁을 지키던 의사는 현악기의 떨림으로 격려를 건넸다.

연주자들은 바흐의 '평균율 클라비어곡집 제1권 전주곡 1번 다장조'를 시작으로 베토벤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5번 '봄'' 제1악장, 바흐의 파르티타와 소나타, 슈베르트의 아베 마리아 등 다채로운 클래식 곡을 선보이며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로비를 지나던 환자와 보호자들은 하나둘 발걸음을 멈췄다.
진료 차례를 재촉하던 번호표 전광판 앞,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의자 옆에서 사람들은 의외의 '일상 속 무대'에 조용히 귀를 기울였다. 누군가는 휠체어를 탄 채, 누군가는 링거대를 옆에 세워둔 채 음악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켰다.
의료진에게도 이 시간은 예외였다. 바쁜 업무 중 잠시 고개를 들고 로비를 바라본 직원들은 짧은 선율 속에서 숨을 고르고 다시 진료실과 병실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준기 교수는 "평소 음악은 저에게 큰 위로와 활력을 주는 소중한 취미"라며 "병원을 찾은 환자와 보호자분들이 잠시나마 음악을 통해 마음의 여유를 얻고 편안한 시간을 보내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유진 교수도 "의료진으로서 환자들을 만나는 것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소통할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짧은 연주였지만 병원을 찾은 분들께 작은 위로와 응원이 전해졌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원섭 병원장은 "이번 공연은 지역사회 연주자들과 의료진이 함께 참여해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며 "특히 소아청소년과 교수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음악으로 위로를 전했다는 점에서 더욱 뜻깊다"고 평가했다.
충북대학교병원 '오후의 멜로디'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다.
병원은 그간 로비 음악회와 전시회 등 여러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병원이라는 공간을 단순한 치료의 장소를 넘어 환자 중심의 치유 환경으로 바꾸기 위한 시도를 이어오고 있다.
흰 가운과 약 냄새, 긴 대기 시간만이 병원의 전부였던 시절과는 다른 풍경이다.
이날 충북대병원 '오후의 멜로디'가 전한 것은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환자를 향한 마음은 청진기와 악기 위에서 다르지 않다"는 조용한 메시지였다.
baek3413@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