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당 무산 과정 영향력...입당 독려 포스터 게시
뉴스공장 구독자 3만 감소...힘 실은 합당 무산
[서울=뉴스핌] 이재창 정치전문기자 = 여권의 분화가 가속화하고 있다. 정청래 대표 측과 친명(친이재명) 중심의 비당권파의 갈등이 지지층 갈등으로 번졌다. 특히 대선 전후로 등장한 뉴이재명 세력이 여권 분화를 가속화하는 촉매제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향후 권력 구도에도 상당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뉴이재명은 이재명 정부 집권 이후, 또는 이재명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이던 시절 당원으로 유입돼 본격적으로 형성된 더불어민주당 내외의 지지층이다. 전통적인 노무현·문재인 및 586 운동권으로 이어지는 민주당 지지층과는 달리 중도층 및 비운동권, 청년 세대들을 아우르는 지지층이라는 특징이 있다.
특히 이들은 내란 극복 등 정치 색채보다는 실용주의 측면에서 이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고 지지하는 성향이 강하다. 민주당 자체에 대한 지지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대통령의 지지율이 60%대의 고공행진을 하는 반면 민주당의 지지율이 40%대에 머무는 '디커플링'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뉴이재명의 등장이 촉매제가 된 여권 분화는 권력 지형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이들이 친청(친정청래)계를 견제하면서 친명 측에 힘을 싣고 있어서다. 한때 여의도 대통령으로 통했던 정 대표와 충정로 대통령으로 명명됐던 대표적인 진보 유튜버 김어준 씨의 영향력이 약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장악력 제고로 이어질 개연성도 있다.
최근 이들의 민주당 입당 독려 포스터가 온라인에 게시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이들은 정체성을 스스로 "당이 아닌 이재명만 지지하는 실용주의 지지자들"이라고 규정한다. 이들은 정 대표 체제를 자기 정치를 하느라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방해한다는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과 사법 개혁 등에서 불협화음을 내는 정 대표에 대한 비토 정서가 강한 배경이다.
뉴이재명은 향후 대표 경선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들은 향후 명심(이 대통령 생각)에 따라 움직일 개연성이 높다. 명심 쪽 후보를 밀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8월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 인터넷 커뮤니티서 갈라진 지지층 = 지지층이 갈라진 것은 이번이 시작은 아니다. 이재명 정부 출범 후인 지난해 8월 전당대회 후 뚜렷해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당권을 쥔 것은 정 대표였다. 이후 정 대표와 청와대 측이 사법 개혁 등 각종 개혁 방향과 속도를 놓고 이견을 보이면서 갈등이 한층 심화했다.
특히 정 대표 측과 비당권파가 1인1표제와 합당을 놓고 정면 충돌하면서 지지층의 갈등 구조도 고착화했다. 정 대표를 미는 강경 지지층은 1인1표제에 힘을 실어 결국 이를 관철했다. 뉴이재명을 포함해 친명 쪽 지지자들은 비당권파의 합당 반대에 힘을 보태 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지지층의 대립이 격화했다.

급기야 친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정 대표가 강제 퇴출당하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 대통령이 한때 이장을 했고, 민주당 의원 다수가 가입한 네이버 팬카페 '재명이네 마을'은 지난 22일 투표를 통해 정 대표와 이성윤 최고위원을 강제 탈퇴시켰다. 투표자 1231명의 81.3%(1001명)가 찬성하고 18.7%(230명)만이 반대했다.
친청 성향으로 알려진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선 뉴이재명을 '뉴수박'이라고 비난했다. 수박은 진보 온라인 세상에서 겉과 속이 다른 배신자를 의미하며 노선이 다른 인사를 공격할 때 주로 사용한다. 친명 성향으로 알려진 디시인사이드 '이재명은 합니다' 갤러리는 친청 성향 지지자를 '딴천지'라고 힐난했다. 딴지일보와 신천지를 합해 만든 조어다.
이쯤 되면 단순한 의견 대립이 아니라 사실상 적이나 다름없다. 이것이 당권 등 구체적인 정치 권력과 맞물리면 양 진영이 치유 불능의 대립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친명 지지자들의 정 대표 퇴출이 그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친명계는 자신들의 입지 확대에 이들의 지지를 적극 활용하는 모양새다. 이언주 최고위원은 지난 14일 페이스북에 "이재명 정부의 지지 기반이 굳건해져 대한민국이 정상화되고 우리가 지방선거뿐 아니라 총선에 이어 재집권하기 위해선 이분들과 함께 가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친청계 측과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측은 실체가 없는 뉴이재명을 자신들의 정치적 잇속을 챙기는 데 악용하고 있다고 본다. 일각에서 배후설이 나오는 배경이다. 조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뉴라는 이름을 내걸고, 진영을 지켜온 핵심 지지층을 올드로 규정해 배제하고 자신들만으로 주류를 구성하기 위해 투쟁을 벌이는 사람들"이라며 "유독 대통령을 파는 자들, 조심해야 한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일각에서는 갈라치기로 진보 진영의 결집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당 관계자는 "당내 이념 지향을 뉴와 올드로 나누는 이분법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자칫 도를 넘을 경우 진보 진영 내부의 분열을 야기할 수 있다"고 했다.
친명 핵심인 박찬대 전 원내대표는 우려보다는 긍정적인 효과에 방점을 찍었다. 박 전 원내대표는 25일 SBS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찍지 않았던 국민도 지금 이 대통령의 국정을 보면서 정파에 치우치지 않고, 실용적이면서 유능하고, 효과성을 보여주는 정치에 동의하는 분들 아니냐"면서 "안정적인 국정운영의 기반이 될 것이고 긍정적인 확장 효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다만 "'뉴이재명'이라는 네이밍 자체가 갈라치기로 사용되는 것 아니냐, (이를 통해) 당내 갈등을 부추겨 정치적 이익을 얻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염려가 있다"며 "개인적으로 계파 정치를 운운하거나 아니면 '뉴수박', '뉴이재명' 이런 식으로 (세력을) 나누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했다.

◆ 뚜렷해진 의원들 갈등 구조 = 지지층 분화는 의원들의 대립 구도와도 직결돼 있다. 당내 첨예한 갈등이 이들의 감정의 골을 깊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정치권이 교묘하게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는 지적이다.
정 대표 측과 비당권파는 1인1표제와 합당을 놓고 정면 충돌해 1승 1패를 기록했다. 기선을 제압한 것은 정 대표였다. 1인1표제 도입은 정 대표의 의미 있는 정치적 승리였다. 상대적으로 의원 수가 부족한 정 대표 입장에서는 강세인 권리당원의 권한 강화를 통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정 대표가 전격 합당을 제안하는 등 합당을 밀어붙인 것은 그 연장선상이었다. 합당이 성사됐다면 정 대표는 대표 재선을 위한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었다. 이를 잘 아는 비당권파는 조기 합당 반대에 사활을 걸었다. 결국 비당권파는 합당 무산을 통해 정 대표에게 상당한 정치적 타격을 입혔다.
진검 승부는 이제부터다. 정 대표는 올 8월 전당대회에서 재선을 노리고 있다. 비당권파는 내부적으로 김민석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미는 것으로 알려졌다. 1인1표제와 합당 갈등의 밑바탕에는 당권 싸움의 유리한 여건 조성을 위한 힘겨루기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양측의 대립 과정에서 공격수들이 부상했다. 비당권파의 이언주, 강득구, 황명선 최고위원과 한준호 전 최고위원 등이 정 대표 견제의 선봉에 섰다. 정 대표 측의 이성윤, 문정복 최고위원과 박수현 수석대변인 등이 뉴스 인물로 부상했다. 이들 중 일부는 8월 전대에서 최고위원 자리를 놓고 재격돌할 가능성도 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 도입으로 권한이 대폭 강화된 권리당원의 지지를 업고 재선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사법 개혁 등 각종 개혁에서 강경한 목소리를 주도해 이들과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권리당원의 움직임이 대표 경선의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비당권파 측은 의원의 압도적 우위를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친명 중심의 '이재명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 촉구 의원 모임'이 결성된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친청과 각을 세워 온 이건태 의원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이 모임에는 의원 105명이 참여했다. 숫자로 보면 당 의원의 3분의 2다. 사실상 당내 다수당이다.
물론 전부는 아니지만 친명 의원이 다수인 것은 맞다. 향후 당권 경쟁에서 모종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 유튜버의 영향력 약화와 향후 권력 향방 = 정치 권력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넘어갔다는 얘기는 그냥 하는 말이 아니다. 정치판의 현실이다. 정치 상황을 실시간으로 접할 수 있는 온라인 환경이 결정적이었다. 정치에 관심이 많은 국민은 이제 직접 당원이 돼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다.
이런 목소리가 온라인을 통해 집단적 목소리로 발전했고, 이제는 이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 그 정도가 아니다. 정치 현안에 대한 집권 세력의 결정 방향을 좌지우지하는 영향력을 갖게 됐다. 이른바 팬덤 정치를 통해 온라인 권력으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온라인 권력이 의원들의 영향력을 뛰어넘은 수준이 된 것이다.
온라인 세상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튜버들이 권력 실세로 급부상한 배경이다. 진보 유튜버 김어준 씨가 대표적이다. 지난 총선 때 김 씨 유튜브에 민주당 의원 100명 이상이 경쟁적으로 출연한 것이 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김 씨의 영향력은 막강했다. 주요 정책의 방향타가 된다는 얘기가 공공연했다. 일각에서 충정로 대통령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그런 김 씨의 영향력이 최근 다소 약해졌다는 얘기가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 공개적으로 그를 비판해온 정치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의원이 거의 유일했으나 최근 분위기가 다소 바뀌는 분위기라는 전언이다. 최근 YTN 라디오에서 일각의 '합당 기획설'에 대해 "김어준 씨가 당 대표라도 되나"라는 박홍근 의원의 발언이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얘기도 나온다.
합당 무산 과정도 김 씨의 김을 빼는 역할을 했다. 뉴이재명 등이 강력히 반대한 반면 김 씨가 힘을 실었던 혁신당과의 합당이 결국 무산됐다. 뉴이재명은 합당에 반대한 이언주, 강득구, 황명선 최고위원을 적극 응원했고, 민주당 의원들에게 합당을 반대하라는 문자 폭탄도 쏟아냈다. 이들의 입장이 합당 무산의 결정타는 아니었더라도 결과적으로 승리하는 모양새가 됐다.
김 씨는 종합특검 추천과 관련해서도 이 대통령이 불쾌감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진 전준철 변호사 추천을 옹호하는 발언을 했으나 별다른 힘을 받지 못했다. 정 대표는 두 차례나 사과해야 했다. 김 씨가 운영하는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 유튜브 구독자 수는 지난달 231만 명을 넘어섰으나 이달 15일 228만 명대로 줄었다. 25일 현재 228만 명이다. 12·3 비상계엄 이후 증가세를 보이던 뉴스공장의 구독자 감소는 이례적이다.
지지층의 분화로 여권의 온라인 권력 지형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의원의 대립 구도와 맞물린 지지층 목소리는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갈등의 구조화 가능성도 없지 않다. 새로운 팬덤의 등장으로 김 씨 등 유튜버의 영향력도 줄어들 개연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이들의 영향력은 정치 현실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 자신들이 강하게 민 인사가 권력의 중심에 선다면 그들의 영향력이 확대될 것이고, 반대의 경우 존재감이 약해질 것이다. 그 시험대가 8월 전대다. 과연 누가 웃게 될지는 경선 결과에 달렸다.
leejc@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