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올해 설 연휴 '휴민트' '왕과 사는 남자' '넘버원'이 극장에서 격돌한다. 류승완, 장항준, 김태용 감독은 각자의 주특기와 색깔을 가득 담은 작품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휴민트'의 류승완 감독은 대중성과 흥행성을 모두 잡은, 대중이 사랑하는 감독이다. 처음으로 1000만을 넘겼던 '베테랑'에서 그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앞서 2010년 '부당거래'와 '베를린'으로 널리 알렸던 그의 이름을 흥행 잭팟으로 연결시킨 대표작이기도 하다.
류 감독은 차가운 현실 인식에 깊은 휴머니즘을 불어넣는 방식으로 자신만의 장르를 구축해왔다. 2024년 '베테랑2'가 750만 관객을 넘기며 프랜차이즈 성공 가능성에도 불을 붙였다. 코로나 시기와 직후 어려웠던 시장에서 '모가디슈'와 '밀수'로 흥행에 성공하며 짙은 개성과 대중성을 함께 가져가는 감독으로 확고히 자리잡았다.

신작 '휴민트'에선 그의 초기작이자 강렬한 잔상이 여전한 '베를린'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첩보 액션물이라는 장르 특성에 류 감독 특유의 드라마, 인물 구상이 더해지면서 나온 결과다. 조인성과 박정민은 이제 류 감독의 페르소나가 된 듯하다. 이미 각각 '모가디슈'와 '밀수'에서 주역으로 활약했던 류승완 픽이다.
그런가 하면 '왕과 사는 남자'의 장항준 감독은 전작 '리바운드'에서 보여줬듯 코미디와 휴머니즘을 섞어 매끄럽게 드라마를 풀어내는데 탁월한 감독이다. 대표작인 '끝까지 간다'와 '기억의 밤' 등에서 코믹이나 드라마가 아닌 다양한 장르에서도 우수한 연출력과 완성도를 보여주기도 했다.

'왕과 사는 남자'에는 장항준 감독 특유의 휴머니즘이 짙게 묻어난다. 과거부터 절친한 사이였던 유해진의 일상 코믹 연기의 맥을 기막히게 짚어낸다. 단종 역의 박지훈 외에 유지태, 전미도, 이준혁 등 무게감있는 배우들을 기용하며 작품의 톤을 맞춰나간다. '리바운드'의 인연 안재홍의 맛깔나는 카메오 연기도 만날 수 있다.
최우식 주연의 '넘버원'은 그의 대표작 '거인'을 함께했던 김태용 감독의 작품이다. 2014년 김태용 감독에게 청룡영화상 신인감독상을, 최우식에겐 다수의 신인상을 안겼던 작품이다. 저예산의 독립 영화로 총 관객수는 적지만 영화팬들에겐 최우식과 김태용 감독을 언급할 때 빠지지않고 회자되는 작품이다.

감독이 보육원에서 자란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것으로 알려진 작품인 만큼 슬프고 암울한 영화로도 알려져있다. 주인공을 맡은 최우식도 원래의 밝은 성격과 다르게 한동안 집 밖에도 잘 안 나가고 우울했다고 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최우식은 "거인이 있기에 기생충이 있었고, 지금이 있다"면서 해당 작품에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넘버원'은 '거인'과 판이하게 다르다. '엄마밥'이라는 필승 소재를 골라 부모의 유한한 삶과 그를 대하는 자식의 태도를 그려낸다. 엄마를 잃을 수 없는 자식의 간절한 마음과 그럼에도 가장 중요한 사람 사이, 가족 간의 깊은 정을 느낄 수 있는 영화로 완성됐다. '거인'을 보고 마음이 아팠던 관객들이라면 '넘버원'의 최우식이 밥먹는 장면만 봐도 기쁠 듯하다.
jyyang@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