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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바름 기자 =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측으로부터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원 대가로 현금 1억원을 받은 혐의에 대해 1심 재판부가 유죄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통일교에서 시작돼 윤 전 대통령으로 이어지는 청탁 과정에서 '윤핵관(윤석열 측 핵심 관계자)'으로 불리던 권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는 지난달 28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는 권 의원에게 징역 2년에 추징금 1억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헌법상 청렴의무가 기재된 유일한 국가기관이 국회의원"이라며 "그럼에도 피고인 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해 국민 기대와 헌법상 책무를 저버렸다"고 질타했다.

권 의원은 2022년 1월 5일께 서울 시내 식당 인근에서 통일교 측 인사인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현금 1억 원을 건네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의 재정 지원 및 신도들의 조직적인 투표로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당선을 도와줄 수 있다'는 취지의 제안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통일교 정책 추진 위해 '윤핵관' 접촉
통일교는 교인들의 조직적인 투표 및 물적 자원을 동원해서 대통령선거를 도와준다는 조건으로 통일교의 정책을 정부의 정책으로 수용하고, 우호적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대선 후보를 찾던 중 권 의원을 매개로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 측과 접촉했다.
2021년 12월 29일 서울 영등포구 소재 한 식당에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은 권 의원과 만나 '2022년 2월 개최될 통일교 행사에 윤석열 후보가 참석하기를 희망한다. 통일교에서 윤석열 후보의 대선 자금을 지원하는 등 신도들의 조직적인 투표 및 재정지원으로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도와줄 수 있다'는 취지의 제안을 했다.
2022년 1월 5일 같은 장소에서 윤 전 본부장은 권 의원과 다시 만나 같은 취지의 제안을 했고, 이 자리에서 현금 1억 원의 정치자금을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일교는 이후 윤석열 후보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2022년 2월 13일 열린 통일교 행사에서 윤석열 후보와 마이크 펜스 미국 전 부통령의 면담을 주선해 '마치 미국이 윤석열 후보를 지지하는 것과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같은 해 3월 2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에서 통일교 간부 약 120명이 참석한 가운데 한 총재는 윤 후보에 대한 지지의 뜻을 밝혔다.
◆당선 이후 정책·ODA 추진 정황
윤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 후 통일교 측은 분명한 요구조건을 전달했다. 2022년 3월 22일, 권 의원은 윤 전 본부장과 함께 대통령 당선인 사무실로 이동해 면담을 주선했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통일교 총재에게 대선을 도와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말했고, 윤 전 본부장은 '통일교의 프로젝트인 UN 제5사무국 설치 및 아프리카 유니언의 행사 비용을 국가 ODA 방식으로 활용하게 해달라'는 등 각종 프로젝트 지원을 요청했다. 윤 당선인은 '그와 같은 사항들을 논의해 재임 기간이 이룰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한다.
접견 이후 실제 정책 변화가 이뤄졌다. 2022년 3월 30일 외교부 외교안보분과의 '국정과제 이행계획서'에 아프리카 ODA 2배 증액 목표가 포함됐고, 2024년 6월 '한-아프리카 정상회의'에서 윤 전 대통령이 아프리카 ODA 규모를 2030년까지 100억달러로 확대하겠다고 선언했다.

권 의원 측은 윤 전 본부장과 윤 전 대통령의 만남 및 지원 요청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피고인이 소위 '윤핵관'으로서 윤석열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 범행의 고의나 공모관계를 명확히 나타낸다"고도 했다.
◆위법수집증거 쟁점…"'윤핵관'과 무관하지 않아"
재판 과정에서 권 의원 측은, 통일교 측 금품 제공 경위를 입증하는 주요 증거들이 위법하게 수집됐다고 주장하며 위법수집증거 배제 법리를 내세웠다. 구체적으로 1차 압수수색영장 당시 확보된 윤 전 본부장의 다이어리와 카카오톡 메시지는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선물의 제공이나 정치자금 수수는 최종 수령자까지 여러 경로로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공범이 존재할 가능성도 높다"며 "소위 '윤핵관' 중 한 명으로 거론되던 피고인과 주고받은 대화가 혐의사실과 무관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현금 1억원 전달 정황을 뒷받침하는 사진과 문자, 진술 등은 모두 증거로 채택됐고,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정치자금법 위반 사실을 유죄로 판단했다.
1심 판결에 대해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형량이 죄책에 비해 가볍다"며, 권 의원 측은 "오류를 바로 잡겠다"며 모두 항소했다.
righ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