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미국이 이란에 대한 군사적 타격을 검토하고 있지만, 실제 공습에 나서기 전 중동 지역의 방공망을 대폭 보강해야 한다는 판단이 미 행정부와 군 당국 내에서 힘을 얻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함대'가 이미 중동에 도착했으며, USS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과 F-35 전투기들이 지역 인근으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미 국방부는 이란의 보복 가능성과 장기 충돌 가능성을 고려해, 당장 공습에 나서기보다는 방공 전력을 추가로 배치하는 데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당국자들에 따르면 미군은 대통령의 명령이 있을 경우 제한적인 공습은 즉각 수행할 수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군에 준비를 지시한 '결정적 타격' 수준의 공격은 이란의 비례적 대응을 촉발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미군은 이스라엘과 중동 내 미군 기지를 보호하기 위한 방공망 보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도 중동에는 공중 위협을 요격할 수 있는 미 해군 구축함들이 배치돼 있지만, 국방부는 요르단·쿠웨이트·바레인·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등 미군 주둔 기지에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와 패트리엇 방공 체계를 추가로 배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드는 대기권 밖에서 탄도미사일을 요격하고, 패트리엇은 저고도·단거리 위협에 대응한다.
버락 오바마·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미 국무부에서 이란 정책을 담당했던 수전 말로니는 "핵심은 방공 역량"이라며 "이란의 보복 가능성에 대비해 미군과 자산을 충분히 보호할 수 있는 물적 수단을 갖췄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방공망의 중요성은 지난해 6월 실제 사례에서도 확인됐다. 당시 미군은 '미드나이트 해머(Midnight Hammer)' 작전으로 B-2 폭격기와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을 동원해 이란 핵 시설 3곳을 타격했고, 이란은 다음 날 카타르의 알우데이드 공군기지를 향해 14발의 미사일을 발사했다. 당시 미·카타르 패트리엇 포대가 대부분을 요격했지만, 미 국방부는 이후 미사일 1발이 기지에 명중했음을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보다 광범위하고 지속적인 공습에 나설 경우, 이란이 단·중거리 탄도미사일과 대리 세력을 동원해 대규모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란은 레바논의 헤즈볼라, 예멘의 후티 반군, 이라크·시리아 내 시아파 민병대를 활용해 역내 미군과 민간 인프라를 동시에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긴장 고조 속에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최근 미국이 자국 영공이나 영토를 이란 공격에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는 미군의 공격 시 자국이 이란의 보복 대상이 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걸프 국가들 역시 자체 방공망 강화에 나서고 있으며, 사우디는 사드 7개 포대를 도입해 일부를 이미 인도받은 상태다.
WSJ는 사드 추가 배치 자체가 미국이 잠재적 충돌에 대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신호라고 평가했다. 다만 미군이 운용하는 사드는 총 7개 포대에 불과해, 최근 1년간 여러 지역에 분산 배치되면서 부담이 커진 상태다. 미 국방부와 록히드마틴은 요격 미사일 생산량을 연 96기에서 400기로 늘리기 위한 합의에 서명했지만, 단기간 내 전력 공백을 메우기에는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추가 방공 전력이 미군 기지와 인구 밀집 지역 방어에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충돌이 장기화될 경우 자원 고갈과 전력 부담이 심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 미 국방부 관리였던 마라 칼린은 "방공 자산은 극도로 한정된 자원"이라며 "모든 전투사령관이 더 많은 방공 체계를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공급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wonjc6@newspim.com













